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lecture Facebook

Artlecture Facebook

Artlecture Twitter

Artlecture Blog

Artlecture Post

Artlecture Band

Artlecture Main

몸과 미술(The Body and Visual art) | ARTLECTURE

몸과 미술(The Body and Visual art)

-No.20 르네상스의 몸(The body of the Renaissance)-

/Artlecture/
by Celest
몸과 미술(The Body and Visual art)
-No.20 르네상스의 몸(The body of the Renaissance)-
VIEW 31

HIGHLIGHT


<다비드>의 눈은 인간의 이성과 의지를 담은 것이며, 신이 아닌 인간의 정신성을 기반으로 압도적으로 물리적인 힘이 센 골리앗을 넘어선 사실을 강조하고 있는 것인데, 이는 르네상스적 인간상의 맥락에 있다.

*르네상스의 미술과 몸; 미켈란젤로의 다비드


사진 1미켈란젤로, <다비드(David)>, 1501-1504

출처: https://en.wikipedia.org/wiki/David_(Michelangelo)

 


미켈란젤로(Michelangelo di Lodovico Buonarroti Simoni, 1475-1564)<다비드(David)>는 그가 이 조각의 제작을 맡기 이전 두 명의 다른 조각가들을 거친 사연이 많은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사진 1). <다비드>로 탄생하기 이전의 대리석 덩어리는 5.4미터의 거대한 높이로 먼저 1463년 조각가 아고스티노 디 두치오(Agostino di Duccio, 1418-1481)가 성당의 기둥을 장식하기 위한 조각으로 의뢰를 받았으나 중도에 제작을 그만두었고, 1476년 안토니오 로셀리노(Antonio Rossellino, 1427-1479)가 다시 맡았으나 결국 포기하고 대리석 덩어리는 장기간 방치되었다. 1501년 이탈리아 공화정 정부는 이 대리석으로 베키오 궁전(Palazzo Vecchio) 앞에 세울 수 있는 성경에 나오는 골리앗을 쓰러뜨린 영웅 다윗의 조각상을 만드는 제안을 내놓았으며-정부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를 우선으로 고려하였지만-미켈란젤로가 이를 수락하여 3년 동안 4.1미터 높이의 조각으로 제작하였다. 이 조각상은 상당 기간 베키오 궁전 앞에 있었으나, 훼손되는 것을 막기 위해 1873년부터 아카데미아 미술관(Galleria dell'Accademia) 안에 전시되어 왔다.

 

우여곡절 끝에 완성되었지만 완벽해 보이는 미켈란젤로의 <다비드>는 인체 구조를 해부학적으로 면밀하게 연구했던 미켈란젤로의 해박한 지식을 여실히 담아내고 있다. 반쯤 돌린 목과 허벅지 근육, 갈비뼈와 그것을 둘러싼 근육조직, 돌을 쥔 주먹과 주먹의 표면 밑으로 흐르는 혈관 등이 정교하게 표현되어 마치 살아있는 인간의 형상을 보는 듯이 생생하다. 얼핏 보았을 때는 고대 그리스 조각과 차이점이 크지 않아 보이지만, 디테일한 부분을 뜯어보면 깊은 해부학적 지식 없이는 만들 수 없는 섬세한 형상을 이루고 있다. 이러한 특징은 르네상스 시대 인간을 세계의 중심으로 보았던 인본주의를 대변하기도 하고, 인간의 몸의 내부에 많은 관심을 쏟았던 미켈란젤로의 지향성을 여과없이 보여주고 있다.

 

미켈란젤로의 <다비드> 이전 대부분의 다비드 조각상들은 결투 후에 바닥에 떨어진 골리앗의 머리와 함께 옷을 입은 모습으로 의기양양하게 서 있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미켈란젤로의 <다비드>는 특이하게도 골리앗과의 결투 직전의 모습으로 옷을 걸치지 않고 침착하게 생각에 잠겨있다. <다비드>는 한쪽 다리를 지지대로 삼고 다른 한쪽 다리를 사선으로 벌리고 있는 자세를 하고 있는데(사진 1), 보티첼리의 비너스가 취했던 고대 그리스로부터 유래한 콘트라포스토 자세이며, 이로 인해 이성적인 차분함과 안정감이 느껴진다. 이는 르네상스인들이 지향했던 인간의 이성적 특성을 강조하기 위한 맥락으로 이해해 볼 수 있다.

