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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방을 엿보는 취미가 생겼다 | ARTLECTURE

남의 방을 엿보는 취미가 생겼다

-불나방 집현전 프로젝트, <현³이의 방>-

/Art & Preview/
by 쇼코는왜
Tag : #, #게인, #탐구, #과정, #생활, #취미
남의 방을 엿보는 취미가 생겼다
-불나방 집현전 프로젝트, <현³이의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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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GHLIGHT


방은 나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다. 그렇기에 누군가 놀러 온 날이면 그만큼 불편한 날이 없다. 널브러진 옷들조차 그것이 제자리인 것처럼 눈에 익숙한데 그 공간 사이에 내가 아닌 남이 들어간다는 게 굉장히 어색하면서도 치부를 들킨 것 같아 불쾌한 기분이 들었다. 그러던 중 내가 남의 방을 엿볼 기회가 생겼다. 그것도 3개나. 집들이에 초대받은 기분으로 조심스레 전시장에 들어섰다. 불나방 집현전 프로젝트, <현³이의 방>이다....

20살이 넘어 자취를 시작하면서 방에 대한 개념이 달라졌다. 이전까지의 이 가족과 함께 공유하는 공동체의 느낌이었다면, 혼자 살기 시작하면서 가지게 된 내 집’, 혹은 내 방은 오로지 나만의 공간이었다. 주말에 온종일 핸드폰을 붙들고 있어도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는 곳, 유일하게 나 자신만이 간섭할 수 있는 공간을 가지게 된 것이다.

 

빈 곳밖에 없는 집을 처음 마주했을 때 설렘보다는 막막함이 가득했다. 이후 내가 선택한 물건들로 공간을 하나씩 채우고 그 물건과 공간 사이에 긴밀한 유대감 같은 것들이 들어찼을 때, 그제야 나는 완전히 공간에 소속된 느낌이 들었다. 방이 존재한 이후에야 그곳에 내가 있었고, 이후 내 방이 됐다.

 


<³이의 방 내부, 세 작가의 작품이 모두 보인다>

 


그만큼 방은 나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다. 그렇기에 누군가 놀러 온 날이면 그만큼 불편한 날이 없다. 널브러진 옷들조차 그것이 제자리인 것처럼 눈에 익숙한데 그 공간 사이에 내가 아닌 남이 들어간다는 게 굉장히 어색하면서도 치부를 들킨 것 같아 불쾌한 기분이 들었다. 그러던 중 내가 남의 방을 엿볼 기회가 생겼다. 그것도 3개나. 집들이에 초대받은 기분으로 조심스레 전시장에 들어섰다. 불나방 집현전 프로젝트, <³이의 방>이다.



<김소현, 기억의 파편, 2020>


 

<³이의 방>의 관람 포인트는 크게 4가지로 구별된다. 현이의 방 3(김소현, 김동현, 권지현), 그리고 그날의 지킴이가 만들어주는 칵테일이다. 예약할 때 칵테일을 주문했다면, 말리부 코코넛 럼에 우유를 넣고 블루 큐라소 시럽으로 색을 낸 불나방 칵테일을 먹으며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 칵테일을 한 잔 받아들고 각자의 취미와 탐구로 꾸며진 <³이의 방>을 찬찬히 둘러본다. (참고로 칵테일은 김동현 작가의 취미다)

 


<김동현, <void draw( )_series>, 2020>

 


3명의 현이는 각자의 취미를 공유한다. 방은 분명 3개의 공간으로 꾸며져 있지만, 독립된 공간이 아니라 서로 뒤섞여 있다. 그 공간 안에서 취미를 공유하고 섞고 침범함으로써 새로운 취미의 조합을 만들어낸다. 이를테면 우리는 그 공간에서 작고 좁은 곳을 좋아하는 김소현 작가의 작품과 함께 데우스 엑스 마키나에 대해 탐구하는 김동현 작가의 작품을 권지현 작가의 방에 앉아서 볼 수 있다.



<권지현 작가의 작품 안에 설치된 김동현 작가의 작품>

 


취미의 공유가 공간의 공유로 이어지고, 그것은 곧 생각의 공유, 생활의 공유로 나아간다. 자신들의 사생활을 일부러 엿보게 하고 엿보는 사람이 방에 들어가는 순간 그 사람마저 전시의 일부로 만드는 것, <³이의 방>은 이를 적극적으로 의도하고 있다. 그 방에 초대받은 우리는 그들과 취미, 생각 등을 공유하면서 그 전시의 일부로 녹아나는 것이다. 이때 이라는 공간이 가지는 은밀함은 사라진다. 그 속에선 오로지 3명의 작가의 개성과 나의 개성만이 있을 뿐, 말하자면 내 방이라기보다 동아리 방에 가깝다.



<김소현, 생각의 파편, 2020>


 

모든 사회학적 탐구가 그렇듯 이 전시 또한 어떤 결론을 지향하는 전시는 아니다. 결론보다는 과정이 중요하다. 자신들과 관객의 취미와 취향, 재미와 우연 사이에서 만들어지는 또 다른 시너지를 기다리고 그로 인해 새로운 무언가를 도출하길 기대하는 전시다. 그렇기에 관객의 역할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방명록이 있으니 자신의 취미를 드러내고 좋고, 지킴이에게 전시에 대해 물어보며 취미를 공유해도 좋을 것 같다. 혹시 모른다. 내 취미가 다음 전시에 반영될지도. 모든 이야기가 모여 전시가 끝날 때쯤엔 어떤 결론에 도달했을지 더 궁금해진다.


기간: 2020. 4. 17. ~ 5. 3.

장소 및 시간불나방매일 16:00 ~ 22:00

홈페이지https://www.instagram.com/bulnabang_official/



all images/words ⓒ the artist(s) and organization(s)

☆Donation: https://www.paypal.com/paypalme/artlecture

글.쇼코는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