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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집’은 어떤 색깔일까 - 서유영 | ARTLECTURE

내가 사는 ‘집’은 어떤 색깔일까 - 서유영


/Artist's Studio/
by 최소영
내가 사는 ‘집’은 어떤 색깔일까 - 서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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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GHLIGHT


코로나 19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오랫동안 집에 머물며 생활하고 있다. 이제 집은 우리에게 단순한 ‘휴식 공간’을 넘어, 일(職), 주거(住), 놀이(樂) 즉 ‘職·住·樂’ 이 모두 공존하는 ‘복합 생활 공간’으로 자리하고 있다. 만약 누군가 당신에게 ‘매일 당신의 삶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장소는 어디인가요?’라는 질문을 하게 되면, 아마 대다수의 사람은 자신의 ‘집’을 가장 먼저 떠올릴 것이다.

작년 영화계에서 엄청난 찬사를 들었던 영화 <노매드랜드>는 ‘집’이라는 공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영화 속 주인공 펀은 차에서 살면서 이곳저곳 거처를 옮기며 살아가는 노마드의 삶을 살아가는 여성이다. 그런 그녀가 남긴 말 중, “I’m not a homeless, I’m just houseless”라는 대사는 우리 모두에게 ‘집’이라는 공간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인지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질문한다. 지금 내가 사는 공간은 ‘Home’일까? ‘House’일까?

오늘 우리가 만나 볼 작가 서유영은 ‘집’이라는 공간이 한 사람의 가치관을 담아내는 장소라 이야기한다. 그녀의 시선이 닿은 집은 단순한 주거생활을 위한 ‘House’ 가 아니며, 편안한 정서적 휴식을 취하기 위한 ‘Home’의 의미를 뛰어넘는다. 작가 서유영의 작품 속에 그려진 집은 한 사람의 정체성이 담겨 있는 ‘나’를 발견하는 공간이다. 집에 있는 시간을 통해 자신을 찾고, 자신의 이름 석 자를 찾아가기 위해 새로운 탈출구(Exit)를 발견한 작가 서유영. 오늘은 작가 서유영의 작품 속 울퉁불퉁한 캔버스 위에 올곧게 서 있는 집들 안에 담겨있는 우리 자신의 정체성 통해 나 자신을 찾아 떠나는 여행길에 올라보자.


Q. 녕하세요 서유영 작가님처음 뵙겠습니다저희 독자분들께 작가님 소개 부탁드릴께요.

안녕하세요저는 사람들 간의 관계를 로프와 집으로 표현하는 작가 서유영입니다.


 

Q. 조금  소개에서 로프와 집으로 사람들 간의 관계를 표현해주신다고 하셨어요어떻게 로프와 집이라는 소재로 작업을 시작하게 되신 건지 여쭤봐도 될까요?

 좋습니다먼저 집에 관해 이야기 하자면제가  처음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던 때로 돌아가요제가 그림을 처음으로 시작할 때를 생각해보면당시   구조에는 집에 대한 생각밖에 없었어요그때는 육아에 집중하던 시기였는데온종일 아이 둘을 키우며 생활하다 보니  그리고 육아 외에 다른 것들은 생각할 여유가 없었거든요.



Not In My Back Yard(NIMBY)_91.0ⅹ116.8(cm)_Acrylic and Rope on Canvas_2019 / 출처: 서유영 작가

 

 

 

Q. 육아하면서 집에 보내는 시간이 많다 보니 자연스레 집이라는 소재가 작업에 활용되게  걸까요?

 

… 아마 시작은 육아로부터 비롯되었다고   있지만아무래도 제가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길다 보니 자연스레 이라는 공간에 대해 생각이 이어졌던  같아요 작가 노트에 제가 써놓은   하나가, ‘사람의 가치관을 형성하는데 1차적인 공간이 이라고 적혀있거든요사실 우리는 사람을 사회적인 존재라고 이야기하지만사회적인 존재가 되기에 앞서  처음 세상에 태어나면 모든 인간은 가정이라는 울타리 아래 부모의 보호 아래에서 생활하게 돼요그리고  과정에서 아이가 물론 의사소통을 한다고 하지만특정 시기까지는 부모가 아이의 모든 것들을 결정하게 되어 있거든요예를 들면아이가 무슨 옷을 입는지어떤 분유를 먹을지 혹은 이유식 순서를 먹는 것도  엄마가 결정하게 돼요조금  자라서 유치원에  때가 되면 아이가 같이 가보고 결정하긴 하지만 결국 최종 결정은 엄마가 대신해주죠.