 

사진 2. 미켈란젤로, <다비드(David)>의 상부 이미지

출처: https://en.wikipedia.org/wiki/David_(Michelangelo)


 

멀리서 <다비드>를 보면 그의 머리가 다른 조각상들보다 크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데, 이는 원래 베키오 궁전 앞에 놓여 관람자가 올려다보는 상황을 고려하여 제작하였기에 올려다 보았을 때 적절한 비례로 느껴지도록 머리가 다소 크게 표현되었다. <다비드>의 얼굴을 옆에서 바라보면 침착함과 안정감이 느껴진다. 그러나 정면에서 바라보게 되면 그의 찌푸린 표정에서 결투를 앞둔 긴장감 또는 결투에 승리하고자 하는 결연한 의지가 엿보인다. 이렇게 얼굴의 측면과 정면의 표현법이 다른 것은 고대 그리스의 헬레니즘 조각 양식에서 유래한 것이라고 한다. <다비드>의 눈은 실제 인간의 눈보다 크게 조각되어 있고, 눈동자는 마치 이글거리는 듯한 느낌을 주어 매우 인상적이다. <다비드> 눈동자의 동공과 홍채가 음각으로 처리되어 있는데, 이로 인해 빛에 의하여 음영을 가지게 된다. 이 같은 현상에 의해 눈동자는 살아있는 듯이 이글거리는 인상을 주고 있는데, <다비드>의 눈은 인간의 정신적 측면을 대변하는 것으로 기능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다비드>의 눈은 인간의 이성과 의지를 담은 것이며, 신이 아닌 인간의 정신성을 기반으로 압도적으로 물리적인 힘이 센 골리앗을 넘어선 사실을 강조하고 있는 것인데, 이는 르네상스적 인간상의 맥락에 있다.

 

사진 3. 미켈란젤로, <다비드(David)>의 오른손 이미지

출처: https://en.wikipedia.org/wiki/David_(Michelangelo)

 


<다비드>의 오른손을 보면, 골리앗을 공격할 돌을 쥐고 있는데, 돌을 쥐고 있는 손의 자세와 구조가 해부학적 지식에 기반을 둔 섬세한 형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튀어나온 힘줄과 근육의 긴장감과 손가락 마디 골격의 구부러짐은 해부학에 관한 이해가 깊은 상태에서 구현된 형상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게 한다. <다비드>의 손은 단순히 어떤 동작을 하려는 신체의 일부가 아니라 정신과의 연결성을 보여주는 특별한 부분이다. 또한, 다윗의 잠재력을 내재하기도 하고, 그의 결단력과 주체성의 상징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르네상스적 인간상에서 손은 창조, 변화, 변혁의 상징이다. 다시 말하면, 다비드의 손은 단순히 물리적 싸움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인간의 운명을 바꾸는 주체적 도구인 것이다.

 

<다비드>는 당대 피렌체 공화국 시민의 자유와 독립을 수호하려는 의지를 상징하기도 하는데, 작은 소년인 다윗이 거대한 골리앗을 물리친 성경 속 이야기는 강력한 주변 국가들과 메디치 가문의 위협에 맞서 독립을 유지하려 했던 피첸체 시민들의 의지를 은유적으로 대변하기 때문이다. 총체적으로 <다비드>는 고대 그리스 예술과 기독교 문화 그리고 르네상스적 이성주의와 해부학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으며, 시대를 넘어 인간 몸의 아름다움을 논의할 때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미켈란젤로의 수작 중 하나로 남아있다.

 

이어지는 칼럼에서도 르네상스 시대의 몸과 미술에 관한 이야기를 이어가고자 한다.

 

몸과 미술 이야기는 계속됩니다.

 


all images/words ⓒ the artist(s) and organization(s)

☆Donation: https://www.paypal.com/paypalme/artlecture

글.Celest_시각예술가로 활동하며 예술철학을 연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