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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가고 싶은 산수그림 | ARTLECTURE

여행가고 싶은 산수그림

/Site-specific / Art-Space/
by 김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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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해드릴 화가는 전통 중국화를 성공적으로 변신시킨 인물로, 중국화와 서양의 유화 기법을 적절히 섞어 독창적인 화풍을 이룩한 중서융합 대표 화가중 한명이기도 하다. 중국화(中國畵)가 공산주의 혁명정신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인민의 비난을 받았던 때에도 그는 끝까지 몸을 사리지 않고, 중국화의 가치를 지키기위해 적극적으로 맞서 싸우던 인물이다. 화가의 이름은 리커란이다.

 


 

화가의 예술세계를 3가지 키워드로 살펴보자.

그 첫번째 키워드는 바로 대경사생이다. 화가의 예술생애에 있어서 사생은 빼놓을수 없는 중요한 키워드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여러차례 장기간의 사생여행을 떠났다. 강소,절강, 안휘, 호남, 사천성 등 지역들을 8개월의 기간 동안 다녀오기도 했고, 1957년에는 관량과 함께 초청받아 동독에서 넉달의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1959년 계림으로 떠나 아름다운 강산을 화폭에 담아왔다. 그는 여행 중에 보는 경물들을 대하는 자세가 남달랐다. 그는 대경사생(对景写生)이라는 개념을 강조했다. 대경 창작은 세세히 보고 그리는데 구애받지 않고, 떠오르는 발상에 따라 그 본질을 포착하고, 과장과 구성으로 창작하는 것을 말한다. 많은 화가들이 사생여행을 그저 작품의 아이디어를 얻어오는 것에 만족했지만 리커란은 사생 그 과정 자체를 대경창작, 즉 자연을 대상으로한 창작이라 불렀다. 화가는 이는 사진기와 비교할 수 없다(不与照相机争功)”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사생의 목적은 창작이지 단지 눈앞에 있는 것을 기록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 것이다. “라고 말했다. 더불어 화가는 전재减载라는 용어를 강조한다. 그는 모든 예술에는 전재가 있는데, 특히 중국화의 전재야말로 대담하다. 중요한 것은 끝까지 붙들고 있고 중요하지 않은 것은 과감히 버려 심지어 영으로 만든다라고 했다.



 

 

두번째 키워드는 선 · · 구도 로 리커란의 회화에 주목할 만한 회화적 요소들이다.

먼저 화가가 사용한 선을 한번 자세히 살펴보자. 리커란의 선은 점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의 선은 늘 끊어질 듯 이어져 있다. 고의가 아니게 끊어진 듯한 선은 점으로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이렇게 끊어진 듯 이어지는 선의 기법은 1973년 이후 그의 오른손이 수전증으로 갈수록 심하게 떨리게 되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는 “(그림의) 선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은, (반드시) 천천히 그려야 하며, (반드시 종이에서) 떠나지 말고, 필 하나 하나가 맨 끝까지 가야한다. 선은 점 하나 하나로 조절되어야만 하고, 그 조절은 마지막 한 점 까지 다해야 한다. “ 라고 말했다.


작품세부

 

리커란의 산수화에는 몽환적이면서도 은은하고도 강렬한 빛의 변주가 나타난다. 1957년 동독에서 그린 풍경화들은 그가 이미 빛의 표현에 대해 모색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이 작품을 살펴보자. 나뭇가지 윤곽은 묵선의 구를 사용하지 않고, 두 줄기의 가늘고 긴 하얀 선으로 공백처리하여 빛의 대비를 이루어냈다. 더불어 검은색 회색 백색을 적절하게 사용해 참신한 명암효과를 자아냈다. 따라서 화면의 전체적인 느낌은 매우 깊이 있고 묵직하며 세 가지 색이 모두 서로 강렬하게 대비되어, 검은색 속에 투명하고 밝은 효과가 잘 살아있다.






리커란의 그림 속 화면은 가득 차 있다. 이는 서구의 추상표현주의에서 보이는 만폭식(All-over) 구도의 특징에 가깝다고 할수 있다. 이는 전통 산수화에서 유천유지(留天留地)’ , 즉 위 아래에 공백을 두어 하늘과 땅을 표현하는 양식과는 선명하게 대조되는 것으로, 만폭식 구도는 1957년 이후의 사생 작품에서 점진적으로 변해 더욱 분명하게 나타난다.

 



 

세 번째 키워드는 목우도. 목우도는 소를 돌보는 아이를 그린 그림이다. 리커란의 만년작 <목우도>는 기존의 산수화와는 또 다른 서정적인 분위기를 지닌다. 단순한 내용이지만, 화가는 매 작품마다 색다른 구도를 취해 관객들의 시선을 잡아끌었다. 물소의 몸은 먹의 양감으로 표현했으며, 붓의 흔적은 맑고 아름답다. 목동은 전통적 방식과는 다르게 세련되고 현대적인 감각으로 그려졌다.

 


리커란의 그림을 보고나면 먹을 층층히 쌓아 그린 적묵법의 묵직한 여운이 마치 진한 커피를 마신것처럼 오래 남는 것 같다. 그리고 또 목우도 같이 서정적이고 소박한 그림을 보고 나면 마음의 위안을 가져다 주기도 한다. 다양한 장르의 그림을 독특한 스타일로 잘 소화해낸 위대한 화가 리커란의 이야기를 마치고자한다.

 


All images/words © the artist(s) and organiza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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