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민속박물관(관장 장상훈)은 2025년 12월 3일(수)부터 2026년 5월 10일(일)까지 기획전시실 1에서 출산 특별전《출산, 모두의 잔치》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출산으로 맺어지는 관계와 그 안에 담긴 다양한 이야기를 조명한다. 아이의 장수를 기원하기 위해 100개의 옷감을 이어 만든 백일 저고리, 아빠가 쓴 육아일기, 아이를 위해 1,000명의 글자를 받아 만든 천인천자문千人千字文 등 328건의 전시자료를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산모와 아이뿐 아니라 출산을 함께 기다리고 응원해 온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에 주목한다.
천인천자문千人千字文은 아이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며 천 명이 한 글자씩 써서 만든 책으로, 아이의 첫돌에 돌상에 올려 많은 이들의 지혜와 복이 아이에게 전해지길 바랐던 모두의 소망이 담겨 있다.
또한 아이의 백일을 기념해 백 조각의 천을 이어 만든 백일옷은 아이의 건강과 장수를 비는 가족의 따뜻한 마음을 나타낸다. 백 조각의 옷감이나 백 줄의 누비로 만든 ‘저고리’는 완전함을 상징하는 숫자 100을 의미하며, 아이가 백 살까지 오래 살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고 있다.
자녀의 성장 과정을 기록한 아버지의 육아일기, 딸이 낳을 첫 아기의 건강을 기원하며 어머니가 혼수품으로 만들어준 포대기, 임산부의 신호를 기다리며 밤낮없이 대기하는 조산사의 출장가방 등 50여 명의 사연이 담긴 전시품은 시대를 넘어 이어져 온 따뜻한 마음의 흐름을 함께 보여준다.
“예전 어른들은 힘을 주다 아기가 잘 안나오면 남편의 혁대(허리띠)를 배에 두르거나, 날계란을 삼키면 아기가 순풍 나온다고 했어” -7남매를 낳은 80대 할머니
“임신 후 저보다 먼저 출산한 동생과 엄마, 저와 비슷한 시기에 출산하는 분들이 모인 오픈채팅방에서 많은 정보를 얻었죠.” -출산을 앞둔 30대 임신부
‘첫 출산’을 겪으면서 부부는 처음으로 부모가 된다. 처음으로 맞닥뜨리는 임신과 출산, 육아는 두려움과 걱정을 불러온다. 임산부는 두려움과 걱정을 줄이기 위해 임신 기간에는 무엇을 조심해야 하는지, 태아에게 해가 되지 않으려면 무엇을 피해야 하는지, 안전하게 출산하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등 다양한 정보를 찾아야 한다.
출산 관련 속신과 금기가 담긴 조선 후기의 생활 지침서, 1900년대 초반 어머니가 딸에게 남기는 당부의 편지, 1950년대 정부 배포 책자와 2000년대 초반의 육아 서적, 오늘날의 블로그와 단체 채팅방까지 시대별로 여성들이 정보를 얻은 방식을 소개한다.
산모와 아이의 건강을 바라는 마음, 자손을 기원하는 바람은 지역과 시대를 초월한다. 산모를 위한 의례에 사용하는 말리 보보족의 가면, 인도의 순산 기원 의례인 발라이카푸, 다산을 기원하는 볼리비아의 파차마마 신상 등 14개국의 전시자료는 산모의 순산과 다산을 기원하는 간절한 마음을 보여준다.
전시는 생물학적 출산을 넘어 입양 등 오늘날 한국 사회가 마주한 다양한 ‘태어남의 방식’을 함께 살피며, 관람객이 직접 전시 소감과 자신의 출산·탄생 경험을 남길 수 있는 참여 공간도 마련했다. 참여자 가운데 추첨을 통해 전시 기념품을 제공하며, 특히 출산을 앞둔 산모가 관람 인증사진과 소감을 남기면 초음파 사진 앨범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국립민속박물관은 이번 특별전으로 생명의 소중함과 서로를 돌보는 공동체의 가치를 널리 공유하고자 한다. 출산은 시대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보편적 경험이자 공동체가 함께 만들어온 문화이다.《출산, 모두의 잔치》가 생명과 돌봄의 의미를 함께 나누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 / 국립민속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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