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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을 감상하는 사람도 창작자 | ARTLECTURE

작품을 감상하는 사람도 창작자

-번역학으로 바라본 예술 – 2편-

/Insight/
by 학연
Tag : #해석, #감상, #비평
작품을 감상하는 사람도 창작자
-번역학으로 바라본 예술 – 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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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GHLIGHT


번역학으로 바라본 예술 1편 <작품을 설명하는 글은 왜 어려울까?>에서는 작품 해설이나 설명문 등을 번역학적 관점에서 분석해보고 해석이나 감상에는 모범 답안이 없다는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이제 2편에서는 작품을 감상하고 받아들이는 것에 대해 번역학적으로 해석해보겠습니다.

비평의 관점

 

미술 비평의 관점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크게 세 가지 관점으로 나눕니다. 형식주의, 맥락주의, 인상주의적 비평이 바로 그것입니다. 형식주의적 비평은 작품 자체에 집중하는 관점이며, 작품에서 드러나는 시각적 요소들이나 작품에 사용된 기법을 중심으로 감상합니다. 맥락주의적 비평은 작품 주변의 이야기를 토대로 작품을 해석합니다. 작품의 시공간적 맥락, 작가의 생애와 배경, 작가와 비슷한 시기에 활동한 다른 예술가들의 작품 또는 그 시대의 예술 흐름 등 여러 가지 요소를 고려하여 감상(해석)하는 방법입니다. 인상주의적 비평에서는 작품을 감상하는 사람, 즉 감상자 스스로가 생각하고 느끼는 것이 중요합니다. 감상자의 주관적 해석과 인상이 주요한 내용이 됩니다.

 



 

여러분은 어떤 관점에서 작품을 해석하는 것을 좋아하시나요? 사실 작품의 해석에 있어서는 하나의 관점으로 치중하기보다 이 세 가지 관점이 적절한 조화를 이루는 것이 좋습니다. 어떤 경우에 작품을 감상함에 있어 한 가지 관점에만 집중한다면 놓치는 부분이 생길 수 있습니다.

 

맥락주의적 관점으로만 작품을 바라본다면 예술을 한 사람의 자기표현 수단으로써 이해하는 것에 국한되기 쉬운데요, 이런 해석이 모범적인 해석으로 생각된다면 조금 아쉽습니다. 모든 작품의 뿌리에는 작가의 삶이 있기에 작가가 가진 배경이 그의 작품 세계를 만든 것은 당연하겠지만, ‘어떠한 경험이 어떠한 작품을 하게 했다라고 이해하는 것에서 끝나기보다는 작품이 앞으로 우리에게 가져다줄 무언가, 즉 의의에 대해서도 중요하게 해석된다면 좋겠습니다. 특히 소수자, 이주자 등 비교적 더 두드러지기 쉬운 배경을 가진 예술가와 그들의 작품이 이런 관점에서만 주로 받아들여지는 경향이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1편에서 서술했던, 벤야민이 말하는 번역의 과제란 ‘원작을 번역자의 언어에서 재창작하는 것이라는 내용을 기억하시나요? 이 아이디어는 이후 많은 철학자와 번역학자들이 인용하게 됩니다.

 

 

창작과 감상의 과정

모든 예술의 근간이 되며 예술이 전달하고자 하는 어떠한 본질이 있다고 가정할 때, 작품은 어떻게 만들어지며 어떻게 해석될까요?

 


Vassily Kandinsky, Environment, 1936

 


예술에서 일어나는 창작과 감상의 과정을 벤야민의 번역 이론으로 해석해볼까요? 자연적으로 존재하던 본질을 예술가가 작품으로 재구성하고 감상자가 그것을 해체해서 원래의 본질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예술가가 본질을 자기 관점에서 보고 만든’ 작품을 감상자가 나름대로 받아들여서 자신의 이야기를 다시 만들어내는 것이 바로 예술 작품 감상이 될 수 있겠습니다.

 

사람들은 작품을 감상하며 생략된 곳, 빈 공간, 가려진 것은 각자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상상의 모습으로 채워 넣어 완성합니다. 더 추상적인 예술일수록 상상의 여지도 커지겠죠. 각자가 작품을 좋아하는 이유는 아마 이 작은 틈에 있을 가능성이 높을 겁니다. 그게 작가가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말이지요. 이렇게 예술이나 세상에서, 사람들 간의 소통에 있어서 오해와 오역이 생기는 것은 자연스럽고 당연합니다.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것은 이런 예측 불가능한 지점들입니다.

 

그렇기에 이 상징과 기호 사이사이의 작은 공간들을 균열로 간주하여 메우려 하는 것은 불가능한 시도일지도 모릅니다. 애초에 소통에서 무언가 오류나 변형 없이 온전하게 전달할 수는 없겠지요. 예술은 더더욱 그렇습니다.

 

작품이나 작품을 설명하는 글에서 생기는 지점들을 흥미롭게 바라보며 여러분 나름의 작품을 여러분 안에서 재창작한다면 더 즐겁게 예술을 감상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1편 보기


참고 자료

발터 벤야민(2008), 『언어 일반과 인간의 언어에 대하여 번역자의 과제 외』, (최성만 번역), 도서출판 길

길다 윌리엄스(2016), 『현대미술 글쓰기』, (김효정 번역), 안그라픽스

샤를 르 블랑(2016), 『헤르메스 콤플렉스』, (손주경 번역), 고려대학교출판문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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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학연_예술과 사람과 세상에 진심을 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