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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해, 베이컨은 입안 질병에 관한 책을 읽고, 세르게이 에이젠슈테인(Sergei Eisenstein)의 영화 <전함 포템킨>(Battleship Potemkin, 1925)을 보았다. 이 영화는 소련 사회주의 혁명을 선전하기 위해 만든 영화였다. 베이컨은 영화에 나온 눈을 다쳐 피를 흘리고, 입 벌린 채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던 장면을 오랫동안 기억한다. 그 무렵 피카소의 초기 드로잉들도 접했다. 미술학교를 한 번도 다니지 않았던 베이컨에게 책, 영화, 회화 등은 예술가로서 자양분을 주었다.
스무 살이 되던 해, 베이컨은 런던 사우스 켄싱턴에 차고를 개조한 공간으로 이사했다. 이 공간을 작업실로 사용했다. 베이컨은 런던에서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돈을 벌기 시작했다. 인테리어 디자인이나 가구에 관한 관심은 바우하우스 운동과 르코르비지에, 샬럿 페리안드(Charlotte perriand), 피에르 샤루(Pierre chareau)와 같은 건축가들에게서 시작되었다.
베이컨은 런던 술집과 클럽, 도박장을 밤새워 돌아다녔다. 늦은 밤 모든 물건이 뒤죽박죽인 작업실에 돌아와 자고, 아침 여섯 시쯤 일어나 몇 시간 내내 그림을 그렸다. 그리고 오후가 되면 루치안 프로이드 등 다른 친구들과 함께 또 술을 마셨다. 술 마신 다음 날은 전기로 깨어난 것처럼, 마음이 더 자유로운 듯하다고 했다. 때로는 술을 마시고, 다 완성된 그림을 망친 적도 있다.

이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는 1차 세계 대전이 끝나고 얼마 되지 않았을 무렵, 대중에게 처음으로 선보인 작품이다. 피카소의 추상주의에 영향받은 것으로 보인다. 흰색 유령처럼 고통과 두려움에 대한 집착을 표현하고 있다. 세상은 전쟁 후 암울했던 분위기였고 변화하던 시기였다.
베이컨은 그림을 완성한 후 보관하지 않고 버렸기 때문에 이 작품을 포함하여 1943년 이전 초기 작품은 15점 정도만 남아있다.


1940년대 중반은 베이컨이 명성을 얻기 시작한 시기였다. 런던에 화가들 사교 모임이었던 ‘더 콜로니’ 클럽에 가입한다. 이 모임에서 파트릭 루치안, 스위프트 프로이트, 마이클 앤드류스, 프랑크 아우어바흐 등을 만난다.

교황 주위로 직선으로 떨어지는 선들 때문에 새 장 안에 교황이 갇혀 있는 듯 보인다. 선은 교황 형체를 찢어 놓으며 파괴적인 느낌을 준다. 떨어지는 선이 보라색 옷과 노란색 수평선을 만나 긴장감을 더한다. 교황은 입을 크게 벌리고 있다. 마치 프랑켄 슈타인의 얼굴을 보는 듯 괴물처럼 느껴진다. 긴장감, 공포, 혼란스러운 감정들이 모두 들어가 있다. 베이컨은 모네 그림 안에 일몰처럼, 입 색깔과 모든 것의 아름다움과 함께 존재하는 입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17세기 교황의 상징은 권위, 지시 명령이었다. 베이컨에 관한 자서전을 쓴 작가에 의하면 군대식 명령적인 성격을 가졌던 아버지와 함께 살았던 시간과 베이컨의 연인이었던 피터 레이시(Peter Lacy)와 격렬하게 말다툼했던 경험이 이 작품에 녹아 있을지도 모른다고 한다.
베이컨은 벨라스케스뿐 아니라 자코메티, 반 고흐, 피카소, 마티즈 영향도 받았다. 문학가로는 T.S 엘리엇, 그리스 시인이자 극작가였던 아이스킬로스를 좋아했고, 장 라신, 보들레르, 마르셀 프루스트의 작품도 읽었다. 프랑스 시인이자 소설가였던 미셀 레리스와는 가까운 친구였다. 인간 존재의 복잡한 심리를 단 몇 줄 문장으로 표현하는 문학인들 매력에 빠져있었다. 자신도 캔버스에 복잡한 심리를 한 가지 핵심에 뿌리를 두고 인물을 표현하고 싶어 했다.

1964년 어느 날 베이컨의 집에 도둑이 든다. 도둑이었던 조지 다이어와 사랑에 빠진다. 당시 베이컨은 쉰, 다이어는 스물아홉 청년이었다. 이 작품은 둘이 함께 동거하던 기간에 그린 다이어의 모습이다. 다이어는 선반 끝에 조심스럽게 나체로 무릎 꿇고 있다. 원형 아래를 내려다보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등을 살짝 건드리면 아래로 몸이 떨어질 듯 불안해 보인다. 왜소하고 약한 어린아이처럼 보인다. 둥근 원형 소파는 자궁처럼 그의 주위를 품어주고 있다. 붉은색과 초록색이 들어간 몸은 내면의 투쟁을 암시한다. 다이어는 약물과 알코올 중독으로 평생 고통스러워했다.

