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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유하는 유령들 | ARTLECTURE

부유하는 유령들

-전시 <파라노말 오페라> Review-

/Art & Preview/
by 김진주
Tag : #관계, #인식, #유령, #예술
부유하는 유령들
-전시 <파라노말 오페라> 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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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GHLIGHT


<파라노말 오페라>는 예술을 유령으로 정의하며, 물질적 세계에 대한 인식과 관계, 예술의 맥락과 상호작용에 대한 이야기를 전시의 서막으로, 큐레토리얼 영상을 통해 전달한다.

나 여기 있고, 너 거기 있지?”

, 나 여기 있고, 너 거기 있지!”

 

영화 <왕의 남자>의 대사이다.
유령은 영상 에세이를 보고 있던 나를 대략 16년을 거슬러 영화<왕의 남자>의 한 장면으로 인도한다. 갑자기 웬 유령타령인가 당황스러울 듯 싶다.

 

<파라노말 오페라>의 전시 기획자 윤태균은 예술을 유령으로 정의하며, 물질적 세계에 대한 인식과 관계, 예술의 맥락과 상호작용에 대한 이야기를 전시의 서막으로, 큐레토리얼 영상을 통해 전달한다. 에세이의 내용은 예술은 항상 유령이었다는 문장으로 시작하여 물질세계의 서사와 존재인식에 대한 이야기로 흘러가는데, 오페라의 서막에 몰입하다 보니 영화의 한 대사까지 사유가 흘러간 것이다.

 


유령은 얽힌 물질과 서사의 환영적 덩어리이다.

우리는 이 덩어리들을 감각하며 우리가 필연적으로 예측할 수 없는, 작가마저 예측할 수 없었던 무수한 힘의 관계들을 파악하게 된다.

.

.

.

오직 유령의 환영이 보여주는 존재와 인식, 행위와 동기, 물질과 사유가 뒤얽힌 총체적 세계를 이미지로 이해한다.

 

-윤태균, 파라노말 오페라: 서막

/시청각적 서문을 위함-큐레토리얼

에세이의 내용 중 일부.

 

 


윤태균, 파라노말 오페라: 서막 / 시청각적 서문을 위함-큐레토리얼 에세이

 

 

작품과의 교감으로 형성되는 내적 서사와 여러 심상의 중첩에 대해 유령의 존재로서 이를 인식하며 전시를 관람하게 되는 것이 꽤 흥미로운 지점이었으며, 이 정의에 대해 꽤 진지하게 동의하게 되는데, 7명의 작가들이 소환한 유령(예술)들이 그 몰입을 이끈다. 그리고 이 글에서는 큐레토리얼 영상에서 제시하고 있는 유령과 환영, 기록과 욕망, 얽힘과 절단이라는 3개의 소제목을 따라 작품을 소개하고자 한다.

 

 


유령과 환영

 

 

라이트 테이블 위에 올려져 있는 오브제들이 눈길을 끈다. 실험실의 이미지가 떠오른다. 아직 실루엣만 느껴질 뿐 물체의 실체는 알아차리지 못했다. 형태에서 얻은 막연한 상상은 끔찍한 영화의 한 장면을 떠오르게 만든다. 더 가까이 다가간다. 이미 섬뜩한 곳으로 떠난 사유는 사물을 파악하는 능력을 잠시 상실하게 만들어 코앞에서 작품을 들여다본 후에야 사물의 실체를 알아차리게 만든다. , 식물표본이다. 실체와 환영의 경계에서 서사의 문을 열어젖히는 마법같은 힘을 느끼게 된다. 이것이 바로 그 유령이구나. 물질세계를 감각하는 방식에 대해 환영이라는 개념으로 수용해본 적은 없는데, 실재를 감각하는 인식의 오류에서 환영성을 인정하게 된다.



이지민, 미등록 신품종

 

 

 

 

기록과 욕망

 

  

세계는 나와 타인을 포함한,

모든 물질들이 수행하며 발생하는 현상들의 총체이다.

하지만 이 수행들은 항상 변하고, 새롭다.

그렇기에 우리가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 그리고 미래의 나를

같은 로 여기기 위해서는 펼쳐진 시공간에 흩어진 수행들을 기록해 하나의 총체적 의 이야기로 엮어내야 한다.

그리고, 이 기록의 실천은 주로 기억의 행위이다.

 

(중략)

 

이 얽히고 설킨 물질의 수행들과

수많은 기억들이 한 데 뒤섞인 세계에서,

우리는 어떻게 나와 내가 아닌 것들을 구분할 수 있을까?

 

-윤태균, 파라노말 오페라: 서막

/시청각적 서문을 위함-큐레토리얼

에세이의 내용 중 일부.

