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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근대 사진을 만나다 Professional Amateur and Emerging Modernity : Luo Bonian and His Contemporaries 1930-1940s | ARTLECTURE

중국의 근대 사진을 만나다 Professional Amateur and Emerging Modernity : Luo Bonian and His Contemporaries 1930-1940s

-중국 모더니즘 사진의 발현 @ 타이캉콩지엔-

/World Focus/
by 최다운
Tag : #전시, #헌사, #사진, #중국
중국의 근대 사진을 만나다 Professional Amateur and Emerging Modernity : Luo Bonian and His Contemporaries 1930-1940s
-중국 모더니즘 사진의 발현 @ 타이캉콩지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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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GHLIGHT


전시는 서문에서 밝히듯, 루오보우니엔과 동료들 같은 프로페셔널-아마추어의 활동 덕분에 중국 사진에서 모더니티가 발현할 수 있었다고 보았다. 그래서 이번 전시는 이들에 대한 작은 헌사였다. 이들은 프로파간다 같은 사상 논리나 상업적인 논리에 얽매이지 않고 순수하게 사진이라는 매체의 예술적 가능성을 탐구했다. 사진은 단지 “현실의 미를 베끼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미를 창조”해야 한다고 말한 이들 덕분에 중국의 근대 사진은 단순한 도구를 벗어나 독자적인 예술 세계에 한 발 더 가까워질 수 있었다.


전시 포스터. Courtesy TAIKANG SPACE.

 


그림은 넓은 관점에서 보았을 서양화와 동양화라는 구분이 있다. 이들 각각은 오랜 세월 자신만의 기법과 재료를 활용하여 쌓아온 고유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런 구분은 다른 장르에도 비슷하게 적용할 있다. 서양 음악과 동양 음악의 조성이 다르고, 서양과 동양의 건축 양식과 기법이 다른 것처럼 지리적, 역사적 특색을 지닌 동서양의 표현 양식이 발전했다. 그리고 여기서 하나하나의 나라로 들어가 보면 나라만이 가진 특유의 모습을 있다. 이는 단순히 눈에 보이는 외관뿐만이 아니라 안에 담긴 철학까지 한다.

 

하지만 역사가 아직 이백 년이 되지 않은 사진이라는 매체는 경우가 조금 다르다. 19세기 프랑스에서 최초로 발명된 - 정확히 공인된 발명품의 지위를 획득한 - 사진은 이후 오랫동안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성장했다. 그곳에서 사진은 하나의 표현 수단이 되기 위한 수많은 사유와 투쟁의 시간을 거쳤고, 화가의 그림을 대체하는 단순 복제품부터 출발하여 독자적인 예술의 지위를 획득하기까지 이르렀다. 이렇게 사진은 태생부터 서양에 뿌리를 두고 있을뿐더러, 이후 동양에 전래한 사진이 어떠한 과정을 왔는지도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니 서양 혹은 동양 사진이라는 구분 불가능하, 우리가 배우는 사진 역사 대부분이 서양 작가들과 작품을 중심으로 서술된 것도 당연한 일이다.

 



. Courtesy TAIKANG SPACE.

 



하지만 모르고 우리(동양)에게도 분명 사진이라는 매체가 거쳐온 시간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의 현대 사진을 이해하기 위해서 과거의 사진을 알아야 필요도 있을 것이다. 베이징 차오창디 예술촌의 타이캉콩지엔에서 준비한 전시 [프로페셔널 아마추어와 모더니티의 발현 :  1930~40년대 루오보우니엔과 동시대의 작가들] 바로 이러한 필요성에 대한 응답이다. 갤러리는 20세기 , 중반의 작품과 여러 자료를 통해 중국의 모더니즘 사진이 어떠한 모습이었는지를 보여 주었다.

