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사진 생활 최악 에피소드
2003년 11월 사진을 시작한 이래, 16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동안 별의별 일이 있었다. 15년의 사진 생활 중 최악 에피소드를 말하려고 한다. 사진 찍다 '불심검문' 당한 이야기이다. 사건은 지금으로부터 9년 전인 2010년 11월 6일에 있었던 일이다. 당시 정권은 이명박 정부였다. 2010년 11월 11일부터 12일까지 서울에서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있던 터였다.
시골집에 내려가는 기차를 타기 위해, 수원역에 갔다. 오전 9시 55분 출발이었는데, 예정시간보다 15분 정도 일찍 도착했다. 사진 찍으면서 시간 보낼 겸 오랜만에 수원역 대합실 2층으로 올라갔다. 카메라를 꺼냈다. 장노출로 사람들의 움직임을 표현하는 사진을 찍으려고 했다. 몇 차례 찍은 바 있는, 이런 사진이었다.
Life, 2009, photo by 비두리
사진 찍고 있는데, 아래 1층에 제복 입은 경찰관 2명이 보였다. 그들은 나를 보더니 대화를 나누고, 내 쪽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소속 지구와 신분을 이야기하고 하는 말인즉슨,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테러 대비로 '불심검문'을 한다는 것이었다.
"여기서 왜 사진 찍냐?"
"허락은 받았냐?"
"여기서 사진 찍는 게 작품이 되느냐?"
살면서 경찰서 한번 간 일 없었고, 이른바 법규를 준수하며 살았는데 이게 웬 날벼락? 처음 당하는 불심검문이기도 하고, 너무 어이가 없는 데다, 당황해서 받아치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찍은 사진을 보여주고 확대까지 하면서 말했다.
"여기 나온 사람들 일일이 누구인지 알 수 있느냐?"
"테러범처럼 보이냐?" (이 대답은 "테러범이 얼굴에 쓰여있느냐?")
"여기서 사진 찍으려면 밑에 내려가면 200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일일이 허락받고 찍어야 되느냐?"
손을 '부들부들' 떨면서도, 2명의 경찰관 이름을 핸드폰에 메모했다. 그러나 나중에 쓸 일은 없었다. 기차 시간이 다가와서 기차 타러 가야 한다고 자리를 떴지마는,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 말로만 듣고 불심검문을 당하면서도, 목소리만 높아져서 감정적인 대응에 그쳤다는 것에 속이 풀리지 않았다.
집으로 와서 '불심검문'에 대해 검색했다. 당시 찾아낸 불심검문을 대처하는 글이다.
막무가내 불심검문, 이제는 당황하지 마세요
쫄지마 불심검문!
쫄지 마! 실전 매뉴얼이 여기 있잖아~
2010년 G20 회의 전에 공공장소에서 사진을 찍었다는 이유만으로, 수상한 사람이 돼서 받은 불심검문. 이제 와서 돌이켜보면 경찰분들은 나름의 일을 한 것이고, 대처를 잘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또 불심검문을 다시 겪게 된다면 아무렇지 않게 잘 대처할 수 있을까?
혹시 사진 찍다 불심검문당한 사람, 또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