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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 세계의 무한한 매력 | ARTLECTURE

예술가 세계의 무한한 매력


/Insight/
by 안초이
예술가 세계의 무한한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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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GHLIGHT


예술을 바라보는 눈, 삶을 생각하는 마음

책은 소재입니다. <디어 리더>의 임유진 저자는 책은 나를 바꾸는 도구.”라 하였습니다. 소재가 모여 구조가 되고 구조는 요소 전체를 만듭니다. 그것들은 구절을 만들어 문장을 모으고 문단을 형성합니다.

 

소재는 육하원칙인 누가’, ‘언제’, ‘어디에서’, ‘무엇을’, ‘어떻게’, ‘?’에 따라서 달라집니다. 같은 것은 하나 없습니다. 누군가 느꼈을 그 똑같은 감정을 다른 누군가는 다르게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들은 모두 소재입니다. 본인은 본인만의 삶이 있듯 이야기를 그리는 소재를 갖고 있습니다. 이것을 표현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 그림, 영상, 대화 등 다양한 매체로 남기는지, 나의 영원한 기억 속에 남기는지. 무엇으로 남기는지는 상관없습니다. 선택한 그것은 우리의 몫입니다.

 

나의 세계는 김아타의 온에어 프로젝트로부터 영감을 받아 시작했습니다. 김아타가 가진 철학은 알게 되면 작품을 보는 내내 현황에 휩싸이게 될 것입니다. 김아타의 살아 있는 모든 것은 사라진다.’에 대한 진리는 독특한 방식으로 표현되어 자신의 것으로 흡수합니다. ‘살아 있는 모든 것은 사라진다.’라는 진리는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 볼 법합니다. 살아 있는 모든 것은 언젠가 사라지며 당연하게 가진 자연 불변의 법칙이니까 말입니다. 우리는 이 진리를 생각해볼 수는 있어도 절대로 김아타처럼 독특한 방식으로 표현할 수 없을 겁니다.

 

온에어(ON-AIR) 프로젝트 110-2 : 타임스퀘어, <'뉴욕' 시리즈>, 188x248cm, 2005 / 김아타

 


김아타의 온에어 프로젝트중 미국 뉴욕 타임스 스퀘어 거리를 보면 이 사진은 필름 한 컷에 8시간 동안 노출을 줘서 촬영한 작품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번화한 거리를 지나는 수많은 자동차와 사람들도 결국 사진 속 도로 위의 잔영처럼 한 귀퉁이로 사라져 가는 먼지 같은 존재, “종언의 허무라고 작가의 철학은 말합니다. 그는 움직이는 모든 것을 없애버리면서 개인에서부터 아울러 역사까지 중요한 가치를 표현할 수 있는 시각적 효과를 얻었습니다.

 

본명은 김석중인데 나는 너와 동등하다라는 의미를 담아 아타(我他)라는 예명을 지었다고 합니다. 1) 그의 작업은 여기서 출발합니다. 존재하고 사라지는 것들의 경계를 지워버림으로써 권력과 신화와 사상을 무효화시키는 작업입니다.

 

김아타가 서양에서 무명에 가까울 때 있었던 일입니다. 2006년 뉴욕 타임스지가 전면을 할애해 사진작가 김아타의 작품에 대한 기서를 대서특필했습니다. 2) “지극히 참신한 철학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고 2006년에는 세계 최고의 사진 미술관인 뉴욕 ICP(International Center of Photography)에서 동양인 최초로 개인전을 열었던 그가 아닙니까.3)

 

세상에는 이렇듯 작품을 잘 찍고 잘 만들어 내는 사람은 많습니다. 그들을 통해 탄생하는 작품들은 무수히 많고 지금도 탄생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작품 속에 가진 독창철학은 누구도 따라 할 수 없는 자신만의 신념입니다. 삶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에 있어 신념이 성장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합니다.

 

성장은 어릴 때만 하는 그것으로 생각해 왔는데, 성인이 된 지금의 나는, 무엇인가로부터 성장을 하지 않으면 치열한 사회 속에서 살아남기 힘들다는 것을 압니다. 사회는 지금, 신념이 아닌 껍데기를 만드는 데 혈안이 되어버렸습니다. 모두가 똑같은 방향. 개성 없는 삶은 잿빛 먹구름처럼 보입니다. 이것이 더 편하고 안정을 느끼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적어도 나는 타인들 속에서 살아남고 싶습니다. 현대사회의 사람들은 모순의 행동들이 능동적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바로 우리 사회가 만들어 낸 것이기 때문입니다. 생각해보세요. 우리는 인류 최초로 달에 발을 내디딘 닐 암스트롱을 먼저 기억하지, 두 번째로 내디딘 버즈 올드린은 잘 기억하지 못합니다.

