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인 등록을 신청했다. 예술인 등록이 통과되면 3년간 국가가 나를 ‘예술가’ 취급해주고, 창작활동을 위한 소정의 지원금도 신청할 수 있다. 코로나 여파인지 유독 사람이 몰려 최장 15주가 걸린다던 담당 기관의 안내에도 불구하고 4개월을 넘게 기 다려야 했다. 예술인 등록에서 탈락했다. 영화, 사진, 미술, 공연을 오가는 중구난방의 이력 때문이었다. 스페셜리스트보다 제너럴리스트가 되겠다던 문화예술학도는, 국가 공인의 ‘어정쩡한 사람’이 된 기분이었다.
독일의 철학가 니체(Friedrich Nietzsche)에 의하면 예술가는 ‘자기 자신을 조형하는 자’라고 한다. 예술 창작의 과정은 세계를 자신의 눈으로 인식하고, 자신의 힘을 세계에 투사하여 자신의 방식으로 조형하는 일련의 과정이자 삶의 과정이기 때문이다. 예술을 하려면 우선 개개인에게 잠자고 있는 창조의 심지에 불을 붙여야 한다.
그럴 때가 있다. 가슴이 무너지고 뭉클해 무엇이든 써내려가고 싶을 때. 이 느낌은 신체에 내장되어 일종의 ‘영감 센서’로 작동한다. 일상에서 지각하고 인식한 어떤 것은 이 ‘영감 센서’를 거쳐 미적 표현에 대한 충동을 불러일으키는 소재가 된다.
이와 관련해, 오스트리아의 미술사학자 알로이스 리글(Alois Riegl)은 예술의욕(Kunstwollen)이라는 개념을 주창했다. 예술의욕이란 예술가는 그 각각의 시대, 사회, 기술, 환경을 초월한 미적 표현의 욕구와 충동을 지니고 있으며, 예술 작품은 이러한 개인 또는 집단의 미적 표현 욕구의 결과물임을 지칭하는 용어이다. 즉, 물질적인 이해관계와 관계없이 이거라도 하지 않으면 사는 재미가 없고 죽을 것만 같다는 내적 필연성을 가지고 본능, 표현 충동, 예술 의지, 그 욕망에 복종하는 것이다.
수십 년 동안 비디오 기술의 예술적 승화에 앞장선 백남준은 거리낌이 없고, 야생적이었으며, 예술의욕에 충실했다. 그는 기계에 대한 어떠한 두려움도 없었다. 그래서 1세대 휴대용 비디오 장비를 들고 세계를 돌아다녔다.그는 미디어기술, 응용미술, 설치예술 등을 혼합하여 미적 표현을 분출했다. 백남준이 나무를 보고 원하는 대로 쏟아내면 나무에는 불이 켜졌다. 리드미컬한 미디어 시퀀스를 엽록소로 삼은 모니터 스크린들은 찬란히 빛나는 잎이 되었고 전기 케이블들은 뿌리가 되었다.그는 기술에 대한 존중도 없이 기술을 가지고 놀았다. 그리곤 짧디짧은 비디오의 역사를 통째로 집어삼켰다. 상자 모양의 번쩍이는 이젤과 네모난 유리들은 예술 표현 의욕에 점령되었다.
지난 5월 1일, 데이비드 호크니는 글로벌 공공미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신작 « 태양 혹은 죽음을 오랫동안 바라볼 수 없음을기억하라(Remember you cannot look at the sun or death for very long) »을 공개했다. 큐레이팅을 맡은 예술 플랫폼CIRCA는 5월 한 달간 매일 지정된 시간마다 서울, 런던, 뉴욕을 비롯한 전세계 대도시의 대형 스크린에 작품을 선보일 것이라 전했다. 데이비드 호크니가 아이패드로 작업한 2분 30초 길이의 애니메이션 해돋이 영상은 코로나로 인한 대봉쇄에서 풀려나기 시작한 많은 국가에 희망과 협력의 상징을 제시한다.
데이비드 호크니 신작 동영상
데이비드 호크니는 1960년대부터 현재까지 회화와 드로잉, 판화, 무대 디자인뿐만 아니라 사진과 뉴미디어 등 다양한 장르
를 통해 작품활동을 전개해왔다. 그는 폴라로이드, 팩스, 디지털 비디오에 이르기까지 기술의 흐름에 따라 온갖 매체를 작업
에 적극적으로 활용했고, 아침마다 침대에 누워있는 채로 아이폰과 아이패드로 그림을 그려 책을 내기에 이르렀다.
결국 예술이란 ‘유희’로부터 ‘발견’을 거쳐 ‘창조’에 도달하는 것이다. 예술이 성립하려면 감성, 상상력, 자유라는 전제조건이
갖춰져야 하는데, 이것은 유희와 무관하지 않다.
삶이 풍부한 의미를 지니게 되는 것은 유희를 바탕으로 수백만 가지 가능한 결합을 이끌어 내기 때문이다. 그것이 의례화된
문화에서 오는 삶의 경험과 생동감, 새로운 인식에서 비로소 예술은 촉발된다.
“새는 날아서 어디로 가게 될지 몰라도 나는 법을 배운다.”
작품을 만드는 일은 FHD 카메라, 컴퓨터, 피아노, 무대, 혼합매체, 신체 등 전공의 도구가 무엇이든 그것을 가지고 표현하고
자 하는 의지대로 토해내는 일이다. 따라서 예술을 어떻게 해야 하냐는 스스로의 물음에, 어디로 가게 될지 몰라도 두려워하
지 말고, 가지고 노는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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