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수줍음을 많이 탑니까?
숫기 없는 아이들을 보면, 숨어버리고 싶고 도망가고 싶어 하지만 그리 멀리 가
지는 않습니다.
수줍음을 많이 타는 것으로 보이는 사람들은 사실, 자신이 처한 상황을 이해하고 적응하기 위
해 한 발 뒤로 물러난 채 관찰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수줍음을 부정적인 시선으로 보는 데 익숙하지만, 낯설고 불확실한 상황에서 수줍음을 느끼는 것은 지
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그런 수줍음에 주목한 네 명의 작가가 있습니다.
루카 부볼리와 김범, 시오번 리
들, 에란 셰르프는 1993년 뉴욕에서 함께 만들었던 전시 《(oh, shyness)》를 2022년 서울로 소환했습니다.
- 전시 서문 中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은 2017년부터 매해 유휴공간 프로젝트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전시장이 아닌 미술관 곳곳에 작품을 놓아, 시민들이 미술을 보는 시야를 넓히는 데 도움이 되고자 한다. 올해 6회째를 맞이하는 이번 프로젝트는 '수줍음의 예술'을 주제로 유휴공간을 통해서 숨어있는 작품들을 탐색하는 미술관이라는 공간을 새로이 인식하는 계기를 기대한다.
전시는 낯설고 불확실한 상황에서 수줍음을 느끼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에 주목하고, 그런 수줍음에 주목한 작가 4인의 작업을 소개합니다. 참여작가 루카 부볼리와 김범, 시오번 리들, 에란 셰르프는 1993년 뉴욕에서 함께 만들었던 전시 《(oh, shyness)》를 2022년 서울로 소환합니다. 작가들은 ‘수줍음’을 세상과 조심스럽게 거리를 유지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획일주의적 사회 시스템을 수용하는 것에 대한 어려움을 전시에서 드러내고자 한다.

루카 부볼리, 김범, 시오번 리들, 에란 셰르프 4명의 작가가 참여한 1993년 전시 ‘(oh,
shyness)’는 뉴욕 소호에 위치한 갤러리 3곳의 주 전시장이 아닌 부차적인 공간을 전시 장소로
정했다. 지하, 뒷방, 서고와 같은 숨겨진 공간을 연결하는 관람 방식이 전시의 특징으로 제안된
것이다. 2022 유휴공간 프로젝트에서는 미술관 2층 로비에 ‘시대의 방’과 ‘리딩 룸’을 만들어 1993년 전시에 출품되었던 작품, 기록 영상, 책자 등을 다시 꺼내놓는다. 30년이란 시간이 지나면서 네 작가의 작업 근저에 공통으로 존재했던 수줍음의 태도가 어떻게 지속되고 변화되었는지 조망해볼 수 있을 것이다.
2022 유휴공간 프로젝트
(오, 수줍음)
2022. 10. 21.(금) – 2023. 1. 29.(일)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내외부 유휴공간
참여작가: 루카 부볼리, 김범, 시오번 리들, 에란 셰르프
2022 Idle Space Project
(oh, shyness)
Oct. 21, 2022 – Jan. 29, 2023
Idle space inside and outside Buk-Seoul Museum of Art
Artists: Luca Buvoli, Beom Kim, Siobhan Liddell, Eran Schae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