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BPM, 120 battements par minute, 120 Beats Per Minute
120BPM
120 battements par minute, 120 Beats Per Minute
로빈 캉필로
(작품을 소개하기 전에 우선 ‘에이즈’라는 단어를 한 번 곱씹고 계속 이야기를 진행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에이즈’라는 단어 자체에서 오는 사회적 편견과 공포는 우리 일상에서 쉽게 인지할 수 있다. 어느 일부 불치병과 달리 유난히 많은 부당한 시선들이 사회에 만연했고 이것은 접촉과 전염에서 발병하는 부정적인 행위에서 대부분 기인했을 거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정작 감염 당사자만 고통스러울 뿐이고 그들은 그러한 인식 속에서 세상에 사라졌다.) 에이즈는 20세기말, 1980년대 초 처음으로 발견된 새로운 전염병이었고 당시 동성애와 마약문제가 주요 발병원인으로 나타났으며, 더욱이 일류국가라 일컫는 미국에서 벌어진 일이었기 때문에 80,90년대(현재도 마찬가지이지만) 세기의 질환으로 공포의 대상이 되었다. 더욱이 문제는 남성이 여성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경향이 지속되었고, 전 세계적인 공통현상인 동성애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차별 속에서, 감염인 본인 스스로가 동성애에 대한 사실을 숨긴다는 점에서 드러나지 않은 발병수치는 더 높았고 세상의 평가는 점점 가혹했다.
영화의 배경은 공교롭게도 미국이 아닌 프랑스로 1990년대 초반 에이즈 대책 강구를 외치는 액트 업 활동가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감영 당사자들과 더불어 그들을 사회와 연결하고 보호하는 징검다리 역할로서, 사회적 메시지를 외치는 활동가들에게 초점이 맞춰졌다는 측면에서 무엇보다 새롭다. 사실 당시 에이즈가 발생한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신 사회물결(기술과 문명의 발전)과 같은 흐름을 타려 했던 사람들의 인식은 기존의 세상으로부터 앞서 나가려 했기 때문에(어쩌면 인간의 본능이다) 발생했던 이 무서운 전염병이 발병된 것을 두고 결과적으로 누굴 탓할 수는 없을지 모른다. 사실 문제의 원인을 따지기 전에 그 이후 대처하려 했던 우리 인간들의 자세를 먼저 생각해 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문제가 닥쳐오면 그 현상을 획일화하고 그것을 숨기려 한다. 그로서 벌어지는 부작용은 더 크지만 그것을 인식하는 사회적 편견 때문에 현상은 ‘부당함’으로 나타난다. 마치 아물지 않은 상처에 새로운 치유가 아닌, 더한 상처를 입히는 거와 같다. 액트 업 활동가들은 여기에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메시지를 드러낸다. (지금은 치료가 가능하다지만) 당시에는 온갖 비난 속에서(사실 에이즈의 원인이 꼭 동성애가 아닐 수도 있다) 그저 죽어가는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이다. 액트 업 활동가들은 차별과 비난에 대응하며 스스로와 그들을 위해(혹은 인간으로 존엄한 권리를 되찾기 위한) 삶에 대한 긍정적인 의지를 이 사회에 전달하려 했다.
(잠시 영화제목인 120BPM에 대한 의미를 소개하자면 여러 해석이 나온다고 전한다. 90년대 유럽에서 유행했던 하우스뮤직 리듬, 활동가들의 격렬한 시위 때 심장 박동수, 한편으로는 성행위시 심장 박동 수 등 여러 모습으로 120BPM을 표현하여 영화를 대표하는 타이틀로서 현재의 우리에게 어필하고 있다. 사실 정답은 없다 삶의 존재를 알리는 고동 소리와 같으니까.)
마지막으로 이 영화는 2017년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한 화제작이다. 논란 속에 우리나라는 18년 3월에 개봉이 확정되었고 곧 관객의 평을 기다리고 있다. 한편 이 영화에 대해서 꼭 동성애라는 단어를 염두하고 볼 필요는 없어 보인다. 삶의 절박함 속에서 희망을 안고 살아가려는 우리 주변의 이야기이자 ‘존재’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과 삶의 소중함을 다루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프랑스 철학자 리오타르는 정의는 보는 것이 아닌 듣는 것에서 비롯된다고 했다. 최근 ‘미투’에 비롯되는 성폭력 문제와 같이 권력이 없는 약자인 당사자들이 직접 이야기 할 수 있고 경청할 수 있는 사회적 배경이 형성되어야 한다는 외침이 사회의 주요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작금의 현실에서 모두가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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