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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잠히 멈춰버린 시간의 흐름_한지민 작가 | ARTLECTURE

잠잠히 멈춰버린 시간의 흐름_한지민 작가


/People & Artist/
by 김성희
잠잠히 멈춰버린 시간의 흐름_한지민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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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GHLIGHT


작가노트 / 한지민 “너무 뒷모습만 그리는 거 아니야?” “뒷모습은 거짓말을 하지 않으니까.” 나는 누군가의 뒷모습에서 그 사람의 진심을 본다. 혼자 있는 시간, 타인을 대할 때 쓰던 가면을 벗고 느슨하게 풀어헤쳐진 모습. 하루 종일 부여잡고 있던 긴장을 내려놓은 채 녹초가 되어 잠든 모습. 나를 의식하지 않고 행하는 모든 움직임이 내게는 그림 재료로 다가온다. 꾸밈없는 뒷모습은 소박하며, 너무 솔직하다 못해 때로는 힘들고 서글프다. 단지 뒷모습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등을 돌리거나 고개를 숙여 얼굴이 보이지 않는 몸. 잔뜩 웅크려 앉은 옆모습에서 현실을 외면하려는 속마음을 읽는다. 얼굴에 드러나는 표정은 진실일 때도 있지만, 쉽게 거짓을 만들기도 한다. 이것이 내가 얼굴 보다는 몸이 하는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이유이다.

누군가의 뒷모습과 옆모습가장 중요한 사람의 얼굴이 표현되지 않은 그림은 미스터리 하다하지만대상의 정체를 알고자 하는 궁금증도 잠시 - 그림에서 전달되는 순간의 찰나 - 잠잠히 멈춰버린 시간의 흐름은 보는 이의 시선을 멈춰 서게 한다

한지민 작가의 작품을 접하게  것은 인스타그램(Instagram)이었다그때 당시 갤러리에서 기획자로 근무하며새로운 작가들을 끊임없이 찾아내야 하는 시기가 있었다세상에는 정말 많은다양한 작가들이 있다이미지 소비의 시대 속에서 이미지만으로 무언가를 판단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일지도 모른다하지만 우리에게 주어진 한정된 시간 속에서 하루에 몇십몇백 개의 이미지를 상대하는 나는 뭔가 신선한 이미지를 필요로 했다많은 것들이 식상했기 때문이다



Courtesy of the artist and Yeemock Gallery, Seoul

           



소셜미디어로 처음 접한 한지민 작가님의 작품들은 절제된 표현과구도 그리고 신비하고 미스터리  분위기를 뿜어냈다작품들의 구도는 하나같이 대상의 뒷모습과 옆모습절제되고 단순한 공간을 채도가 낮은 색으로 표현했다개인적으로그림을  때에 첫인상 찰나의  초가 중요하다이것을 결정짓는 다양한 요소가 있겠지만나에게는 작품에서 풍겨 나오는 아우라 아닐까 싶다어떤 그림은 크기가 커야지만  작품의 고유한 매력을 제대로 전달하며어떤 작품은 크기가 작아야지만  작품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생각한다의미 없이 크기만  작품은 부담스럽기만 하다작품의 크기와 재료 선택그리고 그려질 대상을 정하고 작품을 마무리하는 것은 작가의 타고난 센스와고민 그리고 순간적인 선택에서 좌지우지되는 것이 아닐까?

              


그렇게종종 인스타그램으로 그림을 확인하던  – 2021 화랑미술제에서 한지민 작가의 작품들을 실제로 마주하게 되었다비교적 거대한 스케일로 작업을 하는 화가들의 작품보단 크기가 작고 아기자기한 느낌이 강했다그리고  작은 소품들과 그림들을 하나하나 조심스럽게 관찰했다세상에는 반짝반짝거리는 완벽한 물건과 작품들로 가득하다완벽하게 상품적 가치를 입고 태어나는 디자인 물품가방신발 그리고 다양한 오브젝트들 이것들은 나에게  기쁨을 주지 못한다는  예전부터 알고 있었다한지민 작가의 작업의 가장  매력은그림에서 아직 끝나지 않은 – 여전히 지속되는 이야기를 느낄  있다는 것이다완벽하게 가공되어 마무리된 물건이 아닌(필자는이렇게 마무리된 상품으로써의 작품이 많다고 생각한다.) 여전히 여지를 열어놓고보는 이로 하여금다양한 내러티브를 상상하게 한다는 것이다또한그림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하다마냥 행복하지도마냥 밝지도마냥 자극적이지도 않다약간은 우울하기도 하지만그렇다고  우울감이 나를 헤치지는 않는 나의 일상생활을 대변하는 듯했다어쩌면많은 것들을 말해주는 인간의 표정 드러내지 않는 것은보는 이로 하여금 작품과작품이 표현한 대상 나를 투영할  있는 지점이 아닐까 싶다.   

              


여전히같이 성장할  있는 작품을 찾고 있다작가와 작품이 성장하듯그것을 향유하는 관객과 소장자도 같이 성장할  있는 그런 작품 말이다언젠가기회가 된다면 아이러니하게도봄과 겨울이라는 상반된 계절 모두에 어울리는 한지민 작가의 그림들을 감상해보길 바란다.




Oil on canvas, 72.7 x 60.6 cm, 2020

Courtesy of the artist and Yeemock Gallery, Seoul



작가노트

한지민

 

 

너무 뒷모습만 그리는 거 아니야?

뒷모습은 거짓말을 하지 않으니까.” 

 

나는 누군가의 뒷모습에서 그 사람의 진심을 본다혼자 있는 시간타인을 대할 때 쓰던 가면을 벗고 느슨하게 풀어헤쳐진 모습.

하루 종일 부여잡고 있던 긴장을 내려놓은 채 녹초가 되어 잠든 모습나를 의식하지 않고 행하는 모든 움직임이 내게는 

그림 재료로 다가온다꾸밈없는 뒷모습은 소박하며너무 솔직하다 못해 때로는 힘들고 서글프다.

 

단지 뒷모습만의 이야기는 아니다등을 돌리거나 고개를 숙여 얼굴이 보이지 않는 몸

잔뜩 웅크려 앉은 옆모습에서 현실을 외면하려는 속마음을 읽는다얼굴에 드러나는 표정은 진실일 때도 있지만

쉽게 거짓을 만들기도 한다이것이 내가 얼굴 보다는 몸이 하는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이유이다

 

 

한 지 민 HAN, Jimin

1978년생

 

학 력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회화과 전공

 

개인전

2020 monolouge, 이목화랑서울

2020 혼잣말면천읍성안 그 미술관당진 

2019 두 사람이목화랑서울

2019 두 사람면천읍성안 그 미술관당진

2018 어떤 날갤러리 담서울

 

단체전

2019 Portrait, CICA미술관

2019 바라보다순성미술관

2019 Da Capo-2019, 갤러리 담

2018 1주년을 돌아보며면천읍성안 그 미술관

2018 자리 Something in here 4인전면천읍성안 그 미술관

2018 New Thingking, New Art 청년작가 공모전갤러리 바이올렛

2018 ZEBRA ART FAIR 예술공간 봄

2017 소소함일상을 보다당진 문예의 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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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김성희.수호갤러리 프로젝트 매니저로 기획일을 하며 소소한 글을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