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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락을 다루는 작가, 카린 산더 | ARTLECTURE

맥락을 다루는 작가, 카린 산더

-Karin Sander-

/People & Artist/
by 학연
맥락을 다루는 작가, 카린 산더
-Karin San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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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GHLIGHT


카린 산더는 독일 출생으로 미국과 스위스 등 다양한 국가에서 활동하며 주 매체를 꼽기 어려울 정도로 회화부터 조각, 설치, 건축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다. 그는 최근 막을 내린 제18회 베니스 건축 비엔날레에서 스위스관 전시를 공동 기획하기도 했다.

동시대 예술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맥락이 아닐까. 어떤 대상이 지닌 사회적, 역사적, 제도적, 물리적 맥락을 뒤집거나 대상이 거쳐온 여정을 다양한 형태로 기록해 보여주어 그 안의 중요한 무언가를 드러내는 작업을 하는 작가, 카린 산더(Karin Sander)를 소개한다.

 

카린 산더는 독일 출생으로 미국과 스위스 등 다양한 국가에서 활동하며 주 매체를 꼽기 어려울 정도로 회화부터 조각, 설치, 건축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다. 그는 최근 막을 내린 제18회 베니스 건축 비엔날레에서 스위스관 전시를 공동 기획하기도 했다. ‘미래의 실험실을 주제로 진행된 이번 비엔날레는 여타의 미술 전시처럼, 이전보다 더 실험적이고 개념적으로 변했다. 정치적, 환경적 맥락에서 지속 가능한 건축을 위해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작품들로 구성되었다.

 



Floor Plan Configuration, 2023

출처: https://www.karinsander.de

 


카린 산더와 필립 우어스르풍이 공동 기획한 스위스관은 베네수엘라관과 벽 하나를 공유하며 이웃해 있다. 비엔날레가 진행되는 지아디니에 있는 건물들 가운데 스위스관과 베네수엘라관만이 직접 붙어 있었다. 이번 비엔날레에서는 이들의 구역을 나누던 담장을 허물고 새로운 공간적인 연결성을 만들어내며 동선이 자유롭게 이어지도록 하는 이웃프로젝트를 선보였다. 그리고 스위스관 내부에는 카린 산더의 작품 <Floor Plan Configuration, 2023>이 바닥에 설치되었는데, 이것은 담장이 허물어진 두 국가관의 평면도가 그려진 카펫이다. 국가관을 설계한 건축가들의 원본 드로잉을 토대로 만들어 담장을 경계로 나뉘어 있던 두 국가관이 일부 구역을 공유하며 연결된 역사를 그대로 드러낸다.

 


출처: https://www.karinsander.de

 


이번 작품은 그간 카린 산더가 공간과 개념을 연구한 것이 정치적 이슈에 있어서의 동시대적 발상과 맞닿아 완성되었다고 볼 수 있다. 2020년 작품인 <Floor Plan 1:3>에서도 이런 내용에 대한 그의 관심을 확인할 수 있다. 비엔날레에 전시된 작품과 마찬가지로 이 작품이 설치되는 미술관 공간의 평면도를 축소하여 카펫으로 만든 것이다.

 

예술 작품은 그것이 위치하는 공간의 물리적 속성이나 역사적 속성, 그리고 시대적 맥락, 관람객과 언제나 상호작용하게 된다. 이 작품이 관람객들의 발 아래에 위치하며 그것이 위치한 공간 그 자체의 숨겨진 구조들을 보여준다면 어떤 새로운 맥락을 만들어내는지 실험하는 작품이다.

 


Wall Pieces, 1986-2023

출처: https://www.karinsander.de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Wall Pieces>는 전시 공간 벽의 일부를 광택이 날 때까지 사포로 아주 정교하게 갈아낸 작품이다. 일반적인 회화는 캔버스에 물감을 비롯한 재료를 칠하거나 덧붙여 만들고 벽에 걸어 전시된다면, 이 작품은 벽에 있던 재료를 제거하여 만들어진다. 주변과 두께의 차이가 거의 없지만 광택이 나고 심지어는 반사가 될 정도로 매끄럽게 연마되어 있기에 이 작품은 자신이 설치된 공간과 건축적 요소들, 그리고 공간 안에서 시시각각 변하는 관람객이나 빛과 그림자 등을 모두 포용하게 된다.

 


Core Drillings, 2011

출처: https://www.karinsander.de

 



전시 공간 안에 쓰레기가 가득하다. 이것들은 전시 공간의 바로 위층에 있는 미술관 관리 사무실 직원들이 버리는 폐지들이다. 사무실에서 폐지를 버리는 쓰레기통이 있던 자리에 구멍을 뚫어 사무실의 직원들이 쓰레기통에 폐지를 버리면 전시실로 떨어지도록 한 것이다.

이 오브제들은 바닥 아래로버려짐과 동시에 천장 위에서나와 작품이 된다. 대상의 위치를 변형시키고 움직임을 갖도록 함으로써 맥락을 완전히 뒤집어버린 한 예시다. 게다가 작품이 된 이 쓰레기들은 한때 이 전시회가 진행되는 데 필요한 정보들을 담은 문서였다.

 



Patina Paintings, 2002-2020

출처: https://www.karinsander.de

 


흰 캔버스를 야외 공간에 걸어두고 시간이 지나면 캔버스에 흔적들이 남는다. <Patina Paintings>는 이것을 그대로 미술관에 옮겨온 작품이다. 캔버스가 얼마간 지낸 장소가 어디였냐에 따라, 그곳의 온도와 습도, 날씨, 햇빛이 어땠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의 작품이 된다.

 


Karin Sander, 2002

출처: https://www.karinsander.de

 


자신의 이름을 제목으로 한 작품 <Karin Sander>는 카린 산더가 자신과 동명이인인 사람들의 사진을 모은 것이다. 독일, 스위스, 오스트리아의 전화번호부에서 ‘Karin Sander’라는 이름을 찾아 그들의 사진을 요청했다. 같은 이름을 가지고 있지만 각기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카린 산더들이 모여 재미있는 맥락을 구성한다.

 

현대 미술 전시회에 가서 작품을 감상하다 있어 보이게말하려면, “이것 참 개념적이군요.” 라고 말하라는 농담도 있더라. 그만큼 동시대의 예술 작품 중에 개념적이지 않은 작품은 없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개념적이다라는 것이 무슨 뜻일까? 꽤나 빈번히 난해하다의 동의어처럼 쓰이고 있지만 두 단어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예술과 공간에 대한 기발한 발상을 자신만의 독특한 유머로 풀어내고 있는 카린 산더의 작품을 본다면, 개념적인 작품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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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https://www.karinsander.de

https://www.estherschipper.com/artists/49-karin-san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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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학연_예술과 사람과 세상에 진심을 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