 

저는 아이를 연년생으로 낳았거든요그러다 보니 상대적으로 임신을 하고육아하는 동안 집에 있는 시간이 굉장히 길었던  같아요그리고  과정에서  아이를 키우는 엄마가 되며 제가 집에서 하는 역할 그리고 제가 아이들에게 하는 가정 교육이  사람의 성장에 있어서 가치관을 형성하는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몸소 체감한 거죠그래서 그때부터 이라는 공간이  사람의 가치관을 담아내는 장소라는 생각을 하게   같아요.

 

 

Q. 육아하시면서 작업 활동을 시작하셨다니 정말 대단하세요작가님 말씀을 듣다 보니집이라는 공간이 외적으로 그리고 내적으로  사람의 가치관을 보여준다는  많이  닿았습니다어떻게 보면  집에서 누구와 어떻게 생활하는지에 따라서 집의 분위기도 많이 달라지는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예를 들면아이가 있는 집과 싱글로 사는 사람의 집은 구성이나 분위기부터 굉장히 다를 테니까요결국  사람이  집에서 어떻게 생활하는지가  사람의 가치관을 보여주는 것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겠네요.

 

그렇다면로프에 대해서도 여쭤보고 싶어요로프는 언제부터 그리고 어떻게 사용하게 되셨나요?

 

로프의 경우는 제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 관해 이야기를 하면서부터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림에는 하나의 집이 아닌 여러 채의 집이 등장해요저는  집들을 저마다의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명의 사람들로 표현하고 있는데요여러  다수의 사람 사이의 관계성을 표현하면서 집의 색깔이나 구조로만 표현을 하기에는 조금 아쉬운 점들이 많이 남았어요.

 

그러던 우연히 제가 흔글이라는 필명을 사용하시는 조성용 시인의 이라는 시를 보았는데요당시  머릿속에 맴돌고 있던 생각을 글로 표현해줬던 시라서 지금도 외우고 있어요.

 

 

Q. 그렇군요어떤 시인가요궁금합니다.

 

끊어지지 않는 끈이라고 해서 모두가 행복한 관계는 아님을오히려 끊겨진 끈보다  어렵게 얽히고 꼬여있을  있음을이라는 짧은 시인데요 시를 보고 뇌리에  스친  우리가  속에서 인연의 끈이라는 표현을  많이 사용하잖아요생각해보면 사람들이 옛날부터 관계를 끈이라는 단어를 사용해서 표현해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서유영 작가가 영감을 얻은 시 / 출처: 흔글, 조성용 시인 인스타그램


 

 

Q. 저도 공감합니다어떻게 보면 엄마와 아이가 탯줄로 이어져 있는 것도 떠오르고 사람들이 빨간 실로 맺어진 인연이라고 해서 운명의 붉은 실이라고 말하는 것도 결국 서로 떨어져 있는  사람을 이어주는 관계를 말할   사용하고 있었네요.

 

 맞아요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저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 집중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보니  채가 각각 개인의 가치관을 나타낸다면 각각의 개인이 연결된 관계는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까하는 고민 끝에 저는 로프를 작업에 활용하게  거죠그리고  과정에서  로프를 세세한 그림으로 그리는 것이 아니라사람들이  하는 과감한 방식을 시도해보면 어떨까하는 고민을 하다가 로프를 작업에 붙이는 형태까지 발전이 되었어요.

