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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건축가를 대체할 것인가, 아니면 유용한 도구일 뿐인가 | ARTLECTURE

AI는 건축가를 대체할 것인가, 아니면 유용한 도구일 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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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하경
AI는 건축가를 대체할 것인가, 아니면 유용한 도구일 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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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GHLIGHT


언젠가는 이상적으로 건축 설계를 하면서 맞을 수 있는 모든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알고리즘의 집합들의 집합들의 집합들을 통해 완전무결한 설계AI가 개발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 시점에 이미 인간(건축가)은 진짜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것이 현실이 되려면 아직까지는 수 많은 제약이 있지만 절대 오지 않을 미래라는 장담은 할 수 없다. 우리는 기술의 진보를 도구, 수단으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그것들로 인해 파생되는 현상들이 야기할 패러다임의 변화, 세계관의 확장에 초점을 맞추어 생각해야만 한다.

기술의 진보는 패러다임의 전환을 필연적으로 동반한다. 19세기 전반에 걸쳐 이어진  구조의 기술적 진보를 통해 기존 건축양식과는 완전히 다른 공간을 만들 수 있었던 것처럼. 근콘크리트라는 새로운 재료의 발견은 돔-이노라는 새로운 구조, 공간의 발견으로 이어졌고, 모더니즘 양식의 탄생과 함께 20세기 건축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즉, 기술의 진보는 단순히 효율성의 제고’ 따위의 도구, 수단으로 바라보는 관점을 넘어서 인간 문명을 한단계 진일보 시킨다는 것을 망각해서는 안된다.

 

21세기 현재 4차 산업혁명을 맞이하는 정보화시대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기술의 진보는 디지털 기술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인공지능(AI)의 발전이 두드러진다. 컴퓨터의 본질은 계산기다. 컴퓨터가 특히 능한 것은 개별 업무에 대한 높은 수행능력(연산능력)이다. 즉 특정 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알고리즘의 집합, 혹은 알고리즘의 집합들의 집합인 것이다. 이 수 많은 알고리즘 중에서 인간의 사고방식과 같은 방식으로 구성한 특정 알고리즘을 인공지능(AI)이라고 부른다. 

 

컴퓨터도 처음에는 그저 도구, 수단에 불과했다. 하지만 우리 인류는 역사 속에서 항상 이런 도구 수단의 발견, 발명을 통해 세계관의 확장이라는 필연적인 정반합의 과정이 있었다. 컴퓨터를 지칭하는 수많은 알고리즘들의 진보를 통해 우리의 일상생활은 지난 세기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했다. 엄밀하게 얘기해서 영겁의 시간만 주어진다면, 컴퓨터가 수행할 수 있는 모든 일들을 인간이 수행할 수 있다. 반대로 개별 업무로 분리해서 생각한다면, 인간이 수행할 수 있는 모든 일들도 컴퓨터가 모두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컴퓨터는 어디까지나 수단일 뿐 그 역량의 비교는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물론 언젠가는 이상적으로 건축 설계를 하면서 맞을 수 있는 모든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알고리즘의 집합들의 집합들의 집합들을 통해 완전무결한 설계AI가 개발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 시점에 이미 인간(건축가)은 진짜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것이 현실이 되려면 아직까지는 수 많은 제약이 있지만 절대 오지 않을 미래라는 장담은 할 수 없다. 우리는 기술의 진보를 도구, 수단으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그것들로 인해 파생되는 현상들이 야기할 패러다임의 변화, 세계관의 확장에 초점을 맞추어 생각해야만 한다.

 


선택이 아닌 건축 자동화를 실현할 대체기계 AI

 

필요 공간은 더 작게, 시간은 더 단축하여 사용자를 더 많이 수용할 수 있는 컴퓨터와 로봇 중심의 건축이 도래 할 것이다. 현 시대에는 인공지능을 구현하는 앱을 잘 다 루는 건축가의 역량이 중요하다면, 가까운 미래에는 건축 가가 아닌 건축주와 개발자가 건축의 주체가 될 것이다. AI는그자체로인간지능보다우월할수밖에없으며,건 물을 완전히 자율적으로 생성 및 설계하게 된다면, 건축가 는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이미 미국과 유럽의 건 축디자인 업계에서는 BIM 소프트웨어를 잘 다루는 건축가 가 뛰어난 인재로 평가받고 있다. 그런데 미래에 AI가 자 동화가 가능한 일뿐 아니라 미적인 디자인 작업부터 건축 주 · 시공사와의 협의를 통한 건축인허가 등 인적 부분 까지 AI가 수행한다면 어떻게 될까? 


