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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21 르네상스의 몸(The body of the Renaissance) | ARTLECTURE

No.21 르네상스의 몸(The body of the Renaissance)

-몸과 미술(The Body and Visual art) -

/Artlecture/
by Celest
No.21 르네상스의 몸(The body of the Renaissance)
-몸과 미술(The Body and Visual ar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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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GHLIGHT


이번 칼럼에는 미켈란젤로의 <시스티나 천정화(Sistine Chapel ceiling)>와 몸에 관련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르네상스의 미술과 몸; 미켈란젤로와 시스티나 천정화의 비밀

 

사진 1. 미켈란젤로, <시스티나 천정화(1508-1512)와 최후의 심판(1536~1541)>

출처: https://en.wikipedia.org/wiki/Sistine_Chapel_ceiling


 

지난 칼럼에서 미켈란젤로(Michelangelo di Lodovico Buonarroti Simoni, 1475-1564)의 대표작 <다비드(David)>와 몸에 관하여 이야기해 보았다. 이어서 이번 칼럼에는 미켈란젤로의 <시스티나 천정화(Sistine Chapel ceiling)>와 몸에 관련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사진 1). <시스티나 천정화>는 미켈란젤로의 또 다른 역작 <최후의 심판>과 함께 시스티나 성당에서 꼭 보아야 할 예술작품으로 꼽힌다. 나아가 이 작품들은 서양미술사의 흐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작품들로 꼽히기도 하며, 바티칸을 방문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보아야 할 작품들로 유명하다. <시스티나 천정화><최후의 심판>이 그려져 있는 공간에 들어서면, 그 압도적인 크기와 구성, 색채의 현란함에 할 말을 잃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 작품들이 놓인 현장에서 작품 읽기를 가이드해 주시는 분이 있다면, 주요 부분을 같이 살펴보며 감상해야 할 포인트를 놓치지 않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누군가의 도움 없이 이 작품들을 처음 접하게 되는 사람들이라면, 어느 부분에 시선을 먼저 두어야 할지 당혹감을 느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사진 2. 미켈란젤로, <시스티나 천정화>, 1508-1512

출처: https://en.wikipedia.org/wiki/Sistine_Chapel_ceiling

 


<시스티나 천정화>의 구조를 보면, 여러 개의 프레스코화로 구성되어 있는데(사진 2), 크게 나누면 3열의 구조를 하고 있고, 중심이 되는 열에는 기독교 구약성서의 창세기 내용이 묘사되어 있으며, 그것을 둘러싸고 예언자, 여성 선지자, 이스라엘 민족의 고대 조상, 옷을 걸치지 않은 젊은이들 등의 인물들이 그려져 있다. <시스티나 천정화>를 감상하려면, 상당 시간 시선을 올려다보아야 하므로 작품의 디테일한 부분까지 세세하게 관찰하는데 무리가 따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의 시선을 익숙하게 사로잡는 부분이 있는데 그것은 아담의 창조(Creation of Adam)’가 그려진 부분이다(사진 3).



사진 3. 미켈란젤로, <시스티나 천정화> 중에서 아담의 창조’, 1508-1512

출처: https://en.wikipedia.org/wiki/Sistine_Chapel_ceiling

 


아담의 창조는 시스티나 천정화의 중심부에 그려져 있으며,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시스티나 천정화>의 대표 이미지이다. 하나님과 검지 손가락을 거의 맞댄 아담의 모습은 창세기 126절의 내용을 묘사한 것이라고 알려져 있으며, 내용은 다음과 같다.

 

하나님이 이르시되, 우리의 형상을 따라 우리의 모양대로 우리가 사람을 만들고 그들로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가축과 온 땅과 땅에 기는 모든 것을 다스리게 하자 하시고

 


사진 4. ‘아담의 탄생부분도와 두개골의 구조

출처: https://christiandevotionals.substack.com/p/november-1-michelangelo-reveals-the-sistine-chapel

 

아담의 창조에서 하나님에 의해 창조된 아담은 옷을 하나도 걸치지 않은 모습으로 비스듬히 누워있고, 하나님은 하늘에 부유해 있는 듯한 붉은 천에 둘러싸여 천사들과 함께 비행하고 있는듯한 모습으로 묘사되어 있다. 이러한 아담의 창조에 관한 흥미로운 주장이 제기되었는데, 미국 의사 프랭크 메시버거(Frank Lynn Meshberger, 1947-2020)1990년 발표한 논문 미켈란젤로의 아담의 창조에 관한 신경해부학에 기반을 둔 해석(An Interpretation of Michelangelo's Creation of Adam Based on Neuroanatomy)’에서 아담의 창조의 하나님과 그를 둘러싼 붉은 천과 천사들의 형상은 인간 뇌의 단면과 흡사하다는 해석을 내놓았다(사진 4). 메시버거의 논문에는 다음과 같은 묘사가 있다.

