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마리는 ‘만욱’의 개인전 《글리치 정원 _ 작동하는 식물, 자라는 기계, 망설이는 인간》을 2025년 12월 24일부터 2026년 1월30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인간 중심의 가치 판단속에서 ‘이해의 바깥’으로 밀려나 온 비인간 존재들- 식물, 기계, 시스템을다시 안으로 불러들이며, 동시대 창작의 조건을 생태적 관점에서 재고한다.
만욱은 2018년부터 이어온 ‘기계인간’연작과2024년 <잡초 보호구역>을 통해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 유용함과 무가치함의 구분을 지속적으로질문해왔다. 이번 전시 <글리치 정원>은 그 문제의식이 집약된 지점으로, 실패나 경함으로 인식되어온 ‘글리치(Glitch)’를 새로운 가능성이 발아하는 조건으로재해석한다.
전시는 인간과기계, 자연이 얽힌 하나의 작동시스템으로 구성된다. 식물은기계가 제공하는 인공조도에 반응하며 자라고, 기계는 인간의 움직임과 환경 변화에 반응한다. 작가의 기존 작업 데이터는 생성형 AI와의 협업을 통해 증폭된 이미지로되돌아오며, 예측 불가능한 생성과정을 드러낸다. 이 과정에서작가는 결과를 통제하는 주체가 아니라 조건을 설계하는 존재로 위치하며, 동시에 시스템 밖으로 밀려나는경험을 감내한다.
전시 부제에 포함된‘망설임’은 감정이자 윤리적 태도를 의미한다. 이는 지배와 통제를 유예하고, 서로 다른 존재들이 어떤 조건 속에서공존하는지를 주의 깊게 살피는 태도이다. 관람자는 식물의 성장, 기계의반응, 빛의 변화, 실시간으로 생성되는 사운드를 동시에 경험하며, 인간·기계·식물이 서로의 조건이 되어 함께 자라는 공존의 구조를 마주하게 된다.
<글리치 정원>은 오류와 흔들림의 새로운 협력의 가능성으로 제안하며, 상호의존적세계 속에서 창작과 공존의 미래를 사유하는 전시가 될 것이다.
이 전시는 완결된결과보다 과정과 관계에 주목하며, 인간 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난 새로운 감각의 전환을 제안한다. 만욱은 통제와 예측을 내려놓은 자리에서, 서로 다른 존재들이 만들어내는미묘한 흔들림과 균형을 통해 동시대 예술이 나아갈 또 다른 가능성을 사유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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