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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RCA: 런던의 중심에서 공공미술을 외치다 | ARTLECTURE

CIRCA: 런던의 중심에서 공공미술을 외치다


/World Focus/
by 아치
CIRCA: 런던의 중심에서 공공미술을 외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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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GHLIGHT


'피카델리 라이트'는 상징적이다. 세계에서 내노라 하는 기업들이 1분 남짓한 광고를 걸기 위해 위해 수 억을 쓴다는 그 곳, 자본주의의 상징과도 같은 그 곳에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0년, 미디어 공공미술 프로젝트 CIRCA가 등장했다.

런던 피카델리 서커스 한 가운데, 커다란 4K LED 빌보드에 LG와 삼성의 광고가 붙어 있는 사진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십 몇여년 전 머나먼 땅에서 온 이방의 학생이었을 때, 길가에 서서 그 광고를 몇 번이고 보며 이유 모를 대리만족을 느꼈던 기억이 난다. 그만큼 피카델리 라이트(Picadilly Lights)*는 상징적이다. 세계에서 내노라 하는 기업들이 1분 남짓한 광고를 걸기 위해 위해 수 억을 쓴다는 그 곳, 자본주의의 상징과도 같은 그 곳에 2020년부터 CIRCA가 등장했다. 

 

CIRCA on the Piccadilly Lights. Courtesy of CIRCA, and Studio O'connor


CIRCA는 The Cultural Institute of Radical Contemporary Arts의 약자로, 영국의 작가/기획자 조셉 오코너(Josef O’Connor)가 2020년 10월에 시작한 글로벌 공공 미술 프로젝트이다. 피카델리 라이트의 옥외 광고 스크린 소유주인 랜드섹 (Landsec)이 코로나로 심각한 타격을 입은 문화예술계를 지원하기 위해 피카델리 라이트의 상영 시간을 디지털 아트 플랫폼 CIRCA에 기부하는 통 큰 결정을 하며 시작되었다.

CIRCA는 자본주의와 예술이 어떻게 공생할 수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프로젝트이다. 미술기관들의 연대와 후원금을 통해 운영되고 있으며매일 저녁 피카델리 라이트의 스크린에 개인 소규모 후원자들의 이름을 공개하거나 (YOUR NAME IN LIGHT), 선정된 아티스트 작업의 프린트 작품을 만들어 발생한 수익의 일정 부분을 다른 공공미술 생태계를 위해 기부하는 (#CIRCAECONOMY)등 기발하고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그들만의 축제가 아닌, 진정한 공공미술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세계적인 거장 아이 웨이웨이(Ai Weiwei), 엠마 탈봇(Emma Talbot), 비비안 웨스트우드(Vivienne Westwood), 데이비드 호크니(David Hockney) 등 국제적 작가들의 디지털 신작을 발표하는데, 이들 작품은 CIRCA 웹사이트에 공개됨과 동시에 매일 오후 20시 22분에 런던 피카델리 라이트, 서울 코엑스 케이팝 스퀘어, 도쿄 네오 시부야 TV, 베를린 라임즈, 멜버른 페드 스퀘어, 밀라노 카도라 광장, LA 펜드리 웨스트 할리우드, 뉴욕 타임스퀘어 등에서 상영된다. 

 

Seojung Jeon, Green Screen, 2021, Courtesy of Barakat Gallery


한국 작가로서는 처음으로 전소정 작가의 작품 '그린 스크린(Green Screen, 2021)'이 2021년 여름에 런던 피카딜리 광장, 서울 코엑스 케이팝 스퀘어, 도쿄 신주쿠 광장에서 공개되었다. 이 프로젝트는 서울시립미술관, 주영문화원, 바라캇 컨템포러리의 후원으로 한 달간, 매일 오후 8시 21분에 각 빌보드에서 일 분씩 상영했는데, 민간인 통제구역 DMZ 인근에 허가를 받고 들어가 60년 동안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풍경을 카메라에 담았다고 한다. 전소정의 작품은 분열이 심화하는 동시대 국제사회에서 갈등과 지리적 분리의 경계를 극복하는 예술의 잠재력을 보여주는 좋은 작업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도시 생태계 한가운데에서 이들 작업이 송출되는 공간과 방식이 주는 무게감은 상당하다. 갤러리에서 보여주는 방식보다 생동감이 있고, 나와 함께 공명한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갤러리 전시보다 훨씬 더 많은 이들의 협력을 통해 이뤄지는 성격의 예술이기에 항상 말도 많고 탈도 많지만, 그래도 항상 응원하게 되는 것. 아마도 그것이 공공미술의 매력일 것이다.  


주석

※ 피카델리 라이트 (Picadilly Lights): 런던 피카델리 서커스 역 바로 옆에 위치한 대형 미디어 광고판

※ 랜드섹(Landsec): 피카델리 라이트의 옥외 광고 스크린의 소유주로, 코로나 19로 문화예술계가 타격을 입자 옥외 광고 스크린의 스크린 상영 시간을 독립 디지털 아트 플랫폼 CIRCA에 기부하며 미술기관들의 협력을 창출하고 런던 웨스트엔드의 문화 단체를 지원

※ 코엑스 케이팝 스퀘어 (COEX K-POP Square): 삼성동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에 설치된 COEX K-POP Square는 한국무역협회(KITA)와 OOH마케팅(Out-of-Home) 기업인 CJ파워캐스트의 협업을 통해 만들어 졌으며, 다양한 미디어 아트 프로젝트를 선보여 옴

 

참고 사이트 

CIRCA | Cultural Institute of Radical Contemporary Arts


all images/words ⓒ the artist(s) and organization(s)

☆Donation: https://www.paypal.com/paypalme/artlecture

글.아치_전시 기획도 하고, 작업도 하고, 밭도 갑니다. 공간에 관심이 많으며, 현재 런던에 거주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