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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서 숲을 생각하기 | ARTLECTURE

도시에서 숲을 생각하기

-인간이라는 이상한 존재 - 1편-

/Art & History/
by 학연
Tag : #도시, #, #인간, #존재
도시에서 숲을 생각하기
-인간이라는 이상한 존재 -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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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GHLIGHT


“이 인간이라는 이상한 존재는 무엇일까?”
앞으로 몇 편의 연재에 걸쳐 인간이 경험하는 시간과 인간의 신체, 감정, 기술과 인공지능, 그리고 예술과 사랑에 이르기까지, 우리를 둘러싼 여러 가지 방향에서 인간이라는 존재를 비추어 볼 것이다.

아스팔트로 포장된 도로와 보도블록으로 덮인 인도 사이에 가로수들이 일정한 간격으로 심어져 있다. 다른 어딘가에서 태어나 살던 나무들은 그곳으로 옮겨와 흙 한 더미를 움켜쥐고 지낸다.

 

땅과 바다에 살아가는 생명의 흔적들이 땅속 아주 깊은 곳에 묻혀 오랜 시간 동안 변형되어 석유가 만들어진다. 이 석유를 뽑아내어 휘발유, 경유, 플라스틱의 원료 등 인간들이 필요한 것을 걸러내어 사용하고 남은 것이 아스팔트가 된다. 본래의 자연에서 아스팔트란 우리가 지내는 이 지표면에서 몇 킬로미터 아래로 내려가야 있던 것이었다. 그것이 지금은 도시의 땅 위를 뒤덮고 있다.

 


A Forest at Dawn with a Deer Hunt, Peter Paul Rubens, ca. 1635

 


그리고 본래의 자연에서 나무는 이곳저곳에 위치한다. 땅 위에 사는 나무도, 물가에 사는 나무도, 산 아래에 사는 나무도, 산 위에 사는 나무도 있다. 나무들이 뿌리를 내리는 땅과 흙은 어디에나 있다. 깎아지른 바위 절벽에도, 바다 밑에도, 우리 집 아래에도 있다. 인간들이 만들어낸 도시는 이 땅과 흙과 물과 나무, 그리고 땅속에 있던 기름을 이리저리 옮기고 재배치하여 만들어진다. 풀과 꽃과 나무가 있는 산과 들을 상상해 보면, 거기 있던 나무들이 우리가 사는 도시 곳곳에 인간의 필요대로 놓이게 된 역사를 그려볼 수 있다.

 

나무들뿐만이 아니다. 동식물에서부터 사물과 재료들까지 우리들 주변의 모든 것들과 이들은 복잡한 경로를 거쳐 이곳에 도착했다. 당장 내 눈앞에 놓인 커피 한 잔은 어디에서 왔을까? 케냐에서 키운 원두를 공장에서 가공하고 선별하고 볶아서 수많은 사람들의 손과 컴퓨터와 포장재와 창고와 트럭을 거쳐 여기까지 왔을 것이다. 모두가 하나씩은 갖고 있는 이 휴대폰은 어디에서 왔을까? 우리 곁에 있는 물건들의 원료와 행적을 추적해 보자면 이 사회가 얼마나 고도로 정밀화되고 분업화되었는지 믿을 수 없다. 그렇게 문명은 점점 더 정교해지고 효율적인 방향으로 발전해 왔다.

 

그럼에도 결국에 인간에게는 자연이 필요하기에 집안에는 화분이 놓이고 길가에는 가로수가 심어진다. 이 가로수와 비슷한 것으로 캠핑 문화가 있다.

 


Camping Out in Adirondacks, Harper’s Weekly, 1874

 


캠핑을 가면 텐트를 치고 테이블과 취사도구들을 설치한 다음 자연 속에서 시간을 보낸다. 산이나 바다에 놀러 가듯 시간을 보내는 것을 우리가 캠핑이라고 부르지는 않는다. 캠핑의 의의는 자연 속에서 잠을 자고 밥을 먹는 것에 있다. 인간이 살아가기 위해 가장 기본적으로 하는 행위, 잠자기와 밥 먹기를 가능한 안전하게 자연 속에서 하는 것.

 

포장된 도로 위에 놓인 자연의 조각인 가로수처럼, 문명화된 삶 속에서도 가끔은 숲으로 들어가서 텐트를 치고 불을 피우고 밥을 짓는다. 굳이 힘을 들여 자연 속에서 잠을 자고 아침 공기를 맞으며 하루를 시작한다. 이렇게 인간이 다시 자연을 찾는 것은 우리 몸과 세포들 구석구석에 남아 있는 어떤 본성일지도 모른다.

 


La Ville (The City), Fernand Léger, 1919

 


생각해 보면 인간은 조금 이상한 존재다. 다른 동물들처럼 땅과 흙을 밟고 살던 인간이 두 발로 서서 불을 피우고, 음식을 익혀 먹고, 말을 하고, 농사를 짓고, 집을 짓고 문명을 일궈내어 여기까지 와서 도시를 이루고 산다. 그러면서 더 빠른 이동 수단을 만들고 더 많은 에너지와 더 편리한 도구들을 만들어냈다. 효율과 생산성으로 이만큼의 발전을 이룩했다. 하지만 동시에 인간은 노래를 부르고 이야기를 쓰고 그림을 그린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그래서 상처를 받기도 하고, 때로는 고통스러울 미래를 알면서도 기꺼이 도전하거나 선택하기도 한다. 생존과는 아무 상관도 없는 일들에 마음을 쓰며 살아간다. 어쩌면 인간이란 존재는 처음부터 비효율에 더 가까운 존재였을 것이다.

 

몇 가지 영화와 책, 그리고 연구들을 따라가며 한 가지 오래된 질문에 대해 생각해 보려 한다.

 

이 인간이라는 이상한 존재는 무엇일까?”

 

앞으로 몇 편의 연재에 걸쳐 인간이 경험하는 시간과 인간의 신체, 감정, 기술과 인공지능, 그리고 예술과 사랑에 이르기까지, 우리를 둘러싼 여러 가지 방향에서 인간이라는 존재를 비추어 볼 것이다.

 

다음 편에서는 영화 컨택트와 함께 인간의 언어와 물리적인 인식 체계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


all images/words ⓒ the artist(s) and organiza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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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학연_예술과 사람과 세상에 진심을 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