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obbed Russet> 2018
파스텔 베이지 색 배경 앞에 금빛의 주먹만한, 우글쭈글 구겨진 듯한 물체가 놓여있다. 녹다가 굳어버린 금덩이 같이 보이는 이것은 사진작가 윌리엄 멀렌 (William Mullen)이 포착한 사과 <Knobbed Russet> 로, 2018년부터 작가가 기록으로 남긴 사진 컬렉션 <Odd Apples (이상한 사과들)> 중 한 작품이다.
미국 일리노이주에서 태어난 멀렌은 어린시절 부모님을 따라 영국으로 갔다. 학생이던 멀렌은 어느 날 영국의 고급 수퍼마켓 웨이트로즈에 들어갔고, 굉장히 비싼 황갈색의 에그르몬트 러셋 사과를 보게 되었다. 사과라기 보다는 감자처럼 생긴 모습에 호기심이 생긴 멀렌은 과일을 맛보자 새롭고 신기한 맛에 놀랐고, 사과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캘리포니아에서 대학을 다니며 한정된 종류의 사과에 질렸었고, 브루클린의 초콜릿 브랜드에 포토그래퍼로 취직을 하며 2014년 다양한 사람들과 식재료를 만날 수 있는 파머스 마켓이 많은 뉴욕으로 옮겼다. 당시 건강이 좋지 않아 과일 외에 당분을 섭취하기 어려웠던 멀렌은 본인이 좋아하는 사과를 파머스 마켓에서 마음껏 먹었다. 2017년 한 마켓에서 핑크펄 사과의 맛과 모습에 반한 작가는 당시 초콜릿회사에서 상품사진을 찍었던 것처럼 파스텔 배경의 스튜디오에서 사과를 촬영했고, 이후 더 다양한 사과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때로는 시중에 나와있지 않은 사과를 촬영하기 위해 과수원에 연락하기도 하며 열정적으로 사진을 모았다. 그리고 2018년 같은 회사 동료의 제안으로 그의 사과 컬렉션을 <Odd Apples>라는 제목의 책으로 제작하게 되었다.
<Niedzwetzkyana>,
2018
소묘 수업이나 명화, 동화에서 한두가지 일관된 모습으로 자주 등장하는 사과와는 달리 다양한 환경에서 각자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이상한’ 사과를 하나하나 촬영한 <Odd Apples>는 작가의 사과 자체에 대한 탐구를 보여준다. 그의 사진 컬렉션을 통해 보는이들은 ‘사과’ 에 대한 이미지가 다양해지고 각 사과가 어디에서 왔는지 궁금해진다. 미국과 영국 산지의 사과부터 키르기스스탄의 붉은 속살의 사과까지, 알려진 사과와 생산가치가 없어 이름이 주어지지 않은 작고 못생긴 사과까지 작가는 하나하나의 사과를 맛보고 느끼며 색과 질감, 산미와 향을 기록하고 기억했다. 3000여개가 넘는 전세계의 사과 품종 중에서 멀렌이 촬영한 사과들은 일부밖에 되지 못하지만, 그는 올해에 적어도 100개의 품종을 맛보고 촬영할수 있기를 계획하고 있다.
<Api Etoile>,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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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https://www.nytimes.com/2019/01/04/t-magazine/odd-apples-photos-william-mullan.html
https://www.ediblebrooklyn.com/2019/photographer-william-mullans-odd-apples-project/
참고자료
Around the World in Rare and Beautiful Apples (https://www.atlasobscura.com/articles/unusual-apples)
William Mullan’s ‘Odd Apples’ Project Celebrates the Fruit’s Diversity (https://www.ediblebrooklyn.com/2019/photographer-william-mullans-odd-apples-project/)
A Q&A with ‘Odd Apples’ Photographer William Michael Mullan (https://www.ciderculture.com/odd-apples-william-mullan/)
One Photographer’s Delicious (and Technicolor) Homage to Apples (https://www.nytimes.com/2019/01/04/t-magazine/odd-apples-photos-william-mullan.htm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