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ksandra Waliszewska, 4/8/22 (이미지 작가 인스타그램 페이지)
슬픈 듯한 표정으로 중세 기타를 치고 있는 인물이 보인다. 그의 주변에는 해골들과 그림자 속에서 부릅뜬 눈들과 정체를 알 수 없는 인물들이 보인다. 마치 구슬픈 노래를 부르며 기억을 떠올리는 것 같기도 하며, 한편으로는 노래에 맺힌 감정에 의해 악령들이 나타난 것 같기도 하다. 무제의 이 그림은 폴란드 작가 알렉산드라 발리셰프스카의 수많은 과슈 일러스트 중 하나이다. 알렉산드라 발리셰프스카는 1976년생으로 폴란드 바르샤뱌 출신이다. 작가는 중세시대 미술을 연상케 하는 이미지와 음울한 작업관을 보여준다. 발리셰프스카의 집안은 여성 아티스트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작가의 할머니는 동물 동상을 만드는 조각가였고, 작가의 어머니 또한 조각가이자 화가였다. 두 여인은 자유로운 예술활동과 더불어 전통적인 아내의 역할을 거부하며 살았고, 이들의 삶은 작가에게도 영향을 주었다. 1986년 열살이던 발리셰프스카는 첫 작품을 팔았고, 이후 독학으로 그림을 배우며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와 같은 중세 유럽 작가들의 작품을 공부했다.
Aleksandra Waliszewska, 30/8/2020 (이미지 작가 인스타그램 페이지)
작가의 화풍과 주제는 초기 르네상스, 고딕 시대의 유럽의 작품들과 같이 평면적이며 거친 텍스쳐를 가지고 있다. 작가는 14세기 이탈리아의 콰트로첸토 시기에 유행한 프레스코 페인팅에서 보이는 스토리텔링과 원근법의 초기 도입 스타일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 역동적이지만 딱딱하고, 감정을 헤아리기 어려운 표정은 작가의 작품에 나오는 인물들의 특징이다. 발리셰프스카는 반려 고양이와 할머니의 동물 조각들을 뮤즈로 삼으며, 그림 속 고양이들은 사납고 야생적인 모습이다. 또한 여성 혹은 어린 남성으로 보이는 중성적인 인물이 주로 주인공이며, 그들은 잔인하거나 위험한 상황에 처해있거나 공포적인 존재로 그려진다. 작가의 얼굴 시리즈에는 구멍이 파인, 혹은 입이나 눈이 실로 꼬매져 있거나 작은 동물 혹은 사람이 안에 있는 초현실적인 모습이 나온다. 때로 작가는 두세마리의 다른 동물들과 사람의 얼굴이 합쳐진 기분나쁜 존재를 그리기도 한다. 폭력적인 고문의 현장이 그려지기도 하고, 그림의 주인공들은 괴물이 되기도 한다. 동물과 어린아이, 위험이 자주 등장하는 작품들에는 옛날 유럽의 전설이나 전래동화에서 따온 상징을 빌리기도 한다. 작품들은 아이의 악몽처럼 끔찍하면서도 누군가는 해보았을 상상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Aleksandra Waliszewska, 4/2/21 (이미지 작가 인스타그램 페이지)
2000년대 초반에 그녀의 작품은 고딕과 르네상스의 재연이라는 관심을 받으며 많은 인기를 얻었지만, 곧바로 완벽한 그림을 그리려는 한계에 부딪혔다고 한다. 이후 현재까지도 작가는 어려운 유화 기법에서 물러나 어린시절처럼 다시 종이와 과슈 작업으로 돌아갔다. 매일 4-5시간을 작업에 몰두하며, 몰입이 안되는 날에는 주변인의 초상화를 그리기도 하며 인스타그램에 업로드 한다. 몇몇 작품을 제외하곤 모두 판매를 하지 않는 개인 작업이다. 주제의 특성상 지나치게 공격적인 작품으로 인해 비난을 받기도 하지만, 작가는 그 누구도 아닌 본인을 위한 작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참고 링크
작가 인스타그램
작가 소개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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