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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19 르네상스의 몸(The body of the Renaissance) | ARTLECTURE

No.19 르네상스의 몸(The body of the Renaissance)

-몸과 미술(The Body and Visual art) -

/Artlecture/
by Celest
No.19 르네상스의 몸(The body of the Renaissance)
-몸과 미술(The Body and Visual ar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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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GHLIGHT


<비너스 탄생>의 비너스는 보티첼리가 이상적 여성의 몸을 표현하기 위해 시대와 장소를 넘나드는 미학적 요소들을 융합하여 탄생시켰다. 다시 말하면, 고대 그리스의 미학적 전통과 르네상스 시대의 미적 가치가 융합되어 미의 여신 비너스라는 상징적 존재로 거듭난 것이다. 보티첼리 비너스의 몸의 형상이 모든 시대를 관통하는 절대적 미(美)의 형상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겠지만, 시대를 아우르는 특별함을 지니고 있음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르네상스의 미술과 몸보티첼리의 비너스

 

사진 1. 보티첼리, <비너스의 탄생(Birth of Venus)>, 1485

출처https://www.uffizi.it/en/artworks/birth-of-venus

 


산드로 보티첼리(Sandro Botticelli, 1445-1510)의 <비너스의 탄생>은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가장 잘 알려진 회화작품 중 하나이다(사진 1). <비너스의 탄생>을 보면바다에서 갓 태어난 사랑과 미의 화신인 비너스가 커다란 조개 위에 올라타고 옷을 걸치지 않은 채 천천히 육지로 상륙하고 있고왼편에는 바람의 신 제피로스가 봄의 요정 클로리스와 함께 비너스를 육지로 살며시 불어서 밀어내고 있으며오른편에는 계절의 여신 호라가 비너스의 몸에 둘러줄 망토를 준비하며 기다리고 있다어딘지 모르게 빛이 나는 듯한 이 작품은 금세공 기술을 연마했던 보티첼리가 비너스가 올라탄 조개의 표면과 비너스의 머리카락 등에 금색 칠을 부분적으로 하여 비너스 탄생의 신성함을 보다 극적으로 표현하였다이 작품은 현재 이탈리아 피렌체의 우피치 미술관(Galleria degli Uffizi)의 보티첼리 전용관에 있는데, <비너스의 탄생>은 보티첼리 전용관의 어떤 작품보다도 압도적으로 시선을 끄는 힘이 있다그러한 주된 이유는 비너스 인체가 주는 특별한 아름다움 때문이며보티첼리는 이 특별한 비너스에 그가 사유했던 여성 인체의 이상적인 모든 요소를 집약한 것으로 보인다.

 


사진 2. <시모네타 베스푸치의 초상>

Piero di Cosimo, Portrait de femme dit de Simonetta Vespucci, 1453

출처https://en.wikipedia.org/wiki/Simonetta_Vespucci


 

비너스의 실제 모델은 당시 피렌체 최고의 미인이자 보티첼리가 매우 좋아했던 귀족 여성인 시모네타 베스푸치(Simonetta Cattaneo de Candia Vespucci, 1453-1476)로 알려져 있는데그녀는 안타깝게도 젊은 나이에 폐결핵으로 사망하였다(사진 2). 시모네타의 초상화를 보면넓은 이마백옥같은 피부긴 목과 작고 둥근 어깨가 인상적인 미인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는데이러한 시모네타의 외형적 특징은 <비너스 탄생>의 비너스에게서 고스란히 나타나지만 다소 변형된 형태로 나타난다(사진 3).

 


사진 3. 보티첼리, <비너스의 탄생(Birth of Venus)부분도, 1485

출처https://en.wikipedia.org/wiki/Sandro_Botticelli


 

비너스는 작고 처진 어깨에 비정상적이라도 보아도 좋을 만큼 구부러진 긴 목을 하고 있으며(사진 3)잘록한 허리에 긴 팔과 다리를 가지고 있으나 어딘가 모르게 실존하는 인간의 형상 같지는 않다(사진 1)손과 팔의 위치는 어딘가 뒤틀려 있는 듯이 어색하고전체적인 그녀 몸의 형상은 조각과 같이 입체적이라기보다는 평면적이며바람에 날려 살랑거리는 그녀의 머리카락과 함께 유선형을 이루며 유기적 관계를 맺고 있다이렇듯 현존하는 인간의 몸을 다소 벗어난 형태로 표현된 비너스는 르네상스 시기 영적 아름다움을 지향했던 신플라톤주의(Neoplatonism)의 영향에 의한 것이라고 알려져 있지만보티첼리가 여성의 인체를 리얼리티에 기반하여 표현할 수 없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들게 한다.



