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이다. 야간 층간소음이라 부를 수 있는 데시벨(db) 치수이다. 그리고 층간소음을 없앨 수 있는 건축의 벽과 바닥 두께(cm)이다. 답은 정해져 있다. 정확히 50일 필요는 없지만, 이 숫자에 가까울수록 우리는 소음과 멀어질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사실 불가능에 가깝다. 기침만 해도 데시벨 측정기는 50db를 넘어버리기 때문에 조각을 하는 나에게 소음 없이 조용한 작업을 한다는 건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벽과 바닥 또한 50cm는 고사하고 요즘 건물들은 20cm가 안 되기도 한다. (심지어는 철골이 빠지기도 한다.)이렇게 50은 답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문제이기도 하다.
우연히도 이곳, 영주 아파트가 지어진 지 몇 해 전 50년이 넘었다고 한다. 50년이 넘는 시간 동안 50cm가 안 되는 두께를 두고 50db 이상의 소리가 오갔을 것이며, 그로 인해 꽤 소란스럽고 치열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내가 고민하는 50의 기준이 공존하는 이곳을 보니, 어쩌면 50에 가까워지는 것이 불가능 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50에 가까울 수 있도록 조용히 그리고 두텁게 조각을 하고자 했다. / 영주맨션
☆Donation:
Gui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