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전시는 현실을 하나의 고정값이 아니라 변위 가능한 연속체로 체감한다. ‘집’은 보호의 은유가 아니라 체계와 체계가 접히고 펼쳐지는 배선의 구조로 이해된다. 전시는 의미를 완결된 결과로 제시하기보다, 접힘과 전이의 조작이 만들어내는 흐름을 드러낸다. 같은 데이터가 다른 규칙에 접속될 때 하나의 신호는 여러 현실 모델을 발생시키며, 익숙한 감각은 낯설게 전환된다. 관객은 작품을 ‘보는’ 대신 구조적 환각을 통과하며, 이미 결정된 배열을 따라가되 그것이 달리 작동할 수 있었던 가능성의 체계를 함께 호출한다. 이것이 전시가 유도하는 역현실화(counter-actualization)의 장치다. 매끈한 인터페이스 대신, 생각은 노출된 배선으로 나타난다. 본 전시는 캔 파운데이션 CPR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조형·공간·사운드가 서로의 규칙을 교차 참조하며 하나의 대안적 장(field)을 형성하는 실험을 제안한다. 최소한의 지시로 최대한의 변화를 유도하는 구성은, 관객의 경험 자체를 또 하나의 ‘접힘’으로 만든다.
기획: 윤태균
참여 작가: 최보련, 이호수, 유아연
오디오 테크니션: 서민우
사운드: Marina, chedpahc, 최혁
포스터: 윤태균
주관: 캔 파운데이션
☆Don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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