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들섬이 지금의 모습으로 변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고 들었습니다. 그중에서 ‘음악을 중심으로 한 예술창작 기지’라는 구상을 가진 ‘음악섬’의 모습으로 변신하기까지의 과정이 궁금합니다.
먼저, 노들섬은 기존에 서울시에서 진행되는 사업처럼 시에서 방향을 정해준 것이 아니라, 시민 아이디어 공모전을 통해 시작되었습니다. 이 공모전에 제가 가르치고 있는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졸업생들과 함께 참여했고, 저희 아이디어가 당선되면서 음악섬 노들섬이 시작되었습니다. 노들섬을 어떻게 만들면 좋을지 고민하다가, 파리의 센강이나 런던의 템스강이 주는 낭만적이 느낌이 한강에서는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이를 분석하기 위해 도시공학과 학생들과 함께 강 주변의 지도를 제작해보는 ‘매핑’이라는 작업을 해보니, 그 차이는 문화시설에서 나온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센강이나 템스강의 주변에는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공간이 많지만, 한강은 급속한 개발로 인해 그 자리를 아파트가 대부분 차지하고 있습니다.
노들섬은 기존에 오페라하우스로 개발되기로 했지만, 여러 가지 문제로 인해 그 계획이 무산되었습니다. 이런 과정을 보면서 음악이 이 섬에 놓이는 방식이 잘못되었지, 음악 자체는 죄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공간을 만들 때 모든 것이 의미심장하고 논리적이며 절차가 있어야 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단순한 아이디어나 행복한 생각이 아름다운 도시공간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노들섬이 음악의 섬이면 좋겠다는 꿈을 꾸었고, 이에 대해 많은 시민들이 공감을 해주셔서 음악섬 노들섬이 시작될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