 

그리고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저는 미술 전공자가 아니예요그러다 보니 그림으로 모든 것을 표현하기보다는 조금  자유롭게 다양한 도구를 활용해 제가 가진 생각을 표현하는 것에 있어서 도전하는 용기가 있기도 해요그리고 지금도 어떤 새로운 방식으로 제가 가진 생각들을 표현해 나갈지에 대해 고민하면서 작업을 이어나가는 중입니다. (웃음)

 

 

Q. 멋집니다사실 작가님에 대해 연구하면서  질문은  드리고 싶다고 생각했었거든요작가님의 약력을 보면 미술 전공이 아닌학부랑 석사 모두  생명  공부를 굉장히 오래 하셨던  눈에 띄었거든요.

 

어머보셨군요제가 박사 학위를 하던 도중에 수료하고 그만뒀어요당시에는 과학자가 되기 위해 부단히 공부했었는데당시 저희 교수님께서 공부를 계속  생각이 있다면 결혼을 일찍 해서 아이를 일찍 키워야지 진짜 공부해야  시기에 공부에 매진할  있다고 조언해주셨거든요.

 

그래서 당시 교수님께서 해주신 조언을 듣고결혼도 하고 첫째 아이를 낳고  이어서 둘째 아이도 낳아서 연년생 아이  명의 엄마가  거죠그런데 막상 엄마가 되니공부할 여력도 시간도 없고  저는 주변에 육아를 도와주시는 분이 없어서 집에서 육아만 전념하게 되는 상황이 되고 말았어요제가 성격상 하나를 하면 완벽하게 해야 하는 완벽주의 기질이 있다 보니공부도 완벽하게 해야 하고 육아도 완벽하게 하려 하는 과정에서 결국 진짜 열심히 하던 공부를 포기할 수밖에 없더라고요당시 저희 교수님께서도 굉장히 많이 속상해하셨던  아직 기억에 남아요. 교수님께서 저에게 장학금 지원도 해주시고 제가 좋은 환경에서 공부할  있도록 지도를 아끼지 않으셨는데육아로 인해 학업을 중도 포기 하게 되니까 많이 안타까워 하셨거든요.

 

 

Q. 그런 과정이 있으셨군요좋아하는 공부를 포기하고 육아를 결정하는  쉽지 않으셨을  같아요역시 어머니가 된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요그럼 혹시 작가로서의 활동을 시작하시게  계기에 육아가 맞물려 있는 것일까요?

 

굉장히 크죠저에게는 육아가 작가 활동 시작하게  계기와 많이 맞물려 있고아마 제가 육아를 하지 않았으면  했을 수도 있어요. (웃음)

 

 

Q. 그러시군요육아를 하시면서 굉장히 바쁜 나날들이 계속되셨을 텐데어떻게 그림 그리는 것을 시작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육아를 하면서도 저희 교수님과 한두 시간씩 꾸준히 유선상으로 연구에 대해 토론을 했었어요당시 제가 연구하고 공부하던 주제가 있으니교수님과도 연락이 필요한 상황이었거든요그럴 때면 교수님께서 조종 아이들 이제  크지 않았어이제    빨리 찾아야지!”라는 말을 계속해주셨어요 교수님이 남자 교수님인데도 불구하고여성들이 집에 있는 꼴을  보시는 분이셨거든요물론 저도 한편으로는 당연히 그래야지’ 하는 생각은 했지만무엇을 해야 할지 막막해하던 중에 아이들이 조금 커서 놀이학교라는 곳에 가게 되었어요.

 

아이들이 놀이학교에 가면 오후 3시까지는 저만의 시간을 가질  있는데이제  시간이 너무 아깝게 느껴지는 거예요그래서 혼자서 뭐라도 해보려고 이것저것 배워보는데결국  배움은 아무리 열심히 해도 오래 하는 활동으로 이어지지는 않더라고요그러던 친한 언니  명이 유영아그림 한번 그려봐!”라고 이야기를 해줬어요그리고   잊고 있던  옛날 모습이 떠오르더라고요제가 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는  정말 좋아해서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만 해도 미술 선생님께서 그림 전공을 권유받기도 했었거든요그리고 어린 시절 장래 희망에 화가라고 적었던 기억도 새록새록 떠오르면서취미 미술학원으로 발걸음을 옮기게  거죠.