첫 번째로, 인간의 디자인 능력과 비교하여 부족하다고 여겨진 AI의 미학적인 설계 능력이 발전할 것이다. 이에 대한 가장 주목할 만한 작업은 스타니스라스 차이루 (Stanislas Chaillou)가 하버드 디자인대학교에서 석사 논문 으로 발표한 ‘GANs(Generative Adversarial Neural Networks)’를 이용한 평면과 전체 빌딩디자인이다. GAN의 딥러닝 사용 사례는 건축적 결과물 이미지를 생성하기 위 한 환각 기술이다. 건축가의 이미지 데이터 베이스를 기반 으로 AI를 사용하여 잠재 공간유형을 통해 다른 가능한 이미지들 보여준다. 그리고 직접 만들었을 수도 있는 또 다른 가능한 디자인을 창조적으로 생성해준다. 이러한 ‘딥 러닝’은 인간의 신경망을 모델링한 인공 뉴런을 이용하는 기술로 학습데이터에서 스스로 특징을 추출하여 무엇인지 를 인지하는 기술이다. 즉, 단순 디자인 반복작업이나 시 공 작업만이 아니라 새로운 건축 스타일을 만들어내는 디 자인 분야까지 가능하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 AI는 설계, 인허가, 제작 대행부터 도시계획 분야를 지능화 · 자동화하는 혁신을 가져올 것이다. 일례로, LA의 벤처기업 ‘커버’는 고객의 요구를 반영해 최적의 설계도면을 만들어내는 알고리즘을 개발해 조립식 주택 사업을 시작했다. 이 알고리즘은 그 지역의 구역 설정 및 건설 코드 정보를 수집하고, 도시 요건과 소유자의 요구를 충족하는 여러 설계 옵션을 반환한다. 디자인이 선택되면 커버가 구매자를 대신하여 필요한 허가를 수집하는데, 이 는 최대 12주가 소요된다. 그리고 커버는 자동 절단 도구 와 디자인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공장에서 부품을 제작 해 제작 공정을 더욱 빠르고 정확하게 만들어 시공 작업 을 하게 된다. 가장 오래 걸리는 인허가부터 제작까지 단 3단계의 효율적인 프로세스로 집 짓기를 해결하는 것이다. AI는 이러한 건축설계뿐 아니라 도시설계에서 인간이 해 결하지 못하는 논리적 프로세스의 강점을 더 발휘할 수 있다. 인공지능 솔루션을 사용해 다수의 대안을 생성하고 방대한 법규와 관련한 정보와 비교하면서 설계 목표에 적 합한 계획안을 도출해낸다. 또한 실시간으로 설계 수정과 사후 관리가 가능하다. 기존의 선형적인 설계 프로세스에 서 탈피하여 미래의 스마트 시티의 건설 분야의 순환적인 디지털 설계 프로세스가 주류가 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주변 환경과 사용자의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건축가, 자유롭고 창조적인 디자인 언어를 가진 건축가의 설계 방식 모두를 AI가 대체할 수 있다. 예술적인 작업부터 막 대한 데이터, 비용 시간을 활용하는 능력이 필요한 논리적 인 작업까지 가능해지면서 건축 프로세스 전반에서 활용 할 수 있는 것이다. 자동화 생산을 통해 시공간상의 제약 까지 해결하며 초연결 사회의 지적노동기계이자 건축가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인공지능의 한계 및 건축가의 전문성


 