다이어는 술과 약에 취해 베이컨의 작업실을 때로 엉망으로 만들었다. 다이어를 피해 베이컨은 로열 아카데미에 부탁해 작업실을 따로 마련하고 그곳에서 <루치안 프로이드 초상 습작 삼부작>을 완성한다. 다리를 어떻게 어느 방향으로 올리는가에 대해 친구 프로이드와 논쟁을 벌였다. 둘은 서로에 대해 너무나도 잘 아는 친구였다. 이 작품에서 프로이드의 활력 있고 과감한 성격이 몸체에 드러난다. 프로이드는 괴상한 얼굴을 하고 불편해 보이는 자세로 의자에 앉아 있다. 얼굴을 사실적으로 표현하지 않은 이유는 외형에 집착하지 않고 프로이드의 성격과 내면을 표현하고 싶어서였다.
2013년 11월에 이 작품은 살아있는 작가의 작품으로 최고 경매가에 낙찰되는 첫 기록을 세웠다. 가격은 당시 약 1,494억 원이었다. 이 작품 이전까지 경매에서는 주로 피카소, 반 고흐, 모네와 같이 이미 사망한 모던 아트 작가 작품이 가장 비쌌다.

1971년 파리 그랑팔레에서 베이컨의 회고 전시회가 열리기 이틀 전, 다이어는 자살했다. 약물 과다 복용으로 서른네 살 나이에 생을 마감했다. 7년간 연인이었던 다이어가 떠나자 베이컨은 괴로워하며 이후 몇 년간 우울증에 빠져 지낸다.
다이어를 잃고, 영국 화가로 처음 뉴욕 메트로폴리탄 전시회를 여는 명예를 얻었다. 하지만 마음은 항상 다이어를 잊지 못했다. 다이어를 생각하며 그림을 여러 점 그렸다. 괴상하고 뒤틀려진 거울 앞에 있는 다이어의 모습을 1976년 완성했다. 이 작품 <Figure writing Reflected in Mirror>는 훗날 경매에서 512억 원에 낙찰되었다.

다이어가 떠난 지 7년이 지난 후. 파리를 다시 찾은 베이컨은 거울 속에 비친 자기 모습을 사진 찍는다. 그리고 다이어를 생각하며 그림을 그린다. 베이컨은 여전히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었다. 우울증에 시달리며 그린 이 작품 속 다이어의 형체는 다시 살아나 의자에 앉아 있는 듯하기도 하고 동시에 검은 어둠 속으로 빨려 들어가 사라지는 듯하다. <자화상>은 2018년 크리스티 경매에서 약 500억에 낙찰되었다.
베이컨은 애인, 친구, 지인을 그렸다. 캔버스에 담아낸 얼굴은 뒤틀리고, 비명을 지르며 일그러져 있다. 감정적인 무언가를 토해내는 덩어리 같다. 악마의 모습처럼 괴이한 모습에 집착하는 베이컨 작품을 우리는 왜 20세기 최고의 화가라고 부르는가? 아름답지 않은 기이하고 뒤틀어진 형상에 비싼 값을 치르며 가지려는가?
베이컨은 무엇이 얼굴 뒤에 숨겨져 있는가를 밝히고 싶었다. 복잡함 속에서 무엇이 인간의 원초적인 감정들인가 질문하고 그 답을 캔버스 위로 끌어올렸다.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우리의 숨겨진 것들을, 그가 대신 말해주고 있기에 열광하는 게 아닌가. 베이컨은 마치 수많은 사람 사이를 지나서 온 듯, 달팽이가 지나간 자리에 점액질 흔적이 남듯 인간 존재의 흔적을 남기고 싶었다고 말한다.
수 세기 동안 서양미술사에서 초상화는 정확한 묘사로 인물이 가진 지위, 권력, 정체성을 드러내는 것이었다. 베이컨은 이러한 방식을 버리고 바로 자신 앞에 앉아 포즈를 취하고 있는 인물의 내면 상태를 직설적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폭력 때문에 두려웠던 집, 세계 전쟁으로 폐허가 도시, 사람들이 처참하게 죽어가던 모습, 처절하고 두려웠던 죽음의 공포, 피폐한 인간 세계, 소중한 사람을 잃어버린 고통스럽고 괴로웠던 시간과 정면으로 대면했다.
어쩌면, 베이컨의 이름 앞에 붙는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예술가'라는 타이틀은 20세기 가장 비참했던 인류가 치른 두 번의 전쟁이 만들어낸 것은 아닌가. 또한 우리가 겉으로 쉽게 말하지 못하는 각자가 지닌 저 심연에 숨겨진 아픔을 끄집어냈기 때문은 아닌가.
우리는 멋진 옷과 액세서리를 하고 근사한 풍경을 뒤로한 채 수많은 사진을 찍는다. 누군가와 싸우고 아직 풀리지 않은 감정을 숨긴 채 때로는 어린 시절 상처 덩어리를 그대로 심장에 매단 채 말이다. 우리는 정면으로 카메라를 응시하지만 응시하고 있지 않다.
사진 속 내 형체는 진정한 나인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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