 

 

Q. 주변에 작가님을 아끼시는 분들이 많으셨던  같아요꾸준히 뭔가 해볼  있도록 동기부여를 해주는 지인분들 덕분에 작가님께서 그림을 시작하시게   같네요.

 

그리고     제가 작가로 활동할  있게 도와준 사람이 제가 찾아갔던 미술학원 선생님이셨어요제가 갔던 학원 선생님이 미술이 아니라 애니메이션을 전공하신 분이셨거든요그리고 한국에서 미국으로 건너가서 공부하고 오셔서사실상 한국 입시 교육을 받은 적이 없던 분이셨어요그러다 보니 미술을 가르쳐주시는 방식도 실제 그림을 그리는 것에 집중하기보다는 마음속의 생각을 자꾸 끄집어내는 대화를 많이 하는 형태로 수업이 이루어졌어요예를 들면계속해서 하셨던 질문이 어떤 스타일의 그림이 좋은지어떤 종류의 그림을 그려보고 싶은지와 같은 것들을 계속 물어보면서 제가 진정 그리고 싶은 것이 무엇인가 생각해보게 해주셨거든요.

 

 

Q.  굉장히 색다른 방식의 미술 학원이네요보통 한국에서 미술 학원에 가게 되면데생부터 시작해서  그리는 법부터 연습했던 기억이 있거든요저는 그래서 미술학원이 다소 지루하다는 생각도 했었는데미술 학원 선생님 수업 방식이 신기해요.

 

맞아요한국에서 일반적으로 가르쳐주는 미술 학원의 방식은 아니었는데 저는 오히려  방식이  좋았다고 생각해요 사람이라면 무의식적으로  자기 나름의 무언가가 마음에 있는데 그걸  들여다보니 어렵고 그래서 자기 자신을  모를 때가 많잖아요근데 이게 타인하고 대화하면서 밖으로 끄집어져 나오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선생님과 대화하면서 그런 시간을 많이 가졌어요그래서 항상 무언가를 그릴  선생님께서 제안해주시기보다는 먼저 저랑 이야기를 나누고 제가 주제를 정하게끔 도와주셨어요.

 

그리고 항상 그림 표현 기법에 집중하기보다는오늘은 파스텔 내일은 수채화같이 다양한 재료를 활용해서 새로운 시도를 하게끔 북돋아 주셨던 것도 돌이켜보면 감사한 기억으로 남아요제가 성격이 되게 꼼꼼하고 약간 계획적인 성격이 강하다 보니그림도 엄청 극사실화처럼 그리는 경향이 있었는데 선생님께서는 그런 그림을  극사실적으로 하게끔 도와주시는  아니라 제가 꽃병에 꽃이 가득 담긴 정물화를 꼼꼼히 그리면갑자기 빨간색 크레파스를 들고 와서 뒤에  색칠을 하고 가버리시는 거예요어떻게 보면  그림에 난도질을 하시는 건데그러면 저는  부분을 활용해서 새로운 창작을 이어나가는 방식으로 수업을 계속해온 거죠.

 

 

Q. 정말 틀을 깨는 방식의 수업이라는 생각이 들어요사실 한국에서는 획일화된 입시 교육 위주로 그림을 그리게끔 훈련받고그래서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은  사실적으로 그리는 그림을 그리는 것에 많이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사실 그림에는 하나의 정답만 있는  아닌데도 말이죠.

