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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함, 그 속에 숨어있는 강인함 : 《앨리스 달튼 브라운: 잠시, 그리고 영원히》 | ARTLECTURE

따뜻함, 그 속에 숨어있는 강인함 : 《앨리스 달튼 브라운: 잠시, 그리고 영원히》


/Art & Preview/
by 강아림
따뜻함, 그 속에 숨어있는 강인함 : 《앨리스 달튼 브라운: 잠시, 그리고 영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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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GHLIGHT


《잠시, 그리고 영원히》는 전반적으로 힐링을 주는 전시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작품 속에는 한 여성 작가가 20대에 작업을 시작해 80이 넘는 나이까지 끊임없는 작업 활동을 해오면서 치열하게 연구하고 구축해 온 독자적인 길이 녹아있다.

반짝이는 윤슬시원한 푸른 바다그리고 이 모든 풍경을 담아내는 창문과 흩날리는 실크 커튼보기만 해도 시원한 느낌이 드는 앨리스 달튼 브라운(Alice Dalton Brown, 1943-)의 전시 잠시그리고 영원히에서 가장 처음 만나는 작품이다.

 


 

6월 13일부터 9월 20일까지 ALT.1에서 진행되는 앨리스 달튼 브라운의 전시는 140여 점의 원화로 구성되어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선보이는 대규모 전시이다일상의 순간들을 담아내는 사실적인 유화작품으로 알려진 작가이지만이번 전시에서는 초기 추상 회화부터 선보이면서 작가로서의 고민과 작업이 전개된 과정그리고 작가 이전의 앨리스 달튼 브라운이라는 한 사람의 삶까지 입체적인 방면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선보이는 작가의 초기 작품들은 다소 구조와 직선뚜렷하지 않은 형상 등 추상적인 경향의 작품이 드러난다이는 작가가 처음 작업 활동을 시작했던 1959년 당시 미술계에서 추상표현주의가 중심을 이루고 있어 그에 대한 영향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

 



 

작가로서의 작품 활동그리고 아내와 엄마로서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과정에서 딜레마를 겪으면서도 자신만의 스타일을 구축해 온 작가는 빛과 그림자를 통해 구성되는 공간들을 부드러운 색채를 활용하여 표현한다. “우리는 감정과 시간의 흐름을 느낄 시간이 필요해요.”(1)라는 작가의 생각은 빛그리고 그와 함께 나타나는 그림자를 따라 표현되는 다양한 시간대의 풍경으로 나타난다.

 





다양한 건축과 빛이 구성된 풍경은 점차 이라는 공간을 중심으로 전개된다사적인 공간이면서 보편적으로 따뜻한 느낌을 주는 이라는 소재를 활용한 작가는 문과 창문그리고 그에 따라 떨어지는 깔끔한 빛의 라인이 돋보이는 작업들이 나타난다전체적으로 편안한 느낌을 주는 작가의 집은 저는 집이라는 공간에 매력을 느낍니다저에게 사람과 안식처기억과 꿈을 상징하기 때문이지요.”라는 작가의 의도에 걸맞게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 안락함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을 준다그 때문일까작가의 작업은 집의 문을 열고 들어가는 방향으로 전개된다.

 




 

실외에서 실내로 이동하는 작가의 시점은 안락한 집에서 네모난 경계 너머로 보이는 세상에 대한 작가의 관심을 나타낸다창문 밖으로 나타나는 반짝이는 윤슬과 포말은 한층 더 시원한 느낌을 준다그러나 이 시야가 창문이라는 네모난 틀에 제한되어 있다는 점그리고 대부분의 작품에서 얇은 커튼이 등장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작가가 굳게 닫힌 문을 집 풍경에 그려 넣음으로써 그 너머의 상황과 감정을 상상하게끔 했던 것처럼창문과 커튼은 인간 의식에서 가려진 부분을 상징한다이는 마치 프로이트가 의식의 수면 아래 잠재된 무의식이 존재한다는 주장과 유사하다.

 

또한 창문은 작가의 내면세계를 투영하는 매개체로 작동하는데네모난 경계를 사이에 두고 내부와 외부를 연결한 작품의 형식처럼 작품을 통해 자신의 시각을 공유하고이를 통해 관람객과의 소통을 이룬다.

 



이번 앨리스 달튼 브라운의 전시에서는 작가의 작업실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디스플레이도 주목할만 하다창문 너머 보이는 바닷가 풍경그리고 이를 살짝 가리고 있는 커튼은 작가의 작품이 어떤 장면을 포착하고 제작되는 것인지 관람자가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장치이다그 앞으로 놓인 이젤과 유화 물감그리고 벽에 붙은 작가가 직접 연구하여 제작한 색상표는 작업에 대한 앨리스 달튼 브라운이 어떤 열정을 가지고 작업에 임하는지를 엿볼 수 있다.

 

잠시그리고 영원히는 전반적으로 힐링을 주는 전시라고도 할 수 있다그러나 작품 속에는 한 여성 작가가 20대에 작업을 시작해 80이 넘는 나이까지 끊임없는 작업 활동을 해오면서 치열하게 연구하고 구축해 온 독자적인 길이 녹아있다그러한 노력이 있기에 많은 이들이 앨리스 달튼 브라운의 작품에 매료되는 것일지도 모른다단순한 풍경의 의미를 넘어서 예술에 대한 강한 열정을 드러내는 작품들을 따라 앨리스 달튼 브라운의 여정을 함께 걸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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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강아림_예술의 범주에서 크고 작은 생각들을 풀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