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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리 마티스도 반한 작고 사소한 금붕어 | ARTLECTURE

앙리 마티스도 반한 작고 사소한 금붕어


/Picture Essay/
by 허연재
앙리 마티스도 반한 작고 사소한 금붕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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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GHLIGHT


예술가들은 저마다 자기만의 소중한 반려 동물이 있다. 반려 동물에 대한 특별한 애정과 관심은 그들의 작품과 기록된 사진 속에 고스란히 남아있다. 특히 누구와의 협력보다 홀로 작업을 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던 이들에게 반려 동물은 영감의 원천, 사랑과 우정을 나누는 친구다.

예술가들은 저마다 자기만의 소중한 반려 동물이 있다. 반려 동물에 대한 특별한 애정과 관심은 그들의 작품과 기록된 사진 속에 고스란히 남아있다. 어니스트 헤밍웨이에게는 23마리의 고양이, 에밀리 카는 쥐, 고양이, 개, ‘ 라는 이름의 원숭이, 엔디 워홀과 에드바르드 뭉크에게는 심리적 불안을 잠재워주는 반려 견들이 있었다. 특히 누구와의 협력보다 홀로 작업을 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던 이들에게 반려 동물은 영감의 원천, 사랑과 우정을 나누는 친구다.




Figure 1 어니스트 헤밍웨이 Courtesy THE HEMINGWAY HOME AND MUSEUM


Figure 2 앤디워홀과 아치 Archie


Figure 3 앙리 마티스와 고양이들




프랑스 출생 야수파 작가 앙리 마티스에게는 반려묘가 있었지만 자신의 예술 작업 속에서는 금붕어를 키워왔다. 금붕어를 직접 키운 사실은 모르겠으나, 금붕어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있다는 것은 확실하다. 예술가들은 자신이 싫어하는 것을 반복해서 그리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이다.

필자 역시도 물고기를 현재 키우고 있기에 앙리 마티스가 금붕어를 그림에 등장 시킨 이유를 조금이나마 알 것도 같다. 물고기는 나와는 다른 환경에서 사는 생명체이지만, 이들은 작은 몸짓으로 큰 위로를 하며 마음을 차분하게 만든다. 




Figure 4 Henri Matisse, Young Woman before an Aquarium, 1921-1922, Barnes Foundation, Philadelphia, PA, USA.



앙리 마티스도 어항 속 물고기들의 헤엄치는 모습을 보며 순간 주어지는 편안함을 느꼈을 것이다. 그는 열 작품 이상의 금붕어를 묘사한 회화작들을 만들었다. 마티스가 금붕어에 관심을 갖게 된 시점은 모로코 탕헤르로 여행을 간 1912년 즈음으로 추측된다. 마티스의 눈에 비친 모로코 사람들은 행동이 느리지만 현실에 충실하는 삶을 지향했다. 가끔 그들이 하던 일을 멈추고 기도를 하고 명상을 하는 모습을 보았고 이들은 금붕어가 헤엄치는 어항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금붕어의 화려한 비늘 색상과 그 좁은 어항 속에서도 헤엄을 치고 자신의 할 일을 반복하는 움직임을 관찰하면 자신도 모르게 시간에 빠르게 지나갔을 것이다. 마티스에게 금붕어는 평안하고 안정된 내면의 상태를 상징하는 존재였고 이러한 삶의 방식을 사는 모로코 인들을 동경했다.



Figure 5 Henri Matisse, Zorah on the terrace, 1912


Figure 6 Henri Matisse, Arab Coffeehouse, 1912-1913, State Hermitage Museum, St.Petersburg, Russia.




마티스의 작품은 원색을 주로 많이 쓰며, 보색의 대비가 강렬하여 보는 이로 하여금 들뜨게 만든다. 그래서일까? 마티스가 점잖게 생긴 외모 안에 상당한 에너지가 솟구치는 예술가라는 생각이 들며, 우울할 때 그의 작품을 찾게 되는 것도 하나의 이유이다.

마티스가 자주 쓰는 원색이 잠시 차가운 색 뒤로 숨어버린 시점 역시도 그가 모로코에 방문 했을 때다. 그가 모로코에서 그린 그림들은 대부분 초록색과 파란 색 계열의 채도가 낮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또렷하게 시선을 끄는 것은 작은 어항에 담긴 주황색의 금붕어다. 모로코에서 파리로 돌아온 이후에도 그의 금붕어 탐구는 지속되었다.  




Figure 7 Henri Matisse, The-Goldfish-Bowl, 1921-22, Metropolitan Museum of Art


Figure 8 Henri Matisse, Interior with Goldfish, 1912, Barnes Foundation, Philadelphia


Figure 9 Henri Matisse, Interior with Goldfish, 1914, Centre Pompidou, Paris





I wouldn't mind turning into a vermilion goldfish.
난 붉은 금붕어로 변한다고 해도 상관없을 거야.
-Henri Matisse

 



마티스는 그림이란 보는 사람이 소파에 앉아 쉬는 것처럼 편안한 것이어야 하며, 우울하고 문제거리가 되는 주제를 피해야 한다고 했다. 미술 작품은 우리의 내면에 부드러움과 차분함을 주는 것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관점이 물고기가 인간에게 비춰지는 특성과 잘 부합되어 그림의 흥미로운 소재가 되어버린 것이다.

마티스 그림 속 물고기를 쳐다보고 있는 인물들을 보면 마치 나의 일상을 보는 듯 공감하게 한다. 매일 똑같이 헤엄치고 움직이는 이들이 대단한 일을 하는 것 같지 않으나, 이들의 사소한 하루가 모이고 쌓여 사람들에게 순간에 집중하고 즐기라고 말하는 듯 하다.





Figure 10 Henri Matisse, Goldfish, 1912, Pushkin Museum of Art, Mosc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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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허연재.테이스티 아트(Tastea Art): 미술사& 티(tea) 관련 강의 컨텐츠를 제작하며, 일상 속에서 예술을 통해 힐링하는 방법을 연구합니다./ <바라보니 어느새 내 맘에>2020 저자. / 브런치 @tasteaart / 인스타그램 @tasteaa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