 

저는 그래서  수업을 들으면서 그림 그리는 것에 재미도 많이 붙였어요그리고 어릴 때는  나는 남들에 비해서 사실적으로 그리지 못할까나는 그림을  그리는  같다고 생각했던  자신의 편협한 시각을 완전히  계기가 되기도 했어요 극사실적으로 똑같이 그리는 그림이  그리는 그림이 아니라는 것을 배웠고그림은 충분히 자기 생각을 표현해야 한다는 것도 배웠죠요즘 친구들이 쓰는 말로 표현하면자기만의 방식으로 자기 생각을 충분히 표현할  고리타분한 그림이 아니라 힙한 그림이 된다는 것을 배운 거죠. (웃음)

 

 

Q.  정말 멋진 경험이네요그런데 작가님께서는 비록 시작은 취미 미술로 시작하셨지만취미에서 멈추지 않고 진짜 화가가 되시는 길까지  걸어오셨어요어떻게 보면 생각지도 않았던 길을 걷는 것을 선택하신  같은데화가가 되기로 하는 것에 망설임이나 두려움은 없으셨나요?

 

물론 있었죠사실 저도 어느  갑자기 나는 이제부터 작가야이런 마음으로 시작한  아니었어요앞서 말씀드렸던  미술학원의 특이점이 공간 한쪽을 실제 작업실이 없는 작가들이 돈을 조금씩 내서 같이 사용하는 공용 작업실 공간이 있었거든요한쪽은 미술학원이고 한쪽은 실제 작가들의 작업실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실제 작가로 살아가는 친구들의 삶을 보게  거예요당시에 이제  졸업한 신진 작가들이 많은데 친구들이 창작 활동을 하는 모습을 보면 저마다 자기 그림을 그리는데 그중  명이 전시를 한다고 해서  전시에 가서 그림을 보게 되었어요.

 

막상 가서 전시를 보고 나니왠지 저도   있을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선생님께 여쭤봤어요. “선생님저도 전시를 해보고 싶은데 저런 전시는 어떻게   있는 거예요?” 그때선생님이 그룹전 참여 방법 그리고 개인전 여는 방법과 같은 것들에 관해 설명해주시면서 처음으로 전시를 하기 위해서는 최소 작품 10점이 담긴 포트폴리오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Q. 마침내 새로운 꿈을 꾸게 되신 거네요이야기를 듣는 제가  흥미진진합니다작품 10점이 담긴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과정도 왠지 쉽지는 않았을  같은데 어떠셨나요?

 

처음부터 쉽지는 않았어요왜냐면 마음에 들고 저를 표현하는 작업 10점을 만들어내고  거기에 스토리도 글로 써야 하니까 엄청난 시간과 품이 들더라고요 저는 계속 육아를 하는 엄마이다 보니포트폴리오에만 집중할 수는 없었거든요그런데도 작업을 학원에서 완성  하면 집까지 들고 와서 아이들을 재운 후에 그림을 그렸어요학원에서 그림을 그리는 시간은 너무나 한정되어 있고저는 항상 수업 시간에 새로운  그리고자 했으니언제부턴가 집에서 그림을 그리는 날들이 많아지더라고요그리고 마침내  작품 10점이 담긴 포트폴리오를 완성해서 여기저기 공모에 지원하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당연히 수없이 떨어졌는데그러던  운이 좋게 어느  군데서 연락이  거예요.

 

Q. 혹시  전시가 2017 문래창작촌 7Place에서  개인전 ‘The House’ 전시였을까요?

 

 맞아요알고 계시는군요. (웃음정말 운이 좋았어요사실 제가 아니라 원래 다른 작가의 스케줄이 있었는데갑자기 펑크가 나서 2 뒤에 전시 가능한 작가를 찾고 있었거든요물론 저에게는 엄청난 기회였으니저는 당연히 가능하다고 했고 그렇게  번째 개인전을 열었어요.

 

Q.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라는 속담이 괜히 나온 말이 아닌  같아요행운이 찾아와도  행운을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노력이라는 준비가 필요하다고 하는데작가님께서도 행운을 거머쥘 노력을 꾸준히 하셨던  빛을 발하는 순간이네요.

