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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it Cursor 웨이트 커서 | ARTLECTURE
  • Wait Cursor 웨이트 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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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알지 못한 채 그 무엇도 할 수 없는 시계가 있다. 그저 영원히 시간이 흘러갈 따름이라고 말하는 시계. 끝없는 의심과 기다림의 시계.

아주 오래전, 무한을 명명하기 위해 우주 전체를 채울 모래알의 수를 헤아리려는 한 수학자가 있었다. 그리고 무한함을 인간이 인지할 수 있는 영역으로 언어화하는 시도는 과학과 기술의 논리가 진리로 여겨지는 오늘날까지도 여전한 듯 보인다. 그러나 모래는 항상 손 틈으로, 호리병의 작은 구멍으로 흐르며 늘 시간 아래 새어 나가기 마련이다.

우주를 채우려던 모래알은 자신보다 잘게 부서진 채 한낱 티끌 혹은 먼지가 되고, 우리에게 가까워질수록 빛을 내며 금세 타버리는 별똥별이 된다. 미처 기다릴 수조차 없을 정도로 흩어지는 모래알처럼 화면 속 모래시계는 시계 방향으로 돌아가는 빛의 고리가 되어 기억의 섬광 속으로 사라지고, 하염없이 기다리다 기다리길 잊을 만큼 사람들은 더 이상 밤하늘의 별똥별에 소원을 빌지 않는다. 그럼에도 여전히 우주에는 유성이 될 모래알들이, 시간 속에 흘러넘치는 모래알들이 무수히 떠돌고 있다. 기다림은 아무것도 기다리지 않을 때, 심지어 기다림의 종결마저도 기다리지 않을 때 시작된다는 말처럼 별똥별은 망각될지라도 애초부터 그것의 잠재태는 항상 우리의 신체와 마찰을 일으킬 것이다.

작가들은 종료될 수 없는 기다림을 실행하려 한다. 이미 멈춰버린 각자만의 창을 내다보며 어찌 할 수 없으나 다른 창을 열어보기도, 조심스레 우연히 다가올 외부의 사건을 기다리기도 한다. 다만 그들은 절대로 창밖의 세계를 닫지 않는다. 밤이든 낮이든, 하늘과 땅에 언제나 시간 틈에 흘러나온 모래를 마주칠 수 있듯이 떨어지는 별에 소원을 빌지 않고도 모든 모래알에 염원을 담는다. 이젠 우주를 채우려 모래알을 세지 않는다. 그저 우주를 능가하는 질량으로 새어 나가는 눈앞의 모래알을 무한히 세어가길 지속한다. 셀 수 없이 모래알을 세는 동안 어쩌면 모래알은 이미 별보다 눈부시게 반짝이고 있지 않을까. (글: 이승현)


기획: 김하린, 남해든, 이승현, 장예진
참여 작가: 김영주, 김하린, 남해든, 박유나, 엄일영, 오페라당구클럽, 이승현, 장연우, 장예진, 정빈, 조은현, 하나, 황유진
디자인: 길효주, 장예진
장소 및 공간 협력: 문래예술공장
인스타그램 및 정보: @wait.cursor

  Accepted  2025-02-13 10:16

*This program is subject to change by the Organizer's reasons, so please refer to the website or the Organizer's notice for more information.
All images/words © the artist(s) and organiza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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