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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시대의 미술과 몸; 에곤 쉴레 작품 속의 불편한 몸 | ARTLECTURE

근대시대의 미술과 몸; 에곤 쉴레 작품 속의 불편한 몸

-몸과 미술(The Body and Visual art) No.27 근대시대의 몸(The Body of the Modern Era)-

/Artlecture/
by Celest
Tag : #신체, #, #에곤쉴레
근대시대의 미술과 몸; 에곤 쉴레 작품 속의 불편한 몸
-몸과 미술(The Body and Visual art) No.27 근대시대의 몸(The Body of the Modern E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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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시대의 미술과 몸에곤 쉴레 작품 속의 불편한 몸

 

그림 1. 쉴레, <<자화상>>, 1910

출처https://en.wikipedia.org/wiki/Egon_Schiele

 


에곤 쉴레(Egon Schiele, 1890-1918) 작품 속 인간의 모습은 상당히 불편하다(그림1)그의 자화상에서 피부는 생기를 잃고 얼룩진 색으로 나타나고신체 일부분은 단절된 느낌을 주며 비틀린 자세를 하고 있다(그림2)더불어 작품 속 그의 시선은 불안정하거나 상당히 공격적이어서 보는 이로 하여금 불편한 마음을 배가시킨다이 불편한 마음은 단순히 형태가 왜곡된 것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며감상자들이 신체는 조화롭고 안정된 존재라는 오래되고 견고한 관념이 무너질 때 발생하는 것이다이러한 맥락에서 바라본 쉴레가 묘사한 인물들은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먼 형상들이다쉴레 이전의 회화에서 몸은 대체로 안정된 형태를 유지하고 있었다그것은 조화로운 비례 속에 머물거나 신성한 질서 속에 배치된 몸이었다그러나 쉴레 작품 속에서 몸은 불안정하고 불편한 존재들로 나타난다.

 


그림 2. 쉴레, <<자화상>>, 1915

출처https://en.wikipedia.org/wiki/Egon_Schiele


 

특히 쉴레의 자화상에 나타난 그의 모습은 자신을 재현했다기보다는 해체한 것에 가까워 보인다그것은 얼굴을 그린 그림이 아니라 존재의 균열을 드러낸 기록처럼 보인다그의 모습은 그를 닳은 듯하면서도 불안정한 내면을 반영이라도 한 것처럼 일그러져 있다그렇기에 작품 속 그의 모습은 그 자신을 드러내면서도 보는 이로 하여금 낯설게 만드는 힘이 있다그의 시선은 감상자 쪽을 향하고 있지만그 시선은 감상자를 마주 보기보다는 그들을 밀어내는 듯하다.

 


그림 3. 쉴레, <<엄마와 두 아이들>>, 1915

출처https://en.wikipedia.org/wiki/Egon_Schiele

 


이러한 특징은 쉴레의 다른 작품에서도 불 수 있는데, <<엄마와 두 아이들>>과 같은 작품을 보면인물들 사이에 따뜻한 유대감보다는 어딘지 모르게 어긋난 거리감이 느껴진다(그림3). 서로 매우 친밀한 사이인 엄마와 아이들은 물리적인 거리가 맞닿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신체는 각각 고립된 채 놓여 있으며 하나의 안정된 관계를 형성하고 있지 않다가족이라는 가장 친밀한 사이조차 쉴레의 화면에서는 불안정한 몸으로 표출된다쉴레가 표현한 인체는 단순히 표현 방법의 문제가 아니라 근대적 인간이 처한 상태를 드러내는 하나의 양상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그의 인체는 더 이상 조화롭고 안정된 존재가 아니라 균열과 긴장을 내포한 불안정한 존재들이다나아가 쉴레의 인체가 더 불편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그것이 종종 노골적인 에로티시즘과 연결된다는 점이다(그림4).

 


그림 4. 쉴레, <<양쪽 팔꿈치로 지지한 채 무릎 꿇은 여인>>, 1917

출처https://en.wikipedia.org/wiki/Egon_Schiele


 

그러나 그의 인체는 관능적인 아름다움과 거리가 멀다비틀린 자세와 굴곡진 형태 그리고 불안정한 시선은 욕망을 키운다기보다는 그것을 낯설게 만든다쉴레의 작품을 보는 감상자는 모순적인 감정에 놓이게 되는데표현된 신체는 노출되어 있고 감상자의 시선은 그것을 향하도록 구성되어 있으나 그 몸은 쉽게 다가갈 수 없는 것으로 인식된다다시 말해우리는 그 몸을 보고 있지만동시에 그 몸에 접근할 수 없다는 감각을 경험한다욕망이 꿈틀거리게 하면서도 다시 그것을 불편함이 엄습하여 가로막는다쉴레는 신체를 왜곡된 형태고 제시하면서 감상자가 그것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재고하게 만든 것이다쉴레의 인체는 이상적인 형상은 지향하지 않으며오히려 균열과 불안을 그대로 드러낸다그의 신체는 과정 중인 상태 또는 무너지고 있는 상태에 가깝다그것은 내부의 불안과 긴장이 외부로 표출된 결과이며 자아가 안정적으로 유지되지 못하는 근대적 조건을 시각화한 것이다쉴레의 인체를 추하거나 기괴하다고 평가하는 것은 피상적이다그의 인체는 왜곡된 것이 아니라 미화되지 않는 상태라고 보아야 한다그것은 이전 시대의 미술이 지향하던 이상화된 몸이 아니라 불안과 긴장 그리고 균열이 동시에 드러나는 장이다그렇기에 그것은 불편하며그 불편함 속에서 우리는 그동안 당연하게 생각했던 몸의 이미지가 얼마나 인위적인 것이었는지를 깨닫게 된다.

 


그림 5. 쉴레, <<가족>>, 1918

출처https://en.wikipedia.org/wiki/Egon_Schiele


 

쉴레의 말년 작품인 <<가족>>(1918)은 이전의 작품들과는 분명히 다른 관계의 구조를 보여준다(그림5)초기 작품에서 인물들은 서로 단절된 채 고립된 존재로 나타났다면이 작품에서는 세 인물이 하나의 장 안에 함께 머물고 있다특히 임신한 아내와 태어날 아이를 암시하는 구성은 이전의 쉴레 작품에서 보기 어려웠던 관계가 막 형성되기 시작하는 순간을 보여준다그림 속에서 그의 자세는 물리적으로 불안정하지만그와 그의 가족들은 완전히 분리된 존재로 보이지 않으며 서로 연결된 듯한 안정감을 풍기고 있다그러나 이 안정감은 완성된 상태라기보다 막 형성되기 시작한 관계의 조심스러운 균형처럼 보인다이 작품을 마지막으로 스페인 독감으로 아내와 아이를 동시에 잃은 쉴레는 역시 같은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막 형성되기 시작했던 이 관계의 장은 현실 속에서 완성되기도 전에 사라지고 만 것이다그렇기에 <<가족>>에 나타난 조심스러운 안정감은 완성된 삶의 모습이라기보다 아직 도달하지 못한 가능성의 형상으로 남는다쉴레의 몸은 끝내 안정된 몸이 되지는 못했지만혼자인 몸이 함께 있는 몸으로 이동하기 시작한 순간과 근대적 인간의 몸이 어떤 방향으로 변해가고 있었는지를 남겨 놓았다.

 

이어지는 칼럼에서는 20세기 몸과 미술에 관한 이야기를 지속하고자 한다.

 

 

몸과 미술 이야기는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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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Celest_시각예술가로 활동하며 예술철학을 연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