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이 순환하듯 작업실 안에서 캔버스를 뒤집고 회전시킨다. 화면은 이어지기도 하고, 붙었다가 이내 떨어진다. 끊임없이 회전하는 캔버스의 경계가 맞닿을 때마다 색들이 충돌한다. 구상은 추상이 되고, 인간도 동물도 아닌 낯선 존재들이 자리를 잡는다.
나는 이 존재들과, 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을 안다. 그림 속 눈동자는 분명 무언가를 목격한 눈이다. 놀람일까, 공포일까, 아니면 새로운 세계를 마주한 순간의 흥분일까. 작게 축소된 동공과 확장된 눈꺼풀은 경직되어 있지만, 입매에는 기쁨도 흥분도 없이 그저 묵묵한 무표정만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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