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서 가장 많은 갤러리가 모여있는 곳을 꼽자면, 그것은 바로 파리의 3구에 위치한 마레 지구라고 볼 수 있다. 이 예술적인 마레 지구에 위치한 갤러리 이자벨 구노(Galerie Isabelle-Gounot)는 이번 12월 4일부터 내년 1월 22일까지, 최근 예술계에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강렬한 감정을 빛으로 표현하는 작가, 악셀 팔라비(Axel Palhavi)를 우리에게 소개한다.
Axel Palhavi는 1975년 이란의 테란 출생의 작가로, 파리, 브뤼셀, 뉴욕, 베를린을 비롯한 세계의 다양한 도시에서 예술에 대한 경험과 배움을 쌓았다. 또한, 2008년에는 한국의 아티스트 레시던시 프로그램에도 참여하여, 한국과의 인연도 깊다. 악셀 팔라비는 오랜 시간, 회화에 대한 연구를 해온 만큼, 그의 터치 하나 하나는 가감없이 그의 관찰과 포착을 오롯이 담아내고 있다. 예술에 대한 그의 진지한 고뇌는 세상을 향한 그만의 시선을 더욱 더 특별하게 만들어왔다.
우리가 처음 갤러리 이자벨 구노에 들어서서, 처음 악셀 팔라비의 그림 마주하는 순간, 우리는 그가 표현해내는 사실적인 표현력과 그것이 머금고 있는 힘에 압도된다. 그리고, 우리는 괜히 뒤나 천장을 보며, 어딘가에 위치한 조명을 찾게 된다. 그 이유는 아마도, 악셀 팔라비의 그림 안에서, ‘빛’이 뿜어내는 힘이 우리의 감각을 강렬하게 지배하기 때문이다. 그의 그림을 처음 본 순간, 우리는 마치 17세기 플랑드르의 루벤스[1](Peter Paul Rubens(1577-1640)나 램브란트[2]의 귀환이 아닐까 하고 생각하게 된다.
악셀 팔라비의 그림은 주로 인물을 담고 있다. 드라마틱한 명암이 캔버스 속 인물에 투여하는 힘은 관객의 이목을 확실히 사로잡는다. 그는 주로, 그의 부인, 가족, 혹은 그가 주변에서 만나는 일상적인 인물들을 캔버스에 담고 있다.

예를 들어, 이번 갤러리 이자벨 군에 전시된 그림 중 하나(왼쪽)는 그가 물감이나 재료를 사기 위해 주로 가는 재료 상의 직원을 담고 있다. 그의 그림을 이루는 빛의 강렬한 대비와 섬세한 인물의 표현은 각각의 피사체가 가지고 있는 서사를 더욱 더 궁금하게 한다.
또한, 그의 그림들은 독특하고, 전위적인 색감이 하나의 특징이라고 볼 수 있다. 그의 손에서 탄생한 과감한 한 터치, 한 터치는 캔버스 위에 모여 웅장한 컬러의 하모니를 이루어낸다. 그가 풀어내는 색감은 순수하지만 과감하다. 이는 그 안에 내재된 드라마틱한 감성을 반영한다. 갤러리 이자벨 구노는 그의 페인팅은 “그의 내적에서 일어나는 어떠한 감정적 폭발”을 담고 있다며, 그의 작업을 소개하기도 하였다.

이번 갤러리 이자벨 구노에서 소개된, Naviguer, (2021)는 앞서 소개한 그림들과 같이 인물을 포함하고 있진 않지만, 그의 색감과 빛에 대한 깊은 고민을 가장 잘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전경과 후경의 초점 차는 극대화된 빛의 차이와 전위적인 색감과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또한, 이 그림 안에서 묘사되고 있는 ‘성당’이란 장소가 가지고 있는 경건함의 특성은 그의 내면 속 폭발하고 있는 감정을 더욱 더 강조한다. 현실과 상상 그 어딘가의 경계에 서서 세상을 보고 있는 듯한 그의 페인팅의 매력을 더욱 더 돋보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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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Peter Paul Rubens(1577-1640)
[2] Van Rijn Rembrandt(1606-16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