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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심의 행방 | ARTLECTURE

중심의 행방

-[파도갤러리] 전시 기간: 2021.09.07.-09.19-

/News, Issue & Events/
by 양지현
중심의 행방
-[파도갤러리] 전시 기간: 2021.09.07.-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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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GHLIGHT


재미있는 것은, 대부분 그룹전을 진행하면 구역을 나누어 작가별로 작품을 설치하는데 이 전시는 작품이 뚜렷한 구분 없이 섞여 있었다. 작품에 대한 그들의 고민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전시 글을 읽노라면 하나의 주제 때문인지 텍스트에서는 다소 비슷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장소와 공간에 있는 나, 의식하는 나와 그렇지 않은 나. 이러한 고민은 작가가 네모난 캔버스를 앞에 두고 붓을 대기 전부터 붓을 떼기까지 얼마나 스스로에 대한 많은 의심과 믿음을 반복했는지를 느끼게 했다.

사각 캔버스 안에서 중심부와 그 외의 것을 나누는 행위는 구체적으로

어떠한 프로세스와 의미를 표명할 수 있을까?

나아가 방향성이 모호해진 지 오래인 현시대 안에서 우리는 무

엇을 중심과 비중심으로 구분하고 어떠한 삶의 중심을 유지할 수 있을까?

파도갤러리, 중심의 행방전시 글 중 -




파도갤러리 전경




파도 갤러리, 이곳은 관람객이 들어가면 한눈에 작품이 다 담기는 다섯 평 정도 되는 공간이다. 홍대에 위치해 접근성이 좋지만, 동진시장 안쪽에 위치해 보일 듯 보이지 않는다. 지원하는 작가들이 많아 공모를 통해 이 공간을 지원한다고 한다. 이런 공간에서는 젊은 작가의 패기와 열정이 담긴 작품을 주로 만나볼 수 있는데, 본 전시도 세 명의 젊은 작가의 작품 15점(사실 더 많다)이 공간을 가득 채웠다. (그리고 모두 2021년 신작이었다.)




왼) 최은지, Framing shot(2021), 오) 장예지, Twinkle(2021)




재미있는 것은, 대부분 그룹전을 진행하면 구역을 나누어 작가별로 작품을 설치하는데 이 전시는 작품이 뚜렷한 구분 없이 섞여 있었다. 작품에 대한 그들의 고민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전시 글을 읽노라면 하나의 주제 때문인지 텍스트에서는 다소 비슷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장소와 공간에 있는 나, 의식하는 나와 그렇지 않은 나. 이러한 고민은 작가가 네모난 캔버스를 앞에 두고 붓을 대기 전부터 붓을 떼기까지 얼마나 스스로에 대한 많은 의심과 믿음을 반복했는지를 느끼게 했다. 세 작가가 각자 중심의 위치와 행방을 이리저리 쫓으면서 방황을 했음에도 도착한 곳이 이 한 공간인 것처럼, 무언가 관람자인 나로서는 (글로 굳이 엮은 게 아니라면) 그들 사이의 굉장한 유대감이 느껴졌다. 

 

그럼에도 그들이 이미지로 말을 하는 ’작가‘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던 건, 전시 글을 읽다가 고개를 올렸을 때 보이는 작품들이었다. 서로 불규칙하게 섞여 있음에도 또렷이 작가의 개성을 드러내 각기 자신이 중심인 듯 놓여있었다.




왼) Zelda Kin, Spell_green, 오) 최은지, Framing shot




Zelda Kin 작가의 작품은 색감과 이미지가 기묘하게 얽혀있다. 판타지 영화의 한 장면 같기도 하고, 꿈속에서 봤던 것 같기도 하다. 화면 속 사물이나 형태들은 따로 놓고 보면 익숙하고 때론 아름다운 것들인데 한 장면에 놓여 색과 구도로써 이질적이고 매우 낯설게 다가오게 한다. 

 

최은지 작가의 작품은 단순한 형태로 표현된다. 원, 사각, 원기둥, 선과 같은 기하학적인 도형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는데, 네모난 캔버스 안에 또 네모난 프레임을 구성한 듯하다. 화면을 나누어 감상하여도 그 균형은 깨지지 않는 듯 새로운 공간 속의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 낸다.

 

장예지 작가는 매우 불규칙하고 모호한 화면을 구성해낸다. 중심의 행방을 감추는 것인지 사라지게 하려는 것인지 이미지를 바라보고 있으면 이 공간 안에서 작품의 물성도 뒤로 밀려나는 듯하다. 




최은지, 평행하는 모양(2021)




예술 작품이 여러 주제의 레이어가 담길수록 얘깃거리가 많아져 감상하는 재미가 있다. 


그렇지만 왠지 그리는 것, 예술 그 자체를 사유하는 작가의 작품을 감상하는 것도 꽤 재밌는 일이다. 세 작가는 ’나‘라는 중심을 놓고 – 여기서 ‘나‘가 자아인지, 생각의 주체인지, 공간 위에 놓여있는 나라고 인식하는 모든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여러 방향의 고민을 캔버스 위의 구도, 색감, 형체로 드러낸 것이다. 이것은 작가의 위치에서 캔버스로 그려나가는 붓의 방향에 대한 고민이자, 앞으로 작가로서의 방향성의 이야기가 담겨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이것이 젊은 작가들의 작업을 보는 재미이자 관람자로서 앞으로 그들의 다음 작업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해준다. / 글.양지현.ari.oeuvre@artlec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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