건물을 설계할 때는 수많은 변경 사항들이 생기기 마련이다. 초기에 구상했던 디자인에서 건물주의 요청이나 혹은 법률 적용을 위한 목적 등으로 인해 디자인이 수정되고, 건축 도면이 변경됨에 따라 프로그램, 공간감, 구조, 설비, 공법, 소방, 전기, 통신 등의 세부 도면에 대한 수정 또한 필요해진다. 이러한 수정들로 인해 건축가들은 도면 수정을 위해 상당한 작업 시간이 필요해지며, 함께 협업하는 설비 담당 업체 또한 마찬가지 상황이다. 이에 다양한 AI 기술 활용하여 건축물의 디자인 과정에서 설계자의 시간을 단축시키기 위한 프로그램들이 개발되었지만, 사실상 그 실효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먼저, AI 기술은 설계과정에서 적용 가능한 업무에 한계가 존재한다. 특히나 건물 설계과정은 건축가 한 명의 의견으로만 진행되는 작업이 아니기 때문에 그 한계는 더욱 명확해진다. 건물주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디자인 언어를 사용하며 의사소통을 진행하는 과정, 커뮤니케이션 이후 디자인 작업 과정, 법률 및 제도 기반의 디자인 실효성 검토 이후 작업을 전개해 나가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보여진다. 더불어 이와 같은 능력은사고 과정의 학습을 통해 습득할 수 있는 정보가 아닐 뿐만 아니라, 해당 디자인의 논리를 건축주를 비롯한 협업자들을 설득할 수 있는 능력에도 명확한 한계가 드러난다. 또한, 적용 가능한 기술의 제한이 있는 점도 큰 문제이다. 학습을 기반으로 사고하는 기술의 특성 상 문제 해결 과정에 있어서 응용력에 한계가 존재하는 것이다.





그림 1 소방 설비 도면의 3가지 형식, 이화규, AI를 활용한 소방 설비의 2D 설계 도면 자동생성을 위한 연구

 



 

현재 사용되고 있는 AI 소방설비를 예를 들어보고자 한다소방 설비의 경우 인명 피해와 법적인 문제와 직결되어 있는 작업이기에 더욱 설치 기준을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며적용해야하는 법률을 학습하게 되면 모든 과정의 자동화가 진행될 것으로 기대했다벽의 경계 구간인 격리 구역의 크기에 따라 변동되는 소방 설비 도면의 특성으로 인해 도면 작성  사람이 일일이 해당 구역을 계산하지 않아도 된다는 예측이었다. 





그림 2 AI를 활용한 소방 설비 도면 자동화 과정, 이화규, AI를 활용한 소방 설비의 2D 설계 도면 자동생성을 위한 연구

 

 



하지만 AI 실질적인 역할은 크지 않았다단순 반복 작업에서의 효율적인 작업은 가능하지만  이외의 예외적 법률을 적용하여 디자인 하는 능력은 아직까지 정확도가 떨어져 실효성이 매우 낮았던 것이다실제로 상당한 디자인 오류가 발생하여육안으로 확인했을  놓치는 부분에 대한 보조 역할에만 그쳤다. 

물론 이후 기술의 발전을 통해 보다 적극적인 활용이 가능하다는 전망도 있지만커뮤니케이션 과정과 응용디테일한 모델링 기술과 더불어 공간에 대한 사고  응용력에 현재의 기술력에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된다. 

 



 

기술의 진보와 이에 대응하는 건축가의 자세


 

건축은 예술의 영역이면서 동시에 공학의 영역에 걸쳐있다. 시대가 변함에 따라서 어느 한 쪽이 더 강조되기도 하며 발전을 이루어 왔다. 예술의 영역에서 특정 사조가 새로 태동하고 사회문화 전반에 걸쳐 영향을 끼치면, 건축도 마찬가지로 이에 대응하며 새로운 양식을 만들어 냈고, 다른 분야에서 특정 기술이 진보하면 필연적으로 건축에도 영향을 미치며 새로운 구법이 탄생하곤 했다. 하지만 건축은 다른 분야에 비해 기회비용이 크고 그 속도가 느린 태생적 한계를 갖고 있기에 패러다임의 전환이 정립되기까지는 최소 반세기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21세기 4차산업혁명을 맞이하는 현재 예술/문화 뿐 아니라 많은 공학 분야에서 새로운 기술의 진보에 빠르게 적응하고 새로운 모습으로 분주하게 변화하고 있다. 건축 역시 기술진보로 인해 새로 발생하는 현상들에 대해 여러가지 논의가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20세기의 낡은 방식에 의존하는 모습을 많이 보이고 있다. 특히 4차산업혁명에서 가장 대두되는 기술적 진보가 인공지능(AI)에 초점이 맞춰저 있다보니 실제 물리적 구축 환경이 실무의 주를 이루는 건축분야 특성상 해당 기술이 적용되는 방식에 괴리감이 다소 발생하기도 한다. 


