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하지만 강한 존재들의 무해한 저항 | ARTLECTURE

약하지만 강한 존재들의 무해한 저항

-이목하 개인전: ‘방 안의 큰 불’ -

/Artist's Studio/
by 이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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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하지만 강한 존재들의 무해한 저항
-이목하 개인전: ‘방 안의 큰 불’ -

HIGHLIGHT


이번 전시의 그림에 담긴 대상들은 주로 소리 없이 발버둥 치는 것들이다. 어쩌면 소극적으로 보일 수 있는 움직임들은, 각자의 상황 속에서의 최선의 발버둥이자, 주어진 상황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려는 노력이다. 전시를 통해, 다른 이에게 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의 조용한 저항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포착한 작가의 시선을 잠시 느껴보길 바란다....


이목하 개인전 '방 안의 큰 불포스터


 

방 안의 큰 불이라는 제목으로 이목하 작가의 개인전이 한남동에 위치한 ‘Gallery Anov(갤러리 아노브)’에서 진행되고 있다. 방 안의 큰 불이라니. 처음 전시 제목을 듣게 된다면, 파괴적인 이미지와 위험한 느낌이 상상될 수도 있다. 하지만 전시장에서 그림들과 직접 마주하게 되면, 작가가 담아내고자 한 것이 마냥 불의 위협적인 이미지가 아님을 알 수 있다. 불과 인물이 마주보고 있는 디스플레이 방식이 눈에 띄는데, 작가는 불을 마주하고 있는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했음을 알 수 있다.

 

 

이목하 개인전 '방 안의 큰 불‘ (Gallery Anov) 전시장 전경


 

방 안의 불은 다른 곳으로 새어 나가지 않고, 방 밖의 것들에게 무해하다. 이목하 작가는 타인에게 무해하게 스스로를 분출해내는 것들에 대한 이미지를 주로 그린다. 자기만의 조용한 저항을 하고 있는 것들 말이다. 작가는 대상들의 조용한 저항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고 담아낸다. 또한 각각의 상황에서 벗어나고자 하거나 파괴하고자 하는 것들을 바라보며 진심 어린 동질감을 느끼고 응원한다.

 


이목하 개인전 '방 안의 큰 불‘ (Gallery Anov) 전시장 전경



이번 전시에서 볼 수 있는 주된 이미지 중 하나는, 작가와 비슷한 또래 인물들의 이미지이다. 인물은 주로 작가의 너무 가깝지 않은 지인이다. Sns에 업로드된 사진 혹은 필름 사진으로 남겨진, 무해한 아름다움이 묻어난 이미지를 그려낸다. 삶에서 힘든 부분이 있지만, 그런 부정적인 요소가 드러나지 않게 최대한 행복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하고는 찍은 사진을 포착하여 그려낸다. 행복해 보이기만 하는 필름사진, 현실 속의 사람들에게 직접적으로 힘듦을 표시하지 못하고 sns에 기록해 둔 사진과 텍스트는 소극적이고 슬픔을 해소하는 데에 아무런 효과가 없는 듯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작가는, 내면에 지닌 불편한 감정을 아무에게도 해가 되지 않는 범위에서 분출해내는 모습을 보며 진심을 다해 응원한다. 감정의 분출은 단지 힘듦을 느끼는 것만이 아니며 무해한 저항이다. 무해한 저항을, 대상이 처해있는 부정적인 상황에서 앞으로 나아가려는 노력으로 바라본다.



이목하 개인전 '방 안의 큰 불‘ (Gallery Anov) 전시장 전경

 

) <불타버린 너무 작은 집>, 60.8x81cm, oil on cotton, 2020. ) <초연한 생일날> 부분 확대, 95x85cm, oil on cotton, 2019.



이번 전시에서 발견할 수 있는 주된 이미지 중 다른 하나는 이다. 일렁이며 타오르는 불꽃의 이미지는 왠지 모르게 작가가 그려낸 인물들과, 더 나아가서는 작가와 닮았음을 알 수 있다. 불꽃이 소리 없이 일렁이며 타오르는 움직임은 그림 속에 담긴 인물들의 무해한 저항과 닮았다. 불은 따뜻한 성질을 지니기도 하고, 더욱 더 뜨거워져 어떤 것을 아예 태워버리기도 한다. 작가는 이런 성질을 지닌 불을 안에 위치하는 것으로 설정했는데, 이라는 단어는 작가 혹은 그림 속 인물의 내면으로 확장되어 해석 될 수 있다. 각자의 내면에서 일렁이는 불이 스스로의 내면을 따뜻하게 밝히기도 하고, 못내 짊어진 마음의 짐들을 태워버리기도 했으면 하는 바램이 담겨있다.

 


) <속상한 새벽에> 부분 확대, 122x117.5cm, oil on cotton, 2020

/) <눈동자에 빛이 있는 애> 부분 확대, 76x75cm, oil on cotton, 2020.

/) <방 안의 아이>, 72x72cm, oil on cotton, 2020.


 

이번 전시의 그림에 담긴 대상들은 주로 소리 없이 발버둥 치는 것들이다. 어쩌면 소극적으로 보일 수 있는 움직임들은, 각자의 상황 속에서의 최선의 발버둥이자, 주어진 상황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려는 노력이다. 전시를 통해, 다른 이에게 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의 조용한 저항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포착한 작가의 시선을 잠시 느껴보길 바란다. 덧붙여 작가는, 그림으로 담아낸 실제 대상들이 그림에 묻어난 자신의 아름다움과 사랑스러움을 발견하게 되길 바란다고 조심스럽게 말한다.


[전시 정보]

이목하 개인전 [방 안의 큰 불]

장소: 갤러리 아노브 (한남동618-7 3)

기간2020.06.25~07.13

관람 시간: -금 15:30~22:00/,일 12:00~22:00

작품 사진 출처이목하 작가


[작가소개]

 이목하

 "이목하"라는 이름으로 활동 중이며, 평면회화 중심의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오일페인팅을 기반으로 수용성 재료를 함께 사용하여 특유의 질감을 살려 작업합니다. 곱게 자라 무해한 듯한 인물의 이미지와 동시에, 그 무해함 안에 존재하는 이질적인  것들에 대해 이야기를 합니다. 최근 작업으로는, "밤과 후레쉬와 소녀들", "곱게 자란 아이들" 시리즈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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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한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