 

맞아요남들은 금액을 지불하고 대관해서 해야 하는 전시를 저는 너무나도 멋진 기회로 얻게  거죠. (웃음)

 

그런데 막상 공간에 가보니 벽에는 못질 자국이 그대로 남아있고페인트칠도 엉망으로 벽도 더럽고.. 저는 전시가 처음인 신진 작가이다 보니 조금 당황스러웠는데같이 가주신 선생님께서  개인전인데 이런 공간에 하면  된다며  개인전에 대한 로망을 담아 공간 보수를 직접 도와주셨어요그리고 당시 학원에  러닝메이트가   있었어요저와 가깝게 지내며 으쌰으쌰 서로를 응원했던 수강생분이셨는데  개인전 소식을 듣고 그분도 기쁜 마음으로 공간 보수를 도와주기로 하셨죠. 그래서 저랑 선생님이랑  러닝메이트 친구랑 셋이서 직접 벽에 페인트칠하고전동 드릴 질도 하면서 전시를 설치했어요  동생이 디자이너라서동생의 도움을 받아 전시 포스터도 만들어서  전시를 열었답니다.

 


서유영 작가 ‘The House’ 전시 포스터 / 출처: 서유영 작가

 

 

Q. 대망의  전시를 하시게  소감이 어떠셨나요?

 

깜짝 놀랐죠사실 처음부터 작가가 돼야겠다!’ 이런 생각으로 시작한  아닌데 취미 미술에서 시작해서 작가가  거니까요저는 정말 감사하게도  전시에서 30호짜리 작품을 2 판매하면서 작가의 길로 들어섰거든요.

 

Q. 여러 채의 집이 그려진 작가님만의 작업 세계는 이런 과정을 통해서 탄생했던 거군요 그런데 저는 작가님 작업을 보면서  가지  여쭤보고 싶은  있었습니다작가님 작업의 배경에는 마티에르(matiere·질감)  표현되어박수근 화가 작품의 배경이 떠오르기도 하는데요일반적인 캔버스 대신 마티에르 기법을 활용하신 이유가 있으실까요?



아리랑1_53.0ⅹ45.5(cm)_Acrylic and Rope on Canvas_2019 / 출처: 서유영 작가



저는 사람들의 관계에 대해 그림을 그리고 있어요그러다 보니  캔버스는 우리가 사는 사회를 대변한다고 생각하는데 사회에서 우리는 혼자 살고 있지 않잖아요 작업을 보시면 보통 집이 여러  들어가는 이유가 우리는 혼자 살지 않고 다양한 사람들이  같이  사회 안에 살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보통 사람들이 각각의 집으로 표현되어  캔버스에 그려지면  캔버스는 그들이 사는 사회가 되는 것인데 우리가 사는 사회가 항상 순탄하고 평안하거나 하지는 않잖아요?

 

 

Q.  맞아요 그래도 요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세상이 혼란스러운 시기를 겪고 있는  같아요.

 

 맞아요그런데 저는  관점에서 보는 사회뿐만 아니라작은 관점에서 보는 사회  개인과 개인의 관계에서도 모든    사람이 바라는 뜻대로 이루어지기는 어렵다고 봐요그러다 보니무조건 힘든 사회는 아니지만 마냥 평탄하지만은 않은 사회의 모습을 캔버스에 담고 싶었거든요그래서 캔버스에 노출 콘크리트의 느낌을 표현하면거친 사회의 모습을 표현할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그리고 나이프로 물감을 얇게 부정형의 모양으로 여러  쌓아 올리는 마띠에르를 만들기 시작했죠처음에는 물감만으로 마띠에르를 만들어 왔지만지금은 종이를 붙이고  스톤이라는 모래 느낌의 알갱이를 물감에 섞어 펴바르기도 하고 위에  물감으로 여러  쌓아 올리는 방식으로 마띠에르를 만들고 있습니다.

 

앞서 소개했던 것처럼 저는 사회에 사는 사람들의 관계를 그리는 사람이에요그런데 제가 그림을 그리는 캔버스는 되게 평평했거든요그러다 보니 사람 사이의 관계를 그리는  붓질이 편하다면왠지 모순이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어요그래서 캔버스를 울퉁불퉁하게 만들어서 제가 하는 붓질에 제가 바라보는 사회와  안에 속해있는 개인들 간의 관계를 담아내고자 했어요사실 작업을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제가 그리는 집이 반듯하게 보이지만실제로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제가 그릴 때는 울퉁불퉁한  위에 반듯한 집을 그리는  힘들거든요그런데도 저는  힘든 과정을 거치는  자체가  사회에 맞춰가기 위해 노력하는 개인의 모습을 보여준다고 생각하며 붓질 하나하나에 진심을 담아내는 것이죠.