 

 

 

박선호, 얼룩-2(stain-2), 작품 이미지1

 

 

 

작품은 2016년의 기억에서 시작한다. 정확히는 아이클라우드의 기억이다. 화면 속 주체는 원하는 사진이 있는지 마우스 스크롤하며 기억을 찾는다. 그리고 찾아낸다. 2016413일 오후 20037초의 기록. 주체는 말한다.

 

 

끔찍하게도 정확한 기록이다.’

 

 

작품의 내용 중 화석, 오래된 엽서 이야기 등 인상 깊은 내용이 꽤 많았는데, 이 문장이 가장 뇌리에 박혔다. 끔찍하게 정확한 기록은 곧 인간 욕망의 실체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현상임을 동감하기 때문일까. 아이클라우드의 기억은 자신의 기억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내 아이클라우드에 다른 이의 기억 속 이미지가 놓여있다면, 이것은 나의 기억이 될까? 끔찍하게 정확한 기록은 절대적 사실이 아니라 결국 파라노말을 형성하고 착각을 종용하는 것은 아닐까.

 

  

박선호, 얼룩-2(stain-2), 작품 이미지2


 

영상 속 주체가 여행 중 촬영한 하늘 이미지가 보인다. 분명 타인의 기억이고 타인의 기록인데, ‘보다라는 행위를 통해 이 이미지는 나의 인지세계에 적층을 시작한다. 기억을 소유하고 기억의 주체가 되는 경계가 흐릿해진다. 마치 이 하늘을 나도 아는 것 같다. 어제 올려다 본 하늘과 닮은 듯하다. 물질세계에 일어나는 모든 객체들의 물리적 움직임이 객관적으로 지속되지 않는다는 사실 속에서 존재의 불안감을 느끼게 된다.

 

  

 

얽힘과 절단

 


 

우리가 보거나, 만지거나, 어떤 방식으로든 대상과 상호작용한다면 불확정적이던 대상이 비로소 그 상태와 위치가 확정되어진다.

이것은 대상이 원래부터 확정적으로 존재해서

우리가 볼 수 있다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대상을 봄으로써 비로소 그 대상의 존재가

고정된다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우리가 어떤 현상 안에서 감각하는 확정된 세계는

우리 인간을 포함한 모든 물질들이 서로 뒤얽히며 상호작용한 결과이다.

 

-윤태균, 파라노말 오페라: 서막

/시청각적 서문을 위함-큐레토리얼

에세이의 내용 중 일부.

 

 


최규연, twitter (), 작품의 QR코드에 접속한 화면 ()



 

지하1층의 전시 공간으로 이동하던 중 계단에서 만난 작품이다. 새로운 생물 종을 표현한 것일까 추측하던 중 QR코드를 통해 실체를 확인하게 된다. 정확히는 실체의 일부를 알게 된다. 절단되어 재현된 새의 일부는 라는 존재로 인식되지 못하다가 인식되었다가를 반복하며 인식의 경계를 오간다. 존재를 확정시키기 위한 근거 획득과 상호작용을 통한 지칭은 인식에 힘을 더하는데, 이 힘은 강하게 얽힌 듯 보이다가 때론 적나라하게 절단되기도 한다.

 

 

 

최규연, 와이파이퀸:)

 

  

스마트폰 친화적인 생활환경에서 와이파이가 갖는 위상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는 작품이다. 와이파이퀸으로 형상화된 그 위상이 과장된 듯 보이지만 과장을 뛰어넘는 사실을 결국 인정하게 된다. 왕관 끝에 빛나고 있는 작은 링은 위태롭게 보이면서도 절대 권력으로 느껴지는데, 우리가 끌려 다니거나 추앙하는 실체의 면모를 다시 생각해보게 만든다. 그리고 작가의 상상력이 실재가 되는 과정에서 물질과 비물질 얽힘이 강렬한 기억으로 남는다.

 

  

파라노말 오페라

 

 

상당히 논리적이고 과학적 근거가 탄탄한 세상 속에서 살아가는 것 같지만 사실 우리들의 시간 속에는 설명하기 어려운, 초자연적인 일들이 꽤 많이 일어난다. ‘기적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정도로 표가 나는 불가사의한 일까진 아니더라도 물질세계의 모든 상호작용은 끊임없이 변하며 새로운 것들을 계속 만들어낸다. 새로운 환영, 새로운 얽힘이 발생하고, 이를 통한 다양한 변화 속에 우린 때론 속했다가, 때론 주변으로 벗어났다가를 반복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개인의 서사 총체를 이루며, 자신의 파라노말 오페라를 만들어간다. 오늘 우리 존재는 어떻게 인식되고 있을까. 환영의 덩어리일까 아니면 분절된 실재일까. 오늘도 수많은 얽힘 속에서 살아가며 악곡을 완성한다.

 

 

전시 <파라노말 오페라>87일까지 이어진다.

 

참고링크 : http://altspaceloop.com



/ 글. 김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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