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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에 저당 잡힌 삶 - 무한 한계를 극복하는 예술가들 | ARTLECTURE

예술에 저당 잡힌 삶 - 무한 한계를 극복하는 예술가들


/Art & History/
by Mr오로라
Tag : #육체, #신체, #고통, #작품, #제약
예술에 저당 잡힌 삶 - 무한 한계를 극복하는 예술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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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GHLIGHT


예술가는 그의 예술 세계를 구현하는데 있어 육체, 시간, 재화, 공간 등의 다양한 제약을 마주하게 된다. 비단 예술 뿐 아니라 세상을 이루고 있는 모든 것이 그렇다. 단, 예술가는 자신의 상상력과 재주로 세상이 제시하는 한계적 세계를 무한대 공간으로 끄집어내는 역할을 하는 사람일 것이다...

얼마 전부터 아프지 않은 곳이 없다. 연초 한번 앓고 무사히 지나간 줄만 알았던 관절염과 근육통이 재발하더니 이제는 가슴과 심장까지 통증이 몰려온다. 이럴 때면 무방비 상태가 된다. 몸을 격렬히 써야 완성을 할 수 있을지 모를 작업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돌연 나를 짓누르는 고통으로 다가온다. 그동안 예술은 내가 살아가는 세계 자체라 말하곤 했다. 하지만 허약한 육체의 무게 아래 너무도 쉽게 예술을 망각하곤 피로한 나날에 짜증만 늘어낸다.

 

이럴 때면 건강한 몸을 타고난 작가들에게 부러움이 생긴다. 나도 몸집이 크고 근육질의 몸을 가졌다면 어땠을까? 하지만 대강 눈으로 보기에도 건강한 육체를 가져도 상상하기 어려울 법한 작품들을 마주칠 때가 있다. 2015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보았던 독일의 게오르그 바젤리츠의 거대한 8점의 자화상 시리즈(2014)는 당시 76세의 노장 화가가 그렸다고 하기엔 엄청난 에너지를 담고 있는 작품이었다.



 게오르그 바젤리츠, 자화상 시리즈, 2015 베니스 비엔날레

 


간혹 선천적 혹은 후천적으로 신체적 제약을 지닌 예술가들을 마주한다. 신체 기능을 저하시키는 노화도 육체 노동이 불가피한 예술가들에게는 또 다른 제약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생동안 쉬지 않고 작업을 해 수많은 작품을 남겨 감동을 주는 예술가들이 있다. 

 

역사 속 예술가들은 어떻게 육체적인 한계를 극복했을까? 한편 현대 작가들은 어떤 한계에 직면해있고 어떤 방법으로 풀어가고 있을까?

 


1. 류머티스 관절염을 알았던 오귀스트 르누아르 (1841 - 1919)


 

Baigneuse Aux Cheveux Longs, 1895 - 1896, 오귀스트 르누아르

 

    

화려한 색채로 빛을 담은 화가, 행복을 그린 화가로 불리는 프랑스의 오귀스트 르누아르는 말년에 류마티스 관절염을 앓았다. 일상 생활을 하기 힘들 정도로 손가락이 굽는 등 관절이 손상되고 뼈가 변형되었지만 죽기 직전까지 작업을 계속해 수많은 그림을 남겼다. 류마티스 관절염의 치료가 불가능했던 100여 년 전의 르누아르는 별다른 치료 없이 통증을 견디며 그림을 그릴 수 밖에 없었다. 그의 누드화에서 보여지는 건강한 육체에 대한 표현과 인물의 밝고 환희에 찬듯한 느낌은 그가 견디고 있는 육체적인 고통으로 인해 자연 발생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물리적 고통의 껍질에서 벗어난 초월적 예술 행위를 향한 쾌감은 그의 실재적 고통과 불안과 함께 더욱 증폭되었을 것이다. (조수경 한양대학교류마티스병원 류마티스 내과 교수 글 참고)

 


2. 자살로 생을 마감한 프리다 칼로(1907 - 1954)


 

The Broken Column, 1944, 프리다 칼로

       


