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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할머니 작가님들의 파워를 기대한다 | ARTLECTURE

K-할머니 작가님들의 파워를 기대한다


/Art & Preview/
by Ayla J.
K-할머니 작가님들의 파워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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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GHLIGHT



K-할머니 작가님들의 파워를 기대한다
- 한국과 남미의 특색이 분합되다: 김윤신 작가의 [합이합일 분이분일]:
- 우리가 이 시대에 쾌고감수능력(Sentience)을 가진 생명을 대하는 자세: 윤석남 [1,025: 사람과 사람 없이]
마무리하며
참고자료


필자는 어린시절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를 읽다가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 만약, 저 노인이 할머니라면 이 소설이 멋있게 느껴졌을까? 어쩐지 어울리지 않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내가 자랄 때만 해도 여성이 해야할 일, 남성이 하지 말아야 할 일들이 당연하게 있었다. 그러나 필자에게는 마땅히 그래야만 했던 여성의 일들이 늘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래서 반대급부로 남자가 하는 일, 남자의 모습에 대한 대한 환상이 있었고, 미스코리아 대회를 넘어 중년과 노년기의 멋진 여성상이 없었다는 것도 그런 젠더인식에 한 몫을 했다.

 

그런데,

 

여기, 정말 멋있는 K-할머니 작가들이 등장하고 있어 반가운 마음이다.

 

 

K-할머니 작가님들의 파워를 기대한다

 

1935년에 태어난 김윤신 작가, 1939년에 태어난 윤석남 작가 모두 현재 나무를 매체로 활발한 활동 중인 한국의 작가다. 20244, 국제 갤러리에서는 김윤신 작가의 전시가(2024428일까지), 그 옆 학고재 갤러리에서는 윤석남 작가의 2008년 작품이 설치 되어 있었다.(2024420일까지)

 

윤석남 작가는 한국의 여성주의 작가의 대모로 불리며, 김윤신 작가는 제 60회 국제 미술제인 2024년 올해 베니스 비엔날레(420-1124)332()중 본전시 작가로 초대되어 있다.

 

 

 

- 한국과 남미의 특색이 분합되다: 김윤신 작가의 [합이합일 분이분일合二合一 分二 分一]:

 

 

김윤신합이합일 분이분일(合二合一 分二 分一)”이라는 화두로 나무작업을 한다. 서로 다른 두개 즉, 나무와 사람은 작업을 통해 하나가 되고, 작업을 통해 하나의 통 나무는 두개 이상의 공간들로 나뉘어진다. 그렇게 나뉜 나무는 결국 하나의 작품으로 탄생한다. , 다른 두개는 하나가 되고, 두개였던 것도 결국 하나가 된다. 이는 그녀가 하는 일련의 작업 프로세스이기도 하다.

 


국제갤러리 전시 전경

 

 

()과 분()은 동양철학의 원천이며 세상이 존재하는 근본이다. 나는 1975년부터 그런 철학적 개념을 추구해오고 있고, 그래서 나의 작품에 합이합일 분이분일(合二合一 分二 分一)’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이는 두 개체가 하나로 만나며, 다시 둘로 나누어진다는 의미다. 그리고 인간의 존재에서처럼 계속적으로 무한대적으로 합과 분이 반복된다. [...] 전기톱을 사용하여 분에 의하여 창조된 선과 면은 합이요 동시에 분이다. 나의 정신, 나의 존재, 그리고 나의 영혼은 하나가 된다. 절대자로부터 축복받은 존재이길 염원하면서.” 김윤신

 

동양철학에서 분합논리를 이야기 하는 사상가로는 춘추전국시대의 순자가 있었다. 각각의 개별성과 인간의 욕망을 인정하며 분별이라는 능동적 의지작용을 통해 사회와의 통일, 자연과의 통일, 하늘과의 통일을 이루어나가고자 했던 개념이다. (1)

 



 국제갤러리 전시 전경



김윤신은 1959년 홍익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하고 프랑스로 유학을 떠났다가 다시 귀국 하여 10여년 동안 여러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고 한다. 1974년 한국여류조각가회의 설립을 주도하기도 했던 그녀는 한국 1세대 여성 조각가이다. 1984년 그녀는 아르헨티나에서 그녀의 작품의 근간이 될 멋지고 튼튼한 나무들을 만나게 되고, 작품세계를 확장하고자 남미로 이주했다. 물리적으로 몇 십년간 한국 주류 모더니즘과 단절이 되면서 그녀만의 독자적인 시각언어를 구축하는 결과를 낳게 되었다.

 

그녀의 초기 작품은 초월적 존재에 닿고자 하는 민간신앙 속 장승의 모습, 돌쌓기 풍습등의 토템의 영향을 받아 있다. 나무로 기원을 쌓기 시작했던 이 작업은 현재의 합이합일 분이분일목조각 연작 작업으로 이어진다. 즉 작가는 나무를 통해 능동적인 작용을 하며 기도를 하고 있는 셈이다.

 

작가의 회화작품과 조각작품은 서로 이어져 있으며 남미의 토속색에도 영향을 많이 받았음을 볼 수 있다.

