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 산책 - 앙투완 와토의 '시테섬으로의 출범'

The Embarkation for Cythera> 1717, Oil on canvas, 129 x 194 cm, Musée du Louvre, Paris
시테 섬으로의 출범, 1717, Jean-Antoine Watteau, 루브르 박물관
이 작품은 앙투완 와토라는 프랑스 화가의 '시테 섬으로의 출범'이라는 작품이다. 시테섬은 동지중해에 있는 키테라 섬의 프랑스어 이름이라고 한다. 사랑과 미의 여신인 비너스가 바닷물의 거품에서 태어난 뒤에 흘러와 처음으로 닿은 섬이 바로 이 시테섬이라고 한다.
바다에서 탄생한 비너스가 도착한 섬이라면 이 그림에 등장하는 시테섬은 '사랑의 섬'이 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이 그림에 등장하는 수많은 젊은 남녀의 무리는 아마도 사랑의 섬으로 모험을 떠나온 연인들이라고 할 수 있겠다. 수십명이 커플들이 각자의 사랑에 빠져있는 모습을 그린 이 작품에서 연인들의 기쁨에 찬 수다소리가 왁자지껄 들려올 듯 한 장면이다.
앙투완 와토의 작품은 작가가 살아있던 당시에도 굉장히 인기가 많았다고 한다. 특히 '생각하는 사람'을 조각한 유명한 조각가 로뎅도 앙투완 와토의 작품을 상당히 좋아했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예술에 관한 대화>라는 책에서 이 작품에 대한 아주 흥미롭고 날카로운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우리가 그림을 봤을때는 사랑의 들떠 있는 많은 커플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한 때처럼 보인다. 그런데 로뎅은 이 커플들이 옷은 제각각 다르게 입고 있지만 사실은 남녀 한 쌍의 심리적인 움직임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표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림의 가장 오른쪽에는 조각상 아래 꽃으로 장식된 조각상 하나가 있다. 이 조각상은 바로 사랑의 섬의 주인이라고도 할 수 있는 비너스이다.

비너스의 바로 왼쪽편에 앉아서 몸을 기대어 대화를 나누고 있는 커플은 바로 처음 사랑을 시작한 남녀의 모습이다. 남자가 온 몸을 여자쪽으로 기대고 뭔가 열심히 말을 걸고 있고 여자는 수줍은 듯 눈을 내리깔고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 듯 하다.

첫번째 커플의 왼편에는 남자가 여자를 적극적으로 두 손을 잡아 일으키려 하는 두 번째 커플이 보인다. 남자가 강하게 주도해서 일으키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여자도 못 이기는 척 금방 일어날것 같은 느낌이다.

그리고 바로 다음장면에서는 보다 적극적인 스킨쉽이 이어진다. 남자는 여자의 허리를 그러 앉고 발걸음을 재촉하는데, 여자는 아쉬운 듯 뒤를 돌아보고 있다. 마치 이 여성이 다른 커플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것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로뎅의 해석으로 보자면 이 여인은 사랑이 한창 시작되던, 설레이고 풋풋하던 그 순간의 자신의 모습을 아쉽게 돌아보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앞에 봤던 커플이 서 있는 작은 고개를 넘어서면 그 다음 커플들의 더 적극적인 모습이 보인다. 서슴없이 허리를 안고 팔짱을 끼고, 조금 더 가면 여자가 더 적극적으로 남자의 팔을 잡아 이끌기도 한다. 그렇게 그들은 사랑의 섬을 떠나는 배에 가까워져가며 본인들의 사랑을 완성한 섬을 떠날 채비를 한다.

확실히 로뎅의 해석을 알고 보면 아래 화면 속의 여덟쌍의 커플들은 각각 다른 열여섯 명이라기보다는 남녀 한 쌍이 만나고, 호감이 싹트고, 사랑을 키워가고 그 사랑이 무르익어 서로에게 익숙해지는 과정을 마치 영화처럼 표현한 듯 보인다. 마치 영화속 스틸 컷 하나 하나를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이어 붙인 것처럼 말이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 호감을 느끼고, 둘만 아는 이야기들이 늘어가고, 서로에게 몸을 기대고 체온을 느끼며 이렇게 사랑을 하는 우리네 모습이 그림 속에 함께 투영된다.

The Embarkation for Cythera> 1717, Oil on canvas, 129 x 194 cm, Musée du Louvre, Paris
시테 섬으로의 출범, 1717, Jean-Antoine Watteau, 루브르 박물관
화가인 앙투완 와토는 이렇게 사랑스러운 연인들이 함께 어울리는 모습을 많이 그렸다고 한다. 그래서 사랑의 향기가 풍겨나오는 듯한 앙투완 와토의 화풍을 '페트 갈랑트(Fête galante)', 즉 '연애 축제'라고도 불렀다고도 한다.
안타깝게도, 앙투완 와토는 이 그림을 그리고 2년뒤, 37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뜨게 된다. 사랑을 그렸던 작가 앙투안 와토. 그의 작품 속의 연인들처럼, 모두들 지금 뜨겁게 사랑하고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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