 

사진의 역사에서 모더니즘 사진이라 하면 흔히 알프레드 스티글리츠로부터 시작하여 스트랜드에서 완성된 스트레이트 포토를 일컫는다. 그리고 여기에 레이와 라즐로 모홀리-나기 등을 통해 알려진 초현실주의 장르의 이미지가 함께 따라온다. 이러한 모더니즘 사진의 시대는 픽토리얼리즘이 득세했던 19세기 후반을 지나 로버트 프랭크로부터 출발하는 20세기 중반 컨템퍼러리 사진의 시대 전까지를 차지했다.

 


유리 여인상과 패턴 정물. 1930년대. 루오보우니엔. Courtesy TAIKANG SPACE.

 


그럼 이때 중국의 사진은 어떤 길을 걷고 있었을까? 중국에 카메라와 사진이 처음 들어온 때는 19세기 중반 개화기의 홍콩이다. 당시 서양 사진가들이 스튜디오를 열며 신문물을 전파했고, 여러 외국 사진가들이 이국적인 사람들과 문화, 풍경을 찍었다. 그리고 그들의 영향을 받은 중국 작가들이 생겨나며 조금씩 신문물이 퍼져 나갔다. 이후 19세기 말부터 청일전쟁과 공산당 창건, 국공 내전 등을 겪는 동안 중국 사진의 대다수는 다큐멘터리나 르포 혹은 프로파간다를 위한 이미지가 차지했다. 이러한 상태는 1966 발발해 동안 지속된 문화대혁명의 포화를 거쳐 1980년대에 들어설 때까지 계속되었다. 서양 편집자는 시기 중국에서는 개인적사진이 없었다는 말이 과장이 아니라고 표현할 정도였다.

 

한데 당시 중국에도 예술적 표현과 창작의 매체로서 사진을 탐구한 이들이 있었다. 바로 1920년대 베이징을 중심으로 활동한 베이징 협회(北京光社) 회원들과 1930~40년대 상하이를 중심으로 활동한 무리의 아마추어 사진가 그룹이다. 그들은 사진을 기록과 선전의 수단이 아닌 순수한 예술로 받아들였다. 그중 이번 타이캉콩지엔 전시의 주인공은 상하이에서 활동한 루오보우니엔과 그의 동료들이다. 대부분 여유 있는 중상류층 전문직이었던 이들은 하나의 여가 활동으로서 사진을 즐겼다. 하지만 스스로 아마추어라고 칭했던 그들의 수준만은 단순한 아마추어가 아니었다. 예술적 표현의 수단으로서 사진에 대한 철학도 확고했으며, 적극적으로 세계 사진계의 흐름을 공부하고 전시와 연감 발행 등을 통해 작품을 발표하는 열정적으로 활동했다.

 


무제. 1930년대. 루오보우니엔. 작품이 2018 테이트 모던의 전시에 걸렸다. Courtesy TAIKANG SPACE.


 

그중에서도 루오보우니엔은 조금 깊이 있게 사진에 다가갔다. 그는 상하이의 은행에서 근무하던 1930~40년대에 집중적으로 사진을 찍었는데, 당시 여러 전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잡지에도 작품을 발표했다. 당시 그가 만든 추상 패턴 작품 하나는 2018 런던의 테이트 모던 갤러리에서 열린 전시 [Shape of Light : 100 Years of Photography and Abstract Art] 포함되었는데, 백여 중국 사진가의 작품이 이만한 주목을 받은 사례는 아마 많지 않을 것이다.

 

루오의 이미지는 장르를 가리지 않고 넓은 스펙트럼에 걸쳐 있다. 그는 단순한 정물부터 시작하여 장의 이미지를 반복하며 배열하여 만든 패턴 이미지, 마치 시화처럼 보이는 중국풍 픽토리얼리즘 사진과 초현실주의자들이 즐겨 찍던 -근접 사진까지 찍었다. 그의 작품을 수집하고 연구한 진여우밍(Jin Youming) 상하이와 홍콩 등지에서 근무한 할아버지(진여우밍은 그의 증손자이다) 이력 덕분에 당시 서양 사진계의 조류를 쉽게 접할 있었을 것이고, 그래서 중국풍 픽토리얼리즘 사진과 서양 모더니즘의 영향을 받은 사진이 공존하게 되었을 것이라고 했다.

