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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을 거는 그림 | ARTLECTURE

주문을 거는 그림


/Artist's Studio/
by 김정아
Tag : #그림, #행복, #포스터
주문을 거는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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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GHLIGHT


내가 생각하는 결과, 그 결과란 무엇일까? 그 결과란 '많은 돈을 버는 것'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런데 지금 나의 위치에서 아무리 최선을 다한 그림을 그린다 해도 그들에게 많은 돈을 벌게 해 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더구나 나 스스로도 많은 돈을 벌기 위해 그림을 그린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결국 내가 회피하고 싶은 것은 경제적 이득을 가져다주는 그림을 그려야만 한다는 것이었다. 마음은 큰 바위 하나를 얹어 놓은 듯 무거웠고 모두 나의 무능함인 것 같아 고개를 떨구었다. 그러나 늘 언제나 그랬듯 나는 포기를 모르는 사람이었다. 고민 끝에 나의 마음을 바꾸기로 했다. '모두가 행복해지는 그림이 되게 해 주세요'라고 그림에 거는 주문을 바꾸었다. 나는 마음을 정하고 좀 더 강하게 주문을 걸기 시작했고, 그 주문을 우선 내가 굳게 믿어야겠다고 늘 다짐하며 작업을 이어갔다.

지난해는 정말이지 폭풍처럼 휘몰아치는 한 해였다. 아주 운이 좋게 구청에서 지원하는 사업에 선정되어 작업실을 얻었고, 그곳에서 여러 사람들과 새로운 관계를 맺고 새로운 일을 시도했다. 6개월이 안 되는 기간 동안 전시만 3번을 했고 그 기간을 버티기 위한 돈이 되는 작업까지 정말 밤낮없이 일했다. 모든 작업들이 각각의 의미가 있었고 때로는 즐겁고 때로는 힘들었지만 스스로 성장하는데 밑거름이 될 작업들이었다.


그중 한 가지는 코로나로 힘든 시기를 보내는 소상공인들을 위한 포스터를 제작해주는 구청과의 협업 작업이었다. 첫 번째는 플리마켓에 참가하는 소상공인을 위해, 두 번째는 코로나의 직격탄을 맞은 한 동네의 소상공인을 위해 각자 콘셉트에 맞는 아트 포스터를 제작하는 프로젝트였다. 두 가지 모두 내가 나고 자란 곳을 위한 일이라 자연스레 마음이 가는 작업이었다.


첫 번째 프로젝트의 타이틀은 <Dear My Store>로 정했다. 언젠가 각자가 자신만의 꿈과 희망을 담을 가게를 갖는 순간을 떠올리며 한 곳 한 곳 작업을 이어나갔다. 포스터를 하나씩 그릴 때마다, 나는 전통매듭을 짓는 공예가가 되었다가 바퀴 달린 신발을 만드는 사람이 되기도 또 강아지와 출근하는 목공예가가 되기도 했다. 그리고 동시에 원시의 세계관 속으로 빠져들었다.







그림을 그리는 동안 사업의 번창과 받는 분의 행복을 나도 모르게 거듭 빌고 있었다. 순간 알타미라 동굴 벽화에 그려진 사슴과 들소들이 떠올랐다. 벽화를 그렸던 구석기시대의 사람들과 내가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믿음의 정도 차이였을 것 같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 보니 이것은 조금이 아니라 완전히 다른 점인 듯했다. 원시의 그들은 멋진 뿔을 가진 사슴과 풍채 좋은 당당한 들소를 그리는 것이 곧 그것들을 사냥할 수 있는 기회로 이어진다고 믿어 의심치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그림을 그리는 나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돌아보니, 그들 만큼 강한 믿음과 주문을 불어넣지 못하고 있었다. 은연중에 '나는 최선을 다하겠지만, 그 결과는 내가 책임질 수 없어'라며 다가올 결과를 회피하고 있는 것 같았다. 왜 그렇게 회피하는 것일까? 나는 생각의 끝을 잡고 조금 더 깊이 들어가 보기로 했다.


내가 생각하는 결과, 그 결과란 무엇일까? 그 결과란 '많은 돈을 버는 것'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런데 지금 나의 위치에서 아무리 최선을 다한 그림을 그린다 해도 그들에게 많은 돈을 벌게 해 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더구나 나 스스로도 많은 돈을 벌기 위해 그림을 그린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결국 내가 회피하고 싶은 것은 경제적 이득을 가져다주는 그림을 그려야만  한다는 것이었다. 마음은 큰 바위 하나를 얹어 놓은 듯 무거웠고 모두 나의 무능함인 것 같아 고개를 떨구었다. 그러나 늘 언제나 그랬듯 나는 포기를 모르는 사람이었다. 고민 끝에 나의 마음을 바꾸기로 했다. '모두가 행복해지는 그림이 되게 해 주세요'라고 그림에 거는 주문을 바꾸었다. 나는 마음을 정하고 좀 더 강하게 주문을 걸기 시작했고, 그 주문을 우선 내가 굳게 믿어야겠다고 늘 다짐하며 작업을 이어갔다.





주어진 길지 않은 시간 동안 총 15장의 아트포스터가 완성되었다. 포스터를 전달하고 작은 전시도 열게 되었다. 산책로를 따라 넓은 벽에 걸린 모습을 바라보는 마음이 흡족했다.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작업 기간 동안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마음을 동원해 각각의 포스터에 주문을 걸었다. 이제 그 주문에 걸릴 대상만 있으면 되는 것이다. 주문을 거는 이도 주문에 걸린 이도 모두 행복해지는 주문이 되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소상공인과 콜라보한 15장의 아트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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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김정아_그림그리는 작가_https://artlecture.com/ecok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