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예뻐 보이기 위해 피는 꽃은 없다. 꽃은 그저 존재하기 위해 핀다. 제 몸을 밀어 올려 피어나는 행위는 타인을 위한 장식이 아닌 자신으로서 온전해지려는 본능에 가깝다. 꽃이 아름다워 보이는 것은 그것을 바라보는 이들의 시선에 의한 것일 뿐, 정작 꽃은 누군가의 감상에 크게 관심이 없을지도 모른다.
전시 《피우다》는 꽃을 익숙한 미학의 틀에서 벗어나 바라보려는 시도에서 출발한다. 9명의 작가는 꽃을 단순한 감상의 대상으로 소비하기보다 상상과 현실 사이에서 새롭게 피어나는 이미지로 다룬다. 이들에게 개화(開花)는 꽃잎이 열리는 장면을 넘어 감각과 의미가 새롭게 형성되는 순간에 가깝다. 꽃은 뚜렷한 용도를 지니지 않지만 바로 그 무용의 상태 속에서 예술적 가치를 드러낸다. 작가의 손끝에서 만들어진 꽃은 우리를 주체적인 시선으로 머물게 하며, 꽃이라는 이미지에 비친 우리의 내밀한 욕망과 존재의 가시성을 다시 바라보게 한다. 고요하고도 뜨거운 개화의 장면 속에서 익숙한 아름다움의 의미가 새롭게 드러난다. / ps center
참여 작가: 금소현, 김대욱, 김준수, 김한나, 리리리박유아, 박지현, 서예원, 이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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