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8. 22 (금) - 10.3 (금)
늦여름의 빛이 부드럽게 스며드는 계절, 갤러리마리에서
이이수 개인전 《다정한 침묵》이 8월 22일부터 열린다.
도심 속 경희궁길에 자리한 갤러리마리는 이번 전시를 통해 분주한 일상 속에서도 잠시 걸음을 멈추고, 서로의 존재를 바라보며 말없는 온기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한다.
정마리 대표(갤러리마리 대표)의 기획으로 이루어진 이번 전시는 우리가 무심히 지나쳐온 다정한 순간들을 다시금 불러내며, 관람자에게 고요하지만 깊은 사유의 장을 선사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시간 속에는, 말없이도 깊이 이어지는 일상의 순간들이 있다. 누군가와 나란히 앉아 있는 조용한 시간, 가만히 건네는 시선, 강아지의 털을 천천히 쓰다듬는 손끝의 부드러운 감촉. 이런 장면들은 흔히 지나쳐 버리지만, 마음속 깊이 머무른다. 이이수의 그림은 바로 그 미세한 틈을 붙잡고 포착한다. 화려하거나 극적인 사건이 아닌, 일상 속에 숨은 온기와 관계의 숨결을 색과 형태로 풀어낸다.
이이수의 작품에는 단순함과 비움, 그리고 자연스러운 어설픔이 배어 있다. 비우고 덜어내며, 남은 색과 형태가 스스로 울림을 가질 때까지 시간을 들인다. 한 번 칠한 듯 보이는 색도 여러 겹의 붓질을 거쳐 깊이있는 레이어를 만든다. 얻는다. 그 안에는 감정의 결과 빛깔이 농축되어 있다. 차가움과 따뜻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색채는, 말로 다 담을 수 없는 마음의 질감을 불러낸다.
작품 속 인물들의 뒷모습은 우리가 스스로 볼 수 없는, 타인의 시선 속에서만 드러나는 본질적 순간이다. 그 솔직함 속에서 사람과 사람을 잇는 힘이 생겨나며, 관람자는 작품과 마주하며 자신의 기억 속 관계를 떠올리게 된다. 그리고 그 함께였던 시간을 떠올리며 우리는 누군가와 함께였다는 감각을 되새긴다.
이이수의 그림은 사적인 경험에서 출발하지만, 화면 위에서 관람자의 기억과 만나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작가의 순간이 우리의 경험과 포개질 때, 작품은 숨을 쉬고 살아난다. 그렇게 완성된 장면들은 마음속에 오래 머무는 ‘다정한 침묵’으로, 말이 사라진 자리에서 더 깊이 전해지는 감정을 선물한다.
전시장을 찾아 이이수의 다정한 순간들을 마주해보길 바란다.
화면 속 고요한 울림 속에서, 마음속 기억과 감정을 살짝 들여다보는 시간이 될 것이다.
갤러리마리 www.gallerymarie.org
화-토 11:00-19:00 (일-월요일 휴무)
서울 종로구 경희궁1길 35 마리빌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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