 

영화 <4> 스틸 컷, 2015 / 정지우 감독


 

2015년에 개봉한 영화 <4> 은 천재적인 수영 재능을 가졌지만, 대회만 나갔다 하면 4등을 벗어나지 못하는 어린 준호의 이야기입니다. 1등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못하는 엄마의 닦달에 못 이겨 준호는 새로운 코치를 만나게 됩니다. 코치 광수는 엄한 체벌로 아이를 다스리는데, “맞아서라도 1등만 하면 좋겠다.”라고 말하는 엄마와 맞아서라도 1등을 꼭 해야만 하냐.”는 아이. “때리는 스승이 진짜라는 코치와 갈등 이야기를 다루면서 현대사회의 비판적인 메시지를 잘 담아내고 있습니다. 어떤 대회를 나가든 목적이 있는 시합에 나가면 누군가는 4등을 해야만 하는데 오로지 1등을 강조하는 사회를 보여줍니다. 1등 아닌 다른 등수는 박수조차 남의 일이라고 생각하게 만들고 1등이 최고라고 말하는 우리 사회의 시스템 오류입니다. 옆에 있는 아이를 짓밟아 올라가야 하고, 공부를 못하는 아이는 이상한 취급하는 이 현실에서 그렇게 옆의 친구가 아픈지, 행복한지 모른 채 살아가도록 가르치고 있는 것이 문제입니다. 이것은 가공된 절박함이 만들어 낸 현대 시대의 비극이기도 합니다.

 

삶의 결정적 주체는 코치도 아니고 엄마도 아닌 오롯이 자신의 의지입니다. 지식은 넘치고 지혜는 부족한 오늘의 세태에서 올바른 마음을 깨달아 삶의 주체를 바로 자신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자신의 주체가 되기 위해선 누구의 강요도 아닌 스스로 하고자 하는 열정을 깨달았을 때, 힘들기만 했던 그 순간들이 즐거워질 것이고 다르게 느껴지기 시작할 것입니다.

 

이제야 나 자신만큼은 순위가 인생에 크게 중요치 않다고 깨달았습니다.


이야기하는 것은 목적이 있는 행위가 아니라 신념 키우기인 것입니다. 하지만 이 행위는 아무나 선뜻 쉽게 할 수 없는 특별함으로 여겨집니다. 사진가만 사진을 찍어야 하고 미술가만 그림을 그려야 하는가요. 진정 정통한 자들만 행해야 하나요? 예술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들을 실천해 내는 것입니다.

 

사진을 찍고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운동을 하고 이야기를 만든다는 것. 자신의 한 번뿐인 인생을 살면서 해보고자 하는 그 행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예술가의 구분은 애매합니다. 다양한 창조 활동을 하는 이들을 '예술가'라고 부릅니다. 주변에서 매력적이거나 독특한 사람을 가리키며 말하는 모습을 접하기도 했고요. 예술가는 예술 활동, 곧 예술 작품을 창작하거나 표현하는 것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이지요. 예술은 창작, 표현하는 방식에 있어 기준점 즉, 제도가 구분되어 있지 않아 명확하게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예술을 평가하기에 모호해지는 것입니다. 예술가의 경계는 어디까지인지 알 방법이 없습니다. 어떤 작가를 파악하고자 할 때 그의 신념, 의도, 철학 등을 인터뷰로 읽거나 따로 찾아보지 않으면 파악하기 어렵다고 느껴졌습니다.

 

57회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간판


 

나도 그런 경험이 있었는데, 아르코 미술관에서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귀국 보고 전>을 개최했을 때였습니다.

 


<생각하는 사람>, 1996 / 코디 최 | 사진 오병돈 프리랜서

 


여러 작품을 둘러보다 내 눈에 들어온 코디 최 작가의 <생각하는 사람>은 왜 핑크빛으로 표현되어 있는가? 도무지 알 수 없기에 그냥 집에 돌아왔고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작품이 의도하는 것은 무엇인지, 작가가 그 당시 겪었던 상황 또는 환경은 어떠했을지. 코디 최의 <생각하는 사람>은 조각상이 거친 표면을 가진 핫 핑크였습니다. 조각상이 '핫 핑크'인 작품을 본 적이 없었기에 전시장에서 틔었고 실제로 작품을 감상하면 '형광' 핑크인지라 광휘 했습니다. 또한, 작품 하단 부에는 상()을 위한 구멍이 있는데, 이 구멍 속은 그저 어두 캄캄하기만 했습니다. 혼자 이것저것 생각해보다가 해석이 산으로 가버렸음을 인정했을 때 결국 노트북을 켜고 작품 해석을 찾아보았습니다.