사진 4. 보티첼리, <프리마베라(Primavera)>, 1482

출처https://en.wikipedia.org/wiki/Sandro_Botticelli 



그러나 보티첼리가 여성의 인체를 사실적으로 묘사할 수 없었다는 설은 틀린 가설이 아닌가 한다그 증거로 <비너스의 탄생>보다 먼저 그려진 1482년작 <프리마베라(Primavera)>를 보면중앙에 있는 고대 풍의 주름진 흰색 드레스를 입고 빨간 망토를 반쯤 걸친 비너스의 몸은 임신한 것처럼 보이지만 현실에서 볼 수 있는 여인의 몸과 크게 다르지 않다(사진 4)가장 왼편에 있는 헤르메스의 몸을 보아도 리얼리티에 입각해 그려진 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이러한 사실로 미루어보아 <비너스 탄생>의 비너스의 몸은 의도적으로’ 현실과는 괴리감이 느껴지도록 표현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그러면서도 보티첼리의 비너스는 고대 그리스 미술에서 인체가 주는 아름다움을 극상화 했던 공식들을 따르고 있다.

 

사진 5. <아프로디테>, 그리스, B.C.2세기 추정파리 루브르 박물관.

The Venus de Milo

출처https://en.wikipedia.org/wiki/Venus_de_Milo


 

보티첼리 비너스의 포즈는 밀로의 비너스(Vénus de Milo)를 비롯한 여러 고대 그리스 조각들이 취했던 콘트라포스토(Contrapposto) 자세와 동일하다(사진 5). 콘트라포스토는 인체가 한쪽 다리에 무게를 두면다른 쪽 다리는 자연스럽게 굽혀지고이와 동시에 어깨와 골반은 서로 반대 방향으로 기울어지는 자세이다콘트라포스토 자세를 취하게 되면척추가 S자 형태로 휘어지면서 인체의 동적인 느낌이 두드러지면서 정적인 자세보다 생동감 있게 느껴진다보티첼리의 비너스도 이 자세로 인해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생생하게 다가온다또한동시에 보티첼리의 비너스는 수줍은 비너스 포즈(The Modest Venus)’를 하고 있는데옷을 입지 않은 채 한 손으로는 가슴다른 손으로는 성기를 가리는 자세를 하고 있다이는 마치 자신의 누드 상태를 수줍어하며 가리고자 한 모습이며동시에 관람자의 시선을 의식하며 유혹하는 듯한 이중적 성격을 띤다가리지만 완전히 숨기지는 않음으로써 수줍음과 유혹의 상반된 양가의 감정을 드러내는 것이다보티첼리의 비너스는 고개를 약간 숙이고 있어 수줍음의 감정이 더욱 고조되고손과 머리카락으로 중요 부위는 가렸지만 동시에 반쯤 드러내면서 여신 내면의 자신감을 은근히 표출하고 있어 매력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살펴보았듯이, <비너스 탄생>의 비너스는 보티첼리가 이상적 여성의 몸을 표현하기 위해 시대와 장소를 넘나드는 미학적 요소들을 융합하여 탄생시켰다다시 말하면고대 그리스의 미학적 전통과 르네상스 시대의 미적 가치가 융합되어 미의 여신 비너스라는 상징적 존재로 거듭난 것이다보티첼리 비너스의 몸의 형상이 모든 시대를 관통하는 절대적 미()의 형상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겠지만시대를 아우르는 특별함을 지니고 있음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어지는 칼럼에서도 르네상스 시대의 몸과 미술에 관한 이야기를 이어가고자 한다.

 

몸과 미술 이야기는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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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Celest_시각예술가로 활동하며 예술철학을 연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