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라이언 레는 뉴욕 타임스의 인기 칼럼 ‘Modern Love’의 고정 일러스트레이터로서, 세계 각지에서 보내온 사랑에 관한 에세이들을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로 시각화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가 단순히 글을 그림으로 재현하는 것은 아니다. 글에서 느껴지는 감정이나 분위기는 반영하되, 그만의 새로운 방식으로 감정이나 메시지를 전달한다. 아내와 사별 후 슬픔에 빠진 남성, 장거리 연애를 하는 커플, 반려 거북과 사랑에 빠진 사람, 새로운 사랑에 설레는 모습 등, 다채롭고 복잡한 사랑이라는 감정을 자신만의 심플한 이미지로 표현해 내 독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번 전시는 ‘사랑’이라는 큰 틀에서 11가지의 섹션으로 나누어 진행한다. ‘모던 러브 칼럼과 전시회 준비를 위한 아이디어 스케치’, 작가의 작업실, ‘모던 러브 일러스트 시리즈’, ‘사랑 이야기를 담은 회화와 드로잉’, ‘작업실에서 내다본 풍경’, ‘데일리 드로잉’, ‘연결’, ‘커플들’, ‘사랑_1년 간의 기록’, ‘우리의 사랑 이야기’, ‘전시 연계 프로그램’이 그러하다.

전체적으로 전시는 주제에 걸맞게 사랑이 가득한 전시였다. 작품을 보는 내내 가슴이 몽글해지고 따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직관적인 그림체는 때로 해석의 여지를 좁힐 수 있는 위험이 있지만, 이 전시에서는 오히려 그 단순함이 작품의 강점으로 작용했다. 직설적이면서도 친근한 표현 방식은, 연령이나 예술적 지식에 구애받지 않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시각적 경험을 제공했다. 또한, 그의 그림은 ‘에세이’ 즉, 사람들의 ‘일상’에서 소재를 가져왔다는 점에서 친숙한 경험을 이끌어냈다. 장거리 연애, 이별, 가족, 반려동물, 소통의 부재 등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해 봤을 법한 주제를 다루며, 필자는 이 작품을 통해 자연스럽게 ‘나’의 일상을 떠올리거나 감정적인 공감을 느낄 수 있었다. 그로 인해 전시는 단순한 감상의 차원을 넘어, 관람자 스스로의 감정이나 경험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기회를 제공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감정을 억누르거나 외면하며 살아간다. ‘사랑’ 역시 그 중 하나다. 그러나 이 전시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다채로운 이야기들을 통해 풀어내며, 우리에게 위로와 함께 잊고 있던 사랑의 소중함을 다시 일깨워 주었다. 이 전시는 그 자체로 관람자들에게 깊은 힐링의 시간을 선사했다고 느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