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열기념관 상반기 특별 기획 전시《내 손안의 광장 》
광장에서 시작된 시민들의 외침은 시대를 지나 오늘의 민주주의로 이어졌습니다. 이번 전시는 1987년 6월 이한열의 최루탄 피격 이후 들불처럼 끓어오른 민주항쟁의 뜨거웠던 열기부터 현재에 이르러 우리 손안에서 펼쳐진 디지털 연대까지 한국의 시위 문화의 변화를 보여주고자 합니다.
제1부, '저항과 연대 - 광장의 탄생'에서는 민주주의를 향한 갈망이 폭발했던 1987년 6월 항쟁의 기록을 마주합니다.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과 이한열 열사의 최루탄 피격 직후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정리한 연세대학교 총학생회 자필 문서, 그리고 이한열의 회복을 기원하며 거리에 나선 민가협 어머니들의 모습은 당시의 아픔을 생생히 전합니다. 특히 연세대, 서울대 등 8개 의과대학 학생들이 시위 후, 자발적으로 의료반을 편성해 현장의 부상자들을 치료하는 모습은 광장이 투쟁을 넘어 생명을 지키는 연대의 현장이었음을 증명합니다. 최루탄 연기가 자욱한 거리에서 평화로운 연좌시위를 벌이던 학생들, 그리고 그들에게 도시락과 의약품을 건네며 지지를 보냈던 명동의 직장인들로 이루어진 넥타이 부대는 광장이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만들어진 공간이었음을 보여줍니다.
제2부, ‘촛불과 시위’에서는 1987년과 1990년대의 격렬한 시위를 지나, 일상의 안전을 지키는 목소리이자 문화 축제로 확장된 시위 문화의 변화를 다룹니다. 2002년 미군 장갑차 사고로 희생된 두 여중생을 추모하며 시작된 촛불시위는 2008년 소통의 단절을 상징하는 이명박 정부의 명박산성에 맞선 시민 불복종의 외침으로 이어졌습니다. 2016년 경찰차로 만들어진 차벽을 3만 장의 꽃 스티커로 뒤덮어 꽃벽으로 바꾼 평화적 퍼포먼스는 삭막한 대치의 공간을 소통과 화해의 예술적 장소로 승화시켰습니다. 또한 박근혜 대통령 탄핵 촛불 집회에서 장수풍뎅이 연구회, 민주묘총, 국제 햄네스티, 화민련과 같이 위트 넘치는 패러디 깃발을 든 젊은 세대의 등장은 시위가 비장함을 넘어 시민들이 즐겁게 참여하는 성숙한 축제의 장으로 변화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제3부, '내 손안의 광장'에서는 2018년 이후 우리 일상 깊숙이 자리잡은 새로운 연대의 방식을 살펴봅니다. 광장은 특정 장소를 넘어 우리 손안의 디지털 공간으로 확장되었습니다. 스마트폰을 통한 실시간 정보 공유와 모금은 시위의 지평을 넓혔고, ‘고객은 ATM이 아니다’라는 문구를 내건 트럭 시위는 게임사로 하여금 사과를 발표하게 만들었습니다. 이후, 2024년 말 비상계엄 사태에서는 광장을 가득 채운 각양각색의 K-POP 응원봉은 2016년에 이어 서로 다른 팬덤을 하나로 연결하며, 민주주의라는 하나의 목소리로 뭉치는 비폭력 디지털 연대의 새로운 풍경을 만들어냈습니다.
시대에 따라 목소리를 내는 방식은 변화해 왔지만, 더 나은 사회를 향한 자발적인 참여의 정신은 변함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여러분이 만든 민주주의가 오늘날 우리의 일상에서 어떤 연대의 가치로 살아 숨 쉬고 있는지 되새겨보는 시간이 되시길 바랍니다.
전시기간 : 2026.03.10.(화) - 05.24.(일)
관람시간 : 월-금 오전 10시 – 오후 5시
이한열기념관
04057 서울시 마포구 신촌로 12나길 26
문의 02-325-7216 /www.leememorial.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