 

한국 출신4) 코디 최는 22살 때 미국에 이민하였습니다. 조각상 색이 그 '모양'인 것은 작가가 자주 먹었던 소화제 펩토 비즈몰(Pepto-bismol)의 색이라고 합니다. 미국에선 국민 위장약으로 불릴 만큼 아주 흔한 약이라고 합니다. 낯선 미국 문화를 접해야 했던 작가도 위장약을 자주 먹었겠지요. <생각하는 사람>을 계속 보고 있노라면 로댕이 필연적으로 떠오르겠지만5) '변기에 앉은 사람'도 연상시킵니다. 재료의 독특함을 드러내면서 서양미술사의 권위적 작품을 재치 있게 표현한 것입니다. 이 매력적인 작품을 보세요. 작가의 개성, 정체성, 다양성이 담겨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것들을 되찾는 작업을 하는 작가는 수두룩합니다. 코디 최, 그는 제57회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대표로 선정되었고, 비엔날레를 무사히 마치고 돌아와 한국에서 귀국 보고 전을 연 것입니다.6) 작품을 찾아보기 전 코디 최의 <생각하는 사람>은 그저 '핫 핑크'에 불과한 난해한 작품에 불과했습니다. 작가의 의도를 훑어보니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예술가 세계가 흥미롭고 매력인 것은 다들 아는 사실일 것입니다. 그들의 세계는 독창적이기도 하지만 파괴적이기도 합니다. 물감을 뿌리고(잭슨 폴록), 캔버스를 찢고(이임춘), 피아노를 부수고(백남준), 죽은 동물을 포르말린에 집어넣고(데미안 허스트), 생리대에 그림을 그려 전시하고(박윤영).

 

세기가 지날수록 그들은 담대해져 가고 틀을 깨부수기 시작합니다. 예술가들은 그 세계를 영화로도 담아 영원히 회자할 수 있도록,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릴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합니다.

 

영화 <세라핀> 스틸 컷, 2008 / 마르탱 프로보스트 감독


 

영화를 통해 이름을 알게 된 '세라핀'. <세라핀>은 여류화가 세라핀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영화인데, 남의 집 허드렛일을 하면서 받은 품삯으로 근근이 생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세라핀은 땔감과 집세 낼 돈마저도 탈탈 털어 그림 재료를 사들입니다. 들꽃이나 풀, 심지어는 교회의 촛농까지 훔쳐다가 염료를 채취해 자신만의 색을 만들어 그림을 그리기 시작합니다. 그녀는 변변한 붓 하나 없이 캔버스에 손가락으로 그림을 그리기도 했습니다. 1912년 빌헬름 우데7)가 그녀의 그림을 보게 되면서 천부적인 재능을 후원하기에 이릅니다.

 

그 후 빛을 보게 된 세라핀은 점차 광기로 변해만 가는데요. 세라핀은 예쁘지 않습니다. 남자처럼 큰 덩치와 손톱에 낀 검은 때, 상투처럼 아무렇지 않게 틀어 올린 머리칼, 맨발로 청소를 하거나 강가에서 빨래를 해주고 동전을 받습니다. 늘 들고 다니는 등나무 바구니에는 언제나 우산이 놓였습니다. 영화 내내 비는 내리지 않았지만, 우산은 끝내 사용되지 않았습니다. 이 장면을 보면서 에릭 사티처럼 그녀도 우산을 좋아하는 걸까? 싶었습니다. 왜일까? 고대 그리스와 로마에서의 '우산'은 나약한 사람이 사용하는 것으로 간주하였다고 합니다. 8) 신의 부르심을 받았다고 착각하는 세라핀의 나약하고 불안정한 심리를 우산이라는 소재에 담아낸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영화는 손에 닿을 듯 말 듯 펼쳐진 들녘과 울창한 숲, 가로수를 흔드는 바람, 극 중반부터 하나씩 드러나는 그녀의 독특한 색채감이 깃든 그림들을 보는 데 행복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하찮은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준 그녀. 의자를 들고 천천히 언덕에 올라 나무 아래에 앉았습니다. 마지막 롱 테이크 신에서 바람 소리처럼 그녀의 말이 들려옵니다.


 

<잎사귀 다발> 1929-1930 / 세라핀 루이



슬플 때면 시골길을 걸어요.

그리고 나무를 만지죠.

, 꽃들, 벌레들에게 말을 걸어요.

그러다 보면 슬픔이 가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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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출처 : https://news.joins.com/article/4484916

2)출처 : https://www.nytimes.com/2006/07/12/arts/design/12atta.html

3)참고 : https://www.icp.org/exhibitions/atta-kim-on-air

4)참고 : 한국계 미국인

5)참고 : 로댕 <생각하는 사람>의 패러디 작품

6)참고 : http://monthly.chosun.com/client/news/viw.asp?ctcd=F&nNewsNumb=201703100064

7)빌헬름 우데(1874~1947) | 파블로 피카소의 그림을 처음 구매하고 앙리 루소의 첫 개인전을 준비할 만큼 심미안을 가진 독일인 미술평론가이자 화상.

8)출처 :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3439597&cid=58470&categoryId=584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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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안초이_철학, 예술, 문화에 관심이 있습니다. 살아있는 모든 것은 언젠가 사라지기 마련입니다. 나는 내가 사라지기 전에 사고(思考)를 행위(行爲)하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