 

물론 기획 단계에서 사전에 규모검토나 성능평가를 통해 최적의 형상을 검토하여 효율성을 제고하거나 클라이언트에게 성과물을 이해하기 더 쉽게 도움을 주는 수단으로서, 혹은 시공단계에서 건설환경의 편의를 증강시키는 수단으로서 이미 상용화 되어 적용 중인 기술 사례들이 다수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허나 아직까지 디자인, 즉 계획 단계에서 인공지능 기술이 접목되기에는 그 한계점이 분명하게 존재하는 것 또한 현실이다.


 

비단 건축의 영역 뿐 아니라 창작을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모든 분야에서 인공지능 기술을 대할 때 가장 큰 의문은 바로 인공지능이 과연 인간처럼 디자인 할 수 있을까?일 것이다. 인간과 인공지능의 역량을 비교할 때, 흔히 인간이 감각의 영역, 또는 창의성의 영역 등에서 우세하며 혹자는 이것은 인간만의 고유한 영역이라고 자신하기도 한다. 그러나 흔히 좋은 공간이라고 정의되는 것, ‘창의적이라고 정의되는 것이 인간들 사이에서도 사회적 합의가 완전히 이루어지지 않았을 뿐이지, 언젠가는 알고리즘으로 정의될 수 있을지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즉, ‘창의적이다라는 가치 항목이 0과 1로 판단이 가능한 변수가 되는 순간, 데이터가 충분히 축적이 됐다는 전제 하에 인공지능도 얼마든지 인간처럼 창의적일 수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인공지능이 인간처럼 디자인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을 내리기에는 시기상조일 뿐이며, 우리 건축가들은 이 질문의 대답 여하에 관계없이 이 기술을 현재 시점에서 적용해보고 그 한계에 대해서 논하고 자축하기 보다는 앞서 서론에서 언급했듯 이 기술이 가져올 파급효과, 미래상을 예측하고 미리 대응 해야 할 것이다. 건축의 변화는 느리고 거대하다. 따라서 건축가는 목전의 현상에 일일이 대응할 것이 아닌 세 수 앞을 내다보고 새로운 미래상에 걸맞는 성과물을 내놓아야 하는 것이다. 인공지능은 아직까지는 디자인의 관점에서는 보조적인 도구나 수단에 불과한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더 나아가서는 어떤 것이 인간의 건축이고 어떤 것이 인공지능의 건축인지 구별조차 힘든 시대가 올 수도, 이로 인해 건축이 현재 시장에서 온 디맨드’ 방식으로만 취급되는부동산(不動産)의 재화였지만 언젠가는 건축물이 완제품이나 공산품의 방식으로 생산되거나 가상공간 속에서 무형의 재화로 통용되는 시대가 올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시점에서는 분명하게 건축가의 역할이 더 세분화되고 전문화될 수도, 어쩌면 반대로 전문성을 잃어버리는 상황이 올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가 당장 현재 시점에서 인공지능 기술이 유용한 도구일 뿐인지, 건축가를 대체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기술인지 가치 평가를 내리는 것은 무의미하다. 이 기술이 가져올 새로운 세계관에서 건축가의 적절한 위치와 역할을 고민하고 미래의 구축 환경은 어떻게 될 것인가를 점지하고 대응하는 것이 제일 바람직한 태도라고 생각한다. 

 


References

신봉재, 2020, 디자인 자동화 어디까지 왔나 4p-5p닐 리치, 알파고의 교훈: 건축가를 위한 AI 개론 (본 포럼 인용)박영숙, 2020, 타이니 하우스, 작은집] 코버라는 업체가 집 뒷마당에 작은집 쉘터를 지어 랜트할 수있게 해준다. 값싼 뒷마당 ‘그래니 플랫’으로 주택난 해결 http://www.ainet.link/2920신상희, 2017, 최근의 기술변화, 공간 그리고 도시 (포럼 인용) https://www.slideshare.net/endofcap/ss-72490863 황명화 외, 2018, 스마트 국토·도시관리를 위한 인공지능기 술 도입방안 연구 51p이제승, 2019, 친환경 도시설계를 위한 인공지능 알고리즘, 45p

이화규, AI를 활용한 소방 설비의 2D 설계 도면 자동생성을 위한 연구

이용주, 전한종, BIM 건축계획 분야의 인공지능 기술의 적용을 위한 기초 연구; 해외 연구 사례를 중심으로

추승연, BIM-AI 건축설계 기술의 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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