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낭비라 생각하면서도 엄청난 기세로 하게 되는 일이 있다. 예를 들면 누워 있기. 누워서 해야 할 일을 미루기. SNS 순회 하기. 게임 하기, 만화 보기, 별 다른 목적 없이 클럽들을 옮겨 다니며 실망하기, 기타 등등. 이도 저도 아닌 쓰레기처럼 보낸 하루.
당신은 후회 중인가? ‘나 빼고 누군가는 다 열심히 하고 있을텐데.’ 아니면 오늘 하루 정도는 쉬어도 된다는 생각에 당당한가? ‘나만큼 열심히 하는 사람 없지.’ 어느 쪽이든 당신의 그 ‘쓰레기’ 같은 시간들은 생산적인 시간들의 틈새에 끼어 있을 때나 최소한의 의미를 가진다.
그러나 상상해보자. 만약 계속해서 한심하고, 쓸모없고, ‘시간을 죽이는’ 일들만 해도 된다면? 물론 이런 상상은 성취 중독자인 우리 대부분에게 공포스럽다. 그러나 모든 방면에서 우리를 질식시키는 이런 시대에 해볼만한, 해야하는 상상임은 분명하다.
이러한 맥락에서 <킬타임트래시_임시>는 전시장이라는 공적 공간에서 ‘시간 죽이기’를 시도하려 한다. 함께 ‘시간을 죽이며’ 우리는 세상에서 치워진 ‘죽은 시간’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을 것이다. 죄책감, 수치심, 자기 혐오로 뒤범벅된 ‘죽은 시간’들은 어쩌면, 우리 앞에 놓인 무한대의 미래보다 더 중요할지도 모른다.
소개
킬타임트래시는 시각 예술가인 문상훈, 시각 문화 비평가인 이연숙(리타)로 이루어진 퀴어 파티 콜렉티브다. 우리는 Kill->Time=Trash, 즉 시간을 죽이면 쓰레기가 되지만 재미가 발생한다는 공식을 공언하며, ‘시간 죽이기’의 무쓸모하고 무의미한 시간 낭비와 ‘죽치기’의 공간 점유를 긍정한다. 퀴어 예술가들과 연구자들이 난잡하게 교류할 수 있는 소란스러운 이벤트들을 만들기 위해 모인 우리는, 앞으로도 매년 1회의 이벤트를 꾸준히 열고자 한다. 킬타임트래시의 첫번째 프로젝트인 <킬타임트래시_임시>는 총 4회의 각기 다른 내용의 행사를 포함한다. 행사 기간 중에는 퀴어 예술가/연구자/활동가로부터 취합한 특별한 대답들이 전시장 공간 내에 전시될 예정이다.
일시 위 사이트에서 더 자세한 정보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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