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호 & 이주승, <두 개의 시선>, 2020 싱글채널비디오, 10분 50초, 백남준아트센터 커미션
기획전 《침묵의 미래: 하나의 언어가 사라진 순간》은 소설가 김애란의 동명 소설에서 포착한 질문을 단초로, 말과 글이면서 신체이자 정령, 실체이자 관념, 그리고 체제이자 문화인 언어를 들여다봅니다. 8명의 참여 작가들은 오늘날 신자유주의 사회에서 언어의 약탈과 소멸 현상, 오해와 이해를 거듭하는 관계, 문자의 바깥에서 벌어지는 비언어적 의사소통의 다양성을 탐색합니다. 동시에 지배 언어가 낳는 계급과 소외, 생존 도구로서 인권과 직결된 언어의 힘을 시각예술로 제시합니다. 전시는 일상에 서서히 스며들어 자리한 이 같은 문제들을 환기함으로써 눈에 보이지 않는 언어의 실체와 다양성을 새로이 바라보게 합니다.
“미디어에 대한 모든 연구는 언어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는 백남준의 말은 그가 한국에서 태어나 일본, 독일, 미국에서 살며 언어의 권력 체계가 어떻게 인간의 신체와 생각을 지배하는지 경험한 것에서 비롯합니다. 8명의 참여 작가들은 전시 제목처럼 사용자가 점점 줄어들어 사라지거나 소멸될 위기에 처한 언어에 주목하거나, 역으로, 우위를 점한 특정 언어의 권력에 의문을 제기하고 다양한 언어에 새로운 지위를 부여합니다. 나아가, 비언어를 통한 의사소통에도 구체적인 형태와 리듬, 목소리가 있음을 강조한다. 이러한 작업은 해당 언어를 사용하는 공동체의 존재를 증명하는 것으로 이어집니다. 결국, 기술의 발전과 연동한 언어의 변화와 삶의 태도를 들여다보는 작가들의 탐구는 우리 내면에 잠재된 편견과 혐오, 문명사회 전체에 들이닥친 양극화의 명암을 드러냅니다
안젤리카 메시티, <말의 색깔>, 2015 3 채널 HD 비디오, 컬러, 사운드, 25분
courtesy of the artist and Anna Schwartz Gallery
“나는 누구일까. 그리고 어찌될까.” 어떤 언어가 스스로의 행방을 묻는 소설의 물음에서 시작된 전시는 결국 자신과 다른 존재에 대한 인식이기도 합니다. 우리의 불안이 과연 다른 종, 다른 대상, 다른 언어로부터 비롯하는지, 미래에 하나의 목소리만 남는다면 그 불안은 과연 사라질 것인지 질문합니다. 전시를 기획한 학예사의 전시투어 영상을 통해 다양한 응답과 이야기들이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원문: 백남준 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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