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드 레터 오피스 Dead Letter Office»는 수신처에 도달하지 못한 편지들이 잠들어 있는 보관소에서 착안하여, 사라졌다고 여겨진 기억과 장면들이 다시 떠오르는 공간을 상상합니다.
전시는 자전적 경험을 바탕으로 한 허구의 이야기로 구성됩니다. ‘나’는 죽은 엄마가 남긴 유품인 사진 속 인물을 찾아가면서 반복적으로 ‘나’와 마주칩니다. 텍스트는 이미지와 어긋나거나 연결되기도 하면서 시각적인 움직임과 의미를 만들어냅니다. 함께 펼쳐지는 이미지는 구례 화엄사, 속초 영랑호, 마드리드 기차역, 베를린 미술관 등 다양한 장소에서 촬영한 것들입니다. 이 이미지들은 원래의 공간과 시간적인 맥락에서 분리되고 전시장 곳곳에서 흔적, 몽타주, 데자뷰, 잔해로서 나열됩니다.
우리는 사라진 것들을 붙잡으려 하지만 그러한 순간에도 그것들은 끊임없이 흔들리고 변화합니다. 지도 위에 존재하는 저수지 바닥에는 마을이 잠겨 있고, 남겨진 사진은 포착한 대상과는 다른 의미로 변주됩니다. 작품은 이미지와 텍스트의 경계를 유령처럼 오가며 현실과 환상, 실재와 부재의 순간에 머무르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데드 레터 오피스’는 목적지에 도착하지 못한 우편물이 잠들어 있는 곳이 아닌 깨어나는 공간이 됩니다. 전시장에 들러 «데드 레터 오피스 Dead Letter Office»의 순간을 함께 나눠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17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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