 

조물주와 아담 모두 5개의 발가락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뇌하수체의 표현물인 천사의 발에는 두 개의 발가락이 있을 뿐이다. 이 천사의 오른쪽 다리는 엉덩이와 무릎 부분을 구부리고 있는데, 넓적다리는 시신경을, 무릎은 횡으로 절개된 시각교차를, 그리고 다리는 시각 신경로를 각각 형상화한 것이다.”

 


사진 5. <시스티나 천정화>와 인체 해부학

출처: https://professoratilasoares.weebly.com/specials-vi-this-is-my-body-the-supper-was-the-relic.html

 


아담의 탄생외에도 <시스티나 천정화>의 곳곳에서 신경, 심장 등 인체 기관의 특정한 부분과 유사한 형태들이 많이 발견된다(사진 5). 질송 바헤토(Gilson Barreto, 1944- )와 마르셀로 지 올리베이라(Marcelo G. Oliveira)는 그들의 저서 <미켈란젤로 미술의 비밀>에서 이같은 사실들을 발견하여 기술하였는데, <시스티나 천정화>의 인물들의 자세는 주로 해부학적 인체의 특정한 부분들을 연상시키며, 특히 묘사된 인물들의 손이나 손가락의 동작이 숨겨진 해부학적 부분들을 가리키고 있다고 주장하였다(예를 들면, ‘아담의 창조에서도 아담의 손가락은 뇌의 단면 형태를 하고 있는 하나님과 천사들을 가르키고 있다). 그들 주장의 근거들을 <시스티나 천정화>에서 직접 확인하게 되면, 미켈란젤로가 해부학적 인체 이미지를 의도적으로 그렸다는 사실에 무게를 싣게 될 가능성이 크다. 만약 그 사실이 맞다면 미켈란젤로는 교회의 신성한 장소에 어떠한 이유로 해부학적 이미지를 그려 넣었을까?

 

그 이유에 대해서 진실을 완벽하게 알아낼 수는 없겠지만 몇 가지 가설을 추측해 볼 수 있다. 첫째, 미켈란젤로는 작업을 지시했던 교황청에 반발심을 느끼고 있었기에 당시 교황청이 터부시하는 인체 기관을 암시하는 이미지를 그렸다는 가설이다. 교황청은 시스티나 성당에 권위적이면서도 화려한 천정화를 원했다. 그러나 교황청의 지시에 염증을 느낀 미켈란젤로는 <시스티나 천정화>의 도처에 인체 기관을 연상시키는 이미지를 그려 넣음으로써 교회 권력에 대한 풍자와 르네상스의 인본주의 정신을 표현하고자 했을지도 모른다. 둘째, 당시 의사와 예술가 사이에 해부학이 성행하기 시작하였으나 해부학적 지식을 대중에게 공표하기에는 이른 시기였고, 미켈란젤로는 그가 심혈을 기울인 해부학 연구 결과물을 보존하고 후대에 전달할 의도로 천정화에 그려 넣었을지도 모른다는 가설이다. 셋째, 미켈란젤로는 자신의 정체성을 조각가로 인식하고 있었는데, 교황청의 강압적인 지시로 거대한 회화작품을 하게 되었고 이에 대한 반발심으로 외형적으로는 교회가 원하는 주제를 묘사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그 자신이 추구하고 싶었던 주제를 그려 넣었다는 가설이다. 이외에도 수많은 가설들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나, 우리는 미켈란젤로가 정확하게 어떤 의도로 인체 기관을 그려 넣었는지 알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시스티나 천정화>는 르네상스 시대 과학과 예술의 융합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며, 인간의 몸에 대한 시대적 관심을 생생하게 담아낸 작품으로 회자 될 것이다.

 

*이번 칼럼은 질송 바헤토와 마르셀로 지 올리베이라의 책 <미켈란젤로 미술의 비밀>을 참고하였다.

 

이어지는 칼럼에서도 르네상스 시대의 몸과 미술에 관한 이야기를 이어가고자 한다.

 

몸과 미술 이야기는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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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Celest_시각예술가로 활동하며 예술철학을 연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