 


Q. 작가님께서는 관계에 매우 많은 애정을 쏟고 계시는  같아요주변에 작가님을 응원해주시고 도와주시는 조력자분들이 많았던 이유도 아마 여기에서 비롯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에는 인터뷰 시리즈의 공식 질문 여쭙고 싶습니다작가님께 미술 혹은 예술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삶에 있어서 예술은 탈출구(Exit)’ 입니다다른 말로, ‘나를 찾는 과정 또는  이름  자를 찾아가는 과정’ 이라고도   있겠네요.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작가 활동의 시작에는 육아가 있었어요육아하면서 누구누구의 엄마로만 불리다가 다시 서유영 작가 불리는 것이 저에게는 의미가 큽니다사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이름  자를  일이 아이들 유치원 등록할  학부모 이름으로 적는 것밖에 없어요심지어 학교에서 문자가 와도 누구누구 어머니로 불리지 이름을 불러주는 일이 많지 않거든요그런데 저는  작품 뒤에 항상  이름   서유영으로 사인을 해요 그림을 그리면서 제가 앞으로 작업에  스토리를 담아내고  과정에서  많은 생각을 하고 정리를 하는 과정을 거치니까 나를 찾는 과정이  맞는다는 생각을 해요조금 재밌게 표현하면육아에서 벗어나 저만의 세계로   있는 탈출구(Exit)  거죠. (웃음)

 

 

Q. 그렇군요말씀하실  엄마라는 자아로부터 떠나서 새로운 자아인 화가의 삶으로 향하는 탈출구를 찾으신 작가님의 표정이 정말 보기 좋습니다그렇다면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우선 2023 8월까지 계속 전시 일정이 잡혀 있어요올해 6월에는 개인전 일정이 있고, 9월에는 파리에서 전시가 하나 있어요그리고 10, 11, 12월에도  전시 일정이 있어서 계속해서 전시 준비로 바쁜 나날들을 보내고 있을  같습니다 인터뷰를 읽고 계시는 독자분들께서도 발걸음 해주시면  응원이   같아요! (웃음)

 

 

Q. 개인전 시작하시면 연락해주세요저도 작가님 전시  가고 싶습니다. (웃음)

 

 시간 동안 너무나 귀한 이야기 나눠주셔서 감사드리며마지막 질문드리겠습니다지금으로부터 10 작가님은 어떤 행보를 걷고 있을까요그리고 시간이 흘러 오늘’ 인터뷰를 회상하는 날이 온다면아티스트 서유영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으신가요?

 

사람들이  작품을 봤을  공감이 많이 되는 그림을 그리는 작가가 되고 싶어요물론  작업 안에는  이야기가 담겨 있겠지만 이야기가 저만의 이야기는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누구나   번씩 생각해봤을 그런 관계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그림을 보고 너무 어렵게 해석되는 그림이 아니라 마음이 느껴지는 작업을 하는 작가로 사람들 마음속에 남고 싶어요. ‘서유영 작가라는 그림 그리는 친구가 하나 있는데그림이  따뜻하고 좋다.’라고 사람들에게 불렸으면 좋겠어요.

 


2021년 11월 수호 갤러리 그룹전 / 출처: 서유영 작가



그리고  자신에게는 서유영오늘도  열심히 살았다그리고 건강 관리 열심히 .’라고 이야기해 주고 싶네요제가 진짜 하루살이거든요진짜 하루하루 계획적으로 삶을 관리하지 않으면모든 일정이 망가지게 되는데 이거는 우리나라의 모든 엄마가 그럴 거라고 생각해요엄마는 아프면  돼요엄마가 아프면아이 스케줄이  망가지고집이  스톱되기 때문에 엄마는 진짜 철인이어야 해서 건강 관리 잘해서 작가 서유영으로서도 그리고 사랑하는  아이들의 엄마로서도 오늘 하루도 치열하게 열심히 살았다'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작가 서유영에게 예술은 탈출구(Exit)’ 입니다." 