 


무제. 1930년대. 루오보우니엔. Courtesy TAIKANG SPACE.


[Make up to leave the Mundane. 1935. 루오보우니엔. 서양의 픽토리얼리즘이 중국풍 시화와 결합한 듯한 느낌의 사진이다. Courtesy TAIKANG SPACE.]

 


그런데 루오의 작품이 지금까지 많이 남아 이유 하나는 아이러니하게도 그가 1950년대 이후로 거의 사진을 찍지 않았기 때문이다. 문화대혁명이 발발했을 그는 항저우에 살고 있었는데, 사람들이 그가 예전에 사진을 찍었다는 사실을 몰랐고, 덕분에 작게 인화해 놓은 작품들을 숨겨둘 있었다. 당시 그의 집안 대대로 가지고 있던 오래된 예술품들이 대부분 파괴되었다고 말한 것을 생각하면 참으로 다행인 일이다.

 

전시는 서문에서 밝히듯, 루오보우니엔과 동료들 같은 프로페셔널-아마추어의 활동 덕분에 중국 사진에서 모더니티가 발현할 있었다고 보았다. 그래서 이번 전시는 이들에 대한 작은 헌사였다. 이들은 프로파간다 같은 사상 논리나 상업적인 논리에 얽매이지 않고 순수하게 사진이라는 매체의 예술적 가능성을 탐구했다. 사진은 단지 현실의 미를 베끼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미를 창조해야 한다고 말한 이들 덕분에 중국의 근대 사진은 단순한 도구를 벗어나 독자적인 예술 세계에 가까워질 있었다.



1937 상하이 사진 협회 3 전시 카탈로그 ©TAIKANG COLLECTION



1935 사진 잡지에 실린 패턴 이미지. Courtesy TAIKANG SPACE.



참고 자료 :

   전시 서문타이캉콩지엔, 2021

   진동선[사진예술의 풍경], 문예중앙, 2013, p.166-197

   Beaumont Newhall, [The History of Photography], The Museum of Modern Art New York, 1982, p.167-216

   Lynne Warren 편저[Encylopedia of Twentieth-Century Photography], Routledge, 2006, p.268-272

   Alfred Steiglitz, [Camera Work : The Complete Photographs], Taschen, 2008, p.524-546

   Gu Zheng, [Contemporary Chinese Photography], Cypi Press, 2011, p.4-13

   Richard K. Kent, “Early Twentieth-Century Art Photography in China : Adopting, Domesticating, and Embracing the Foreign”, Local Culture/Global Photography, 2013 Spring - https://quod.lib.umich.edu/t/tap/7977573.0003.204/--early-twentieth-century-art-photography-in-china-adopting?rgn=main;view=fulltext

   Yi Gu, “What’s in a Name? Photography and the Reinvention of Visual Truth in China, 1840-1911”, The Art Bulletin, Vol. 95, No.1 (2013 March), p.120-138 (JSTOR reference)

   Sarah E. Fraser“The Face of China: Photography’s Role in Shaping Image, 1860-1920”, Getty Research Journal, No. 2 (2010), p.39-52 (JSTOR reference)

   Mia Yinxing Liu, “The Allegorical Landscape: Lang Jingshan’s Photography in Context”, Archives of Asian Art, Vol. 65, No. 1/2 (2015), p.1-24 (JSTOR reference)

   Photography of China : https://photographyofchina.com/blog/luo-bonian

   Plus 3 Gallery : http://www.plus3gallery.com/en/product-21022-82391.html

 

전시 일정 :

   2021. 0610 ~ 0807   10:30 ~ 17:30 (일요일은 예약  방문 )

   타이캉콩지 (泰康空 : TAIKANG SPACE), 차오창디 예술촌 No.1-B2조양구베이

    http://www.taikangspace.com/shows/index/24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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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최다운.아마추어 사진 애호가로 현재 뉴욕의 사진 전문 갤러리에 대한 기행기 출간을 준비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