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ker Hermes
볼커 헤르메스
볼커 헤르메스, <Hidden Hals>,
디지털 사진 꼴라쥬,
2015
독일 뒤셀도르프 출신의 볼커 헤르메스는 약 10년 전부터 옛 초상화들을 포토샵으로 편집해왔다.
위 작품은 1644년 네덜란드의 요하네스 코르넬리스 베르스프론크가 그린 아드리아나 크로에스의 초상화이다. 헤르메스는 원작의 주인공이 상류층임을 나타내는 뻣뻣한 레이스 러프를 한 개에서 네 개로 늘렸고, 목 만을 덮어야 하는 러프는 여인의 눈 밑까지 가리며 마치 거대한 도넛을 두르고 있는 듯한 우스꽝스러움을 자아냈다.
2015년부터 이어진 작가의 <Hidden
Portraits> 시리즈는 고전 작품 속 의복에 집중한다.
작가는 원작의 당시 역사적 상황과 원작 자가 쓴 기법에 의한 의도를 최대한 해석한 후 작업을 시작한다.
그리고 인물의 지위,
상태 등을 유추 할 수 있는 옷을 한 부분을 이용해 인물의 얼굴을 가리며,
그 인물의 정체를 숨겨 나머지 의상이 나타내는 역사적 코드를 새로운 상징으로 해석한다.
작가는 초상화의 주인공들의 모습을 변형시키며 그들의 거창한 지위를 간소화 시킨다.
Ewa Juszkiewicz 에바 유쉬키에비

에바 유쉬키에비, <Untitled (after Anton Einsle)>,
캔버스에 유화,
2017
폴란스 그단스크 출신의 에바 유쉬키에비는 현재 바르샤바에 거주하며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위 작품은 19세기 오스트리아 작가 안톤 아인슬의 초상화 작품 속 여인의 머리를 180도로 돌리고,
동그랗게 땋은 머리를 보이고 있다.
작가의 붓 끝에서 새롭게 태어난 여인의 모습은 신비하고도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유쉬키에비는 2011년부터 여성들의 초상화 시리즈를 제작했다.
작가는 전통적 유화의 기법과 당시 시대 속 초상화의 특징들을 재현해 그리며 기괴하고 불쾌한 요소를 첨가한다.
때로는 돌아간 머리와 비현실적인 머리 모양과 장식을 그리고,
혹은 버섯이나 식물,
다른 나라의 가면 등을 그려 넣어 여성의 얼굴을 가린다.
고전 작품에서 흔히 다루어진 여성의 아름다운 얼굴을 훼손하며,
작가는 아름다움에 대한 고정관념을 파괴하고자 한다.
Alexey Kondakov 알렉세이 콘다코브

알렉세이 콘다코브, <Napoli Project>,
디지털 사진 꼴라쥬,
2016
(원화 Albert Joseph Moore <Jasmine>)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활동하는 알렉세이 콘다코브는 르네상스 그림 속 인물들을 현대 시대의 사진 속에 붙여 넣은 초현실주의적인 디지털 꼴라쥬 작품을 선보인다.
명화의 주인공들은 원작에서 성스러운 모습이거나 자연을 만끽하는 순수한 모습이지만,
우리의 현대 세상의 지저분한 모습이 낱낱이 드러나는 배경 속에서 다른 삶을 살고 있다.
위 사진은 하얀 조명 아래 낡은 식당의 내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먹다 남은 빵,
커피,
휴지 조각과 페트병이 보이는 이곳에서 눈을 감고 의자에 푹 기대고 있는 인물은 얇은 쉬폰 드레스를 늘어뜨리고 있다.
원작에서는 평온한 낮잠을 취했을 이 여성은 배경이 바뀌자 마치 고된 일을 마치고 피곤을 이기지 못해 식당에서 잠든 듯한 모습으로 보인다.
콘다코브의 합성된 인물들은 우리의 교통 수단을 이용하고,
우리의 골목을 나체로 거닐고 클럽에서 우리의 음악을 즐기는 모습을 보여준다.
작가는 의도적으로 높은 고상함과 낮은 현실감을 대조해 과거와 현재에 대한 생각을 하게끔 만든다.
그리고 역사 속에서 생을 마쳤을 인물들은 작품에 의해 현재까지 살아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