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11. 21 (화) - 12.20 (토)
이광의 회화는 상처로부터 피어난 기도의 형상이다.
그녀는 어린 시절, 폭력적인 아버지와 무력한 어머니 사이에서 “어머니를 구원하고 싶은” 간절한 마음을 품었다.
그 마음속에서 태어난 존재가 바로 호랑이였다 — 강하고 두렵지만 동시에 자비로운
존재. 세상의 어둠을 삼켜 빛으로 되돌리는 존재였다.
이광에게 호랑이는 단순한 동물이 아니라, 상처 받은 어린 소녀의 내면이 만들어낸 신적 자아,
즉 세상을 바꾸고자 한 영혼의 또 다른 이름이다.
고등학교 시절, 절망 속에서 삶을 포기하려 했던 그 밤,
산 등성이 하늘에 쏟아지던 별빛의 환영은 훗날 그녀의 회화 속 ‘신적 빛의 원형’이 되었다.
그 순간부터 그녀의 길은 명확해졌다 —
죽음에서 예술로, 절망에서 구원으로 나아가는 여정.
홍익대학교 서양학과를
졸업하고,
그녀는 비행기표 한 장만 들고 독일로 향했다.
한국의 젊은 여성 화가는 뒤셀도르프 쿤스트아카데미의 문을 두드리며 “제자로 받아 달라.”고 간절히 외쳤고,
그 폭발적인
열정과 광기 어린 몰입은 결국스승이 된 마르쿠스 뤼페츠(Markus Lüpertz)의 마음을 움직였고,
그녀는 독일 신표현주의의 수제자, 마이스터슐러(Meisterschülerin)가 되었다.
뤼페츠에게서 배운 것은
단순한 기법이 아니라,
존재의 근원을 폭로하는 붓질의 힘이었다.
그녀는 붓을 휘두르며 자신의 상처를 긋고,
그 상처 속에서 새로운 영혼의 빛을 길어 올렸다.
이광의 여정은 서구의
모방으로 멈추지 않았다.
그녀는 이제 ‘한국적 신표현주의’,
즉 샤머니즘의 영성, 불교적 공(空)의 사유,
그리고 설화 속 호랑이 여인의 서사를 통해 새로운 미학을 세운다.
그녀의 그림 속 호랑이는
신화적 존재이자,
세상의 약한 자들을 지키려는 자기 자신이며,
한 인간이 스스로를 구원하고자 하는 예술적 삼매(三昧,
Samadhi)의 화신이다.
그 화폭에는 피와 기도, 불빛과 별, 그리고
사랑이 겹겹이 쌓여 있다.
그녀의 예술은 고통의
기억으로부터 피어난 구원의 서사이자,
자기 자신을 치유하고 세상을 다시 품고자 하는 한 여성의 기록이다.
《우주호랑이 — 호랑이 여자로 산다는 것은》은
절망을 건너 희망을 새긴 존재의 연대기이며,
인간이 끝내 스스로를 구원하고자 한 영혼의 회화적 기록이다.
갤러리마리 www.gallerymarie.org
화-토 11:00-19:00 (일-월요일 휴무)
서울 종로구 경희궁1길 35 마리빌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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