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GHLIGHT
시에틀 도서관 프로젝트는 본래부터 특정한 공간으로 규정된 것이 아니라 공간의 성격들을 연결하여 일종의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방식으로 건물 내부를 설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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렘 쿨하스 이전의 전통적인 건축 구축 방식은 프로그램보다는 공간을 구축하는데 집중해왔다. 르 꼬르뷔지에로 대표되는 전통적인 건축가들은 건물을 만들어나가는데 있어 물리적인 공간을 만들어 내기 위해 실현 가능한 구조 시스템에 집중했다. 건물을 구축하는 것을 그림을 그리는 과정에 비유하면, 전통적인 건축 방식은 흰 캔버스가 될 하나의 거대한 공간을 만들고 이 내부에 붓으로 선과 면을 채워나가며, 조형적인 아름다운 요소를 추가하듯, 구축할 수 있는 구조를 계산하여 기둥을 위치시키고, 그 사이 공간을 프로그램으로 채워 넣는 일종의 평면 컴포지션(구성) 방식이었다. 다시 말해, 형태적으로 완성된 볼륨을 먼저 구축하고, 그 내부에 다양한 프로그램이 구성되어가는 순서로 설계 프로젝트가 진행된 것이다.
반면, 렘 쿨하스의 설계 방식은 이와 정 반대의 형식이었다. 내부를 구성하는 프로그램에 집중하여 프로그램의 규모와 중요도, 각 프로그램이 연결되는 시퀀스에 집중하며 이를 기반으로 공간을 연결해나갔다. 이러한 개념을 활용한 대표적인 프로젝트로는 시에틀 도서관 프로젝트가 좋은 예시이다. 이 프로젝트의 부제가 ‘도서관의 복잡한 기능과 시설들을 조직하는 방법에 대한 새로운 제안’ 일 정도로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존재하며, 이 프로그램들은 보이드 공간 안에 재배치된 뒤 일종의 성격이 부여되며, 특정한 성격으로 정의 되어지며 그 중요도에 따라 공간의 규모가 결정된다. 전체 볼륨이나 매스의 형태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한 것이 아닌 것이다. 다시 말해 본래부터 특정한 공간으로 규정된 것이 아니라 공간의 성격들을 연결하여 일종의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방식으로 건물 내부를 설계한 것이다.
시에틀 도서관 프로젝트_다이어그램

시에틀 도서관 프로젝트_다이어그램
이러한 방식은 당시 건축가들에게는 일종의 혁신적인 설계 방식이었으며, 이후 건축 설계에 있어서 공간감보다 건물 내 프로그램의 연결성을 강조하며 건축 설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정하경; 문화를 읽고, 예술을 말하는 건축학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