 

 


- 우리가 이 시대에 쾌고감수능력(Sentience)을 가진 생명을 대하는 자세: 윤석남 [1,025: 사람과 사람 없이]

 

  

학고재에서 진행되었던 전시의 제목은 [:Sentient Beings]이었으며, 백남준, 김길후, 윤석남의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함은 주역의 서른한 번째 괘이며, 예술의 괘, 남녀 사랑의 괘를 뜻한다고 한다. 더불어 Sentient Beings는 중생을 뜻한다. 여기서, Sentient Sentience 라는 단어를 조금 더 살펴보면,

 

공리주의 철학자인 피터싱어는 1970년대에 쾌락과 고통을 느낄 수 있는 쾌고감수능력(Sentience)의 유무로 동물윤리를 정의하기 시작했다. 동물 윤리는 인간 사회 곳곳의 다양한 분야에서 다루어져야 할 부분이지만, 단순히 육식만을 놓고 보자면 한국은 여전히 비건으로 살기가 참 어려운 나라 중 하나다. 또한 한국에는 개를 먹는 특이한 문화가 있다. 몇 십년 전부터 반려동물이라는 언어로 인식 변화를 꾀하고 있지만, 귀여운 동물친구들의 유투브 영상의 확산으로 어쩌면 여전히 애완동물이라는 인식에서 아직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는 상황인지 모르겠다. (2)

 



 

윤석남 작가가 5년에 걸쳐 작업한 [사람과 사람 없이 1,025, 2008]은 포천에서 유기견들을 품었던 이애신 할머니와 1,025마리 아이들의 모습이다. 그 때도 지금도 반려동물이 아니라 애완견으로 생각하고 예쁜 장난감 들이듯 쉽게 샀다가 버려진 아이들이나, 식용으로 번식용으로 잔인하게 지내던 아이들을 품는 유기견 보호소는 곳곳에 있고, 그 수는 사실 점점 늘고 있다.

 

통계에 의하면 2007년에서 2008년 경 유기동물이 2만두에서 77천두로 급격하게 늘어난 이후 꾸준히 늘고 미약하게 줄다가, 코로나 시기 였던 2019년에 135천두가량으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었다.

 



 

자신보다 더 애띤 얼굴의 이애신 할머니는 5평 남짓한 컨테이너에서 아프고 병든 아이들과 함께 먹고 자고 하셨다고 한다. 신문에서 본 숫자, 1,025마리를 보고 시작했다는 이 작품을 나는 꼭 만나보고 싶었다. 아이들 얼굴을 하나 하나 만들고 그려 넣으면서 작가는 어떤 마음이었을까.

 

 

윤석남은 보통 여성주의작가로 분류된다. 그녀의 작업은 어머니, 여성, 돌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사회에서의 여성의 삶을 다시 소환해내면서 그들의 한을 품고 다독이고 풀어내는 일, 작품 활동 자체가 그녀의 굿이 되고, 우리 사회 여성 모두들 위한 굿이 되는 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 마찬가지로 저 아이들을 위한 5년간의 작업은 아이들과 아이들을 돌보았던 이애신 할머니의 아픔과 사랑 역시 꼼꼼히도 풀어내는 일이 아니었을까.

 



 


마무리하며

 

김윤신 작가는 나무라는 매체 자체에 집중한다. 작업을 하기 전 작가는 나무를 몇시간이고 바라본다고 한다. 그러다가 어느 한 순간 전기톱을 들고 거침없이 잘라 나가는 것이다.

 

윤석남 작가는 나무라는 매체를 활용한다. 버려진 폐목들에 구체적인 형상을 드러냄으로써 여성들과 돌봐야 할 아이들을 현실로 소환해낸다.

 

무거운 나무와 번거로운 작업들은 수십 번 이상 거쳐 나가는 고된 작업들이다. 같은 나무라는 소재로 다른 형태, 다른 메시지, 각자의 다른 시각언어들을 보여주는 K-할머니 작가들은 왠지 이렇게 말씀해주시는 것 같다. 너의 역사를 통해 너의 시선, 너의 세상을 열어 나가다보면, 너의 삶이라는 작품이 만들어지는 거라고. 

 

K-할머니 작가님들의 큰 길을 응원하며, K-할머니 작가님들의 파워를 기대한다.

 

참고링크


윤석남

학고재갤러리 전시서문

[옆집예술가]윤석남 작가 화성 작업실 투어_2017 아카이브

[생태사상가]피터 싱어의 동물해방론과 가장자리 상황논증_2023.6

[Special Interview] 윤석남 작가 너희가 이런 식이었어그럼 난 여자를 그릴게” - 서울문화투데이

윤석남의 나무와 여성 이야기

 

김윤신

김윤신 2024년 4월 국제갤러리 전시서문

[보그_2024년 3]여성조각가 1세대김윤신의 삶과 예술

에포크한남_김윤신 2024년 베니스비엔날레 본전시 참가

참고자료

 1) 순자사상의 분합(分合)논리*, 이해영, 동양철학연구 제90집 동양철학연구회 / 2017년 5월 28일, 

http://dx.doi.org/10.17299/tsep.00.90.2017.05.71


2) 사람과 더불어 사는 동물로, 동물이 인간에게 주는 여러 혜택을 존중하며 사람의 장난감이 아닌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로 보는 의미가 담겨있다. ...중략...과거에는 ‘애완동물(愛玩動物)’이라 하였으나, 1983년 10월 27~28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인간과 애완동물의 관계(the human-pet relationship)를 주제로 한 국제 심포지엄에서 동물 행동학자이자 노벨상 수상자인 K.로렌츠의 80세 탄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오스트리아 과학아카데미가 주최한 가운데 개 ·고양이 ·새 등의 애완동물을 종래의 가치성을 재인식하여 반려동물로 부르자는 제안이 나왔고 승마용 말도 여기에 포함하도록 하였다. 

[네이버 지식백과] 반려동물 [Companion Animal, 伴侶動物]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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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Ayla J. 예술을 통해 삶을 용서하고, 예술을 통해 삶을 사랑하고, 예술을 통해 삶 속에서 노는 법을 배웁니다.