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를 사진으로 남길 수 있다면..
연작확인: https://artlecture.com/artworks/2456
관계를 사진으로 남길 수 있다면
‘관계-확인’ 연작

방 안에만 있는 히키코모리도 안부를 묻는 온라인 관계 하나 정도는 있다. 관계 없이는 그 어떤누구도 그 자신이 될 수 없다. 서로 다른 사람들은 부딪치며 찰나의 번쩍임을 만든다. 그것은 사랑이나 우정이 되기도 한다. 이 빛을 다툼이라 말하는 사람도, 시기, 질투라고 표현하는 사람도 있다. 나에게 관계는 이 무수한 번쩍임의 연속이다. 그리고 빛을 내지 않을때 관계는 힘을 잃고, 서로가 아닌 각자로 돌아간다고 생각했다.

내게는 관계에서 발생하는 미묘한 것들이 힘들었다. 소심하고 내성적인 성격이 가장 큰 원인을 차지할것이다. 20대 중반으로 향하며 관계에 대한 고민은 더욱 깊어졌다. 인생의터닝 포인트를 찾기 위해서라도 무엇이든 하고 싶었다. 그렇게 24년을돌아보며 사회인으로 나서기 전 휴대폰 속 이름으로만 남아있는 그들을 찾기 시작했다. 다양한 이유로 끝나버린관계들. 그들을 만나 내심 그 관계를 다시 이어나갈 희망을 품었을지도 모른다.
한때 너무나 소중했던 이들을 1년간 찾아 나섰고, 연락을취한 30명 중 15명을 만났다. 그중에는 실질적으론 아주 가깝지만, 마음은 먼 사람들도 있었다. 중형 필름 카메라 앞에 나란히 서서 손을 잡고, 유선 릴리즈를 눌렀다. 한 컷도 미리 볼 수 없는 그 카메라 앞에 선 사람들은 하나같이 어색했다. 표정이어떤지 확인할 수도 없기에 또 어색하게 웃으며 진짜 마지막일 인사를 건넸다.

작업을 마치고 쓰는 작가 노트에 ‘우리는 관계에 현재라는 새로운 점 하나를 찍었다.’라고 남기며, 관계가 점으로 이뤄진 선임을 말했다. 그리고 새로운 점 하나를 찍었다고 결론을 내리며 끊어진 관계들이 다시 이어질 수 없음을 자백했다.
끝나버린 관계를 사진 안에 담고 싶었다. 하지만 결국 사진이 남긴 것은 그 순간 우리가 잠시나마다시 만났다는 그 사실 뿐이다. 가장 가까이에 있던 사람들이 어느덧 행인보다 먼 사람이 되어 손을 잡고카메라 앞에 섰다. 그 때문에 이 사진 작업은 끊어진 관계를 ‘확인’하는것이라 말할 수밖에 없다.

All images/words © the artist(s) and organization(s)
☆Donation: https://www.paypal.com/paypalme2/artlectur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