멕시코의 현대 화가 프리다 칼로는 어릴적 소아마비 장애와 18살에 당한 교통 사고로 인한 척추 손상과 불임으로 평생 육체적인 고통 속에 살 수 밖에 없었다. 또한 그의 남편 디에고 리베라와의 여성 편력은 그녀에게 정신적 핍박까지 더했다. 프리다 칼로는 대중들에게 여성 해방의 상징적인 인물로 여겨지기도 한다. 이는 여러 미술사학자들이 그녀를 비극적인 삶에 굴하지 않고 인간 승리를 이룩한 여성의 모습으로 묘사한 덕분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프리다 칼로의 작품에서 가장 먼저 느꼈던 것은 정체성이 강한 여성의 모습이라기 보단 오히려 다소 유아적인 감정과 나르시시즘이 극대화된 불안정한 자아의 모습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가졌던 신체적 결함은 그녀에게 새 자아를 욕망케 했고, 남편에 대한 비정상적인 사랑과 불임은 정체성에 대한 혼란을 가중시켰을 것이다. Lindauer(1999)1)에 따르면 "저항적인 여성"으로서의 프리다 칼로의 이미지는 그녀 스스로가 자신에 대한 열등감과 분노에 대한 방어 전략의 일환으로 구축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예술이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는 것은 그녀가 인간의 한계를 인정하고 자신의 약점을 전략적 혹은 예술적으로 극복해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녀가 죽기 전 마지막 일기에 쓴 "이 외출이 행복하기를 그리고 다시 돌아오지 않기를이라는 글귀에서 삶에 대한 치열함과 투쟁이 느껴지는 것은 그녀가 남긴 예술 때문이다. 1) 프리다칼로의 정신 병리, 이병욱M.D

 


3. 어시스턴트들에게 육체적 노동을 맡기는 현대 작가들



 무라카미다카시의 조수들의 카이카이 키키 작업 모습

 



"현대 예술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나는 자신의 언어를 구축하는것 혹은 어떤 이야기를 유형의 것으로 볼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예술가마다 현대 예술에 대한 정의는 다르다.) 따라서 공장 형태의 작품 생산 시스템을 만들고 수많은 조수에 의해 작업 제작을 분업화하는 예술가들의 작업 방식을 부인하지 않는다. 현대의 유명 작가들의 파격적인 작업 방식은 등장과 함께 수많은 논란과 화제를 만들어낸다.

 


제프쿤스의 명화 시리즈를 위해 고용된 조수들이 작업하는 모습

 

제프쿤스의 명화 시리즈_ 고용된 조수들이 복제한 명화에 제프쿤스의 심볼인 파란 구슬을 삽입하여 완성한그림

Gazing Ball (Perugino Madonna and Child withFour Saints), 201415, Oil on canvas, glass, aluminum,

179.7 x 136.5 x 37.5 cm. Property Jeff Koons

 



앤디 워홀은 1960년대에 이미 대량 생산 방식으로 상품을 찍어내듯 수없이 많은 작품들을 만들어냈다. 제프쿤스는 명작 시리즈 작업을 위해 100여명의 조수를 고용하여 작품을 완성했다. 데미언 허스트2)의 "예술가는 건축가다. 직접 건물을 짓지 않는다." 라고 말한 일화는 유명하다. 무라카미 다카시는 카이카이 키키라는 회사를 설립하여 본인의 작품과 프로젝트 기획과 실행을 수행하고 예술 상품의 생산과 판촉 업무까지 수반한다. 이들의 공통점은 자신의 예술 세계를 구축하는데 있어 예술 작품의 기획, 생산 그리고 홍보까지 예술의 일부 혹은 전 분야를 세분화하고 분업화하는 등 시스템적으로 제어하는 방식을 택했다는 점이다. 



 권기수, Time-Reflected Forest with A Yellow Boat-Red,  2015

한국 작가 권기수도 공장 시스템처럼 여러 조수들이 작품의 부분을 맡아 작업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린포스트코리아(http://www.greenpostkorea.co.kr) 참고


 

예술가는 그의 예술 세계를 구현하는데 있어 육체, 시간, 재화, 공간 등의 다양한 제약을 마주하게 된다. 비단 예술 뿐 아니라 세상을 이루고 있는 모든 것이 그렇다. 단, 예술가는 자신의 상상력과 재주로 세상이 제시하는 한계적 세계를 무한대 공간으로 끄집어내는 역할을 하는 사람일 것이다. 그것을 찾는 일은 예술가 본인의 몫이다. 각자의 작업 방식에 따라 조수의 도움, 기계적 생산 방식 혹은 인공지능을 통한 실현 등 서로 다른 전략을 적용시킬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예술은 무한대의 가능성을 실험해보는 이러한 과정 속에서 끊임없이 생멸을 반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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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Mr오로라_“공대 나온 아티스트, 도록 수집가, 철학 덕후. 현재 브뤼셀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