 

 


서유영 (You Yeong See), 1984-

서유영(b.1984) 사람들 간의 관계를 집과 로프로 표현하는 작가이다그녀는 중국과 영국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그림을 전시한 수상 경력이 있는 한국 작가이다.

그녀의 작품에 항상 등장하는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는  시대의 현대인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집은 학교를 졸업하고직장을 다니고결혼하는  개인의 모든 성장과 변화를 거치는 공간이기 때문에작가 서유영은  그곳에 사는 이의 개성과 가치관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말하며 그녀의 작업      채는 고유의 개성과 가치관을 지닌 하나의 인격체의 모습을 대변한다.

그녀는 또한 사회에서 혼자 살아갈  없는  사람이 내가 아닌 타인과 교류하며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마찰과 갈등을 보다 시각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매체로 로프를 이용한다.

작가 서유영은 작품의 바탕을 거친 마띠에르로 표현함으로써우리는 모두 절대 쉽지 않은 사회에 살고 있지만각각의 조그마한 집들의 밝은 색채를 통해서 따뜻하고 긍정적인 희망의 메시지를 던진다.

 

개인전

2021 From the Inside (아트컨티뉴)

2020 화이부동(和而不同): 서로 미워하지 말고 바라보기 (갤러리 아트 14)

신진작가 서유영 초대기획전  마음을 잇다 (설미재미술관)

2019 Home & Home (갤러리 오누이)

2018 사람과 사람 (카라스 갤러리  나눔)

The House: Between Us (JY ART 갤러리 )

2017 The House (문래창작촌 7Place)

 

단체전

2021 아트프라이즈강남 (논현가구거리)

수호아트콘서트 (세종문화회관)

그저 자연스레 흘러가는  (아트필드 갤러리)

서유영 임수빈 2인전 micro & MACRO (비움갤러리)

혼자그리고 같이 (갤러리인사아트)

2020 브리즈 아트페어 (안도)

Young Artist 선정작가 5인전 (남송미술관)

KIMI for You 선정작가 기획전 <What's the MATTER?> (키미아트)

BatterSea Affordable Art Fair (Battersea Evolution, 런던)

2019 2019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 (벡스코)

브리즈 아트페어 (노들섬)

Asia Contemporary Art Show (콘래드 호텔홍콩)

2018 2018우수작가 조선일보미술관)

Harbour Art Fair (마르코폴로호텔홍콩)

2018 영아티스트전Ⅱ 갤러리 )

A Change of Mind (JY ART 갤러리)

아트부산 (벡스코)

 

작품소장

2022 갤러리아트14

2021 새로운바이오

수호갤러리

비움갤러리

2020 키미아트

()제니스팜

센텀쁘띠클리닉의원

2019 미누현대미술관

2017 역사책방

 

수록/협찬

2021 사보 <행복한 섬김가을호 표지작품 수록 (부산보훈병원)

사보 <살맛 나는 세상> 9-10월호 표지작품 수록 (코오롱 그룹 오운문화재단)

사보 <행복한 섬김여름호 표지작품 수록 (부산보훈병원)

5월호 컬럼 <The Story> 작품 수록 (매거진Q)

 

수상/선정

2021 14 수호아티스트 선정 (수호갤러리)

2020 30 배동신 어등미술제 입선 (광주광역시 광산구청)

신진작가 초대기획전 선정작가 (설미재미술관)

Young Artist 선정 (남송미술관)

KIMI for You 선정작가 (키미아트)

2019 신진작가 작품구입 <영아티스트> 12 선정작가 (미누현대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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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최소영.작가들의 반짝이는 생각과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사랑합니다. 그들의 섬세한 감정과 